계약자유의 원칙은 사인이 계약을 맺을지, 누구와 어떤 내용·방식으로 맺을지를 스스로 정하고, 유효하게 정한 약정에 구속되는 원칙이다. 민법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임의규정과 다른 합의를 하면 그 합의를 우선한다(민법 제105조).
쉽게 말하면 — 계약은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설계합니다. 다만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강행법규나 공서양속까지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나?
체결 여부, 상대방, 내용, 방식과 이후의 변경·합의해제를 당사자가 정할 수 있다.
- 체결의 자유: 계약을 맺을지 말지 정한다.
- 상대방 선택의 자유: 누구와 계약할지 정한다.
- 내용 결정의 자유: 급부, 대가, 기간, 해지사유 등 계약 내용을 정한다.
- 방식의 자유: 법률이 특별한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 한 말, 문서 등 합의 방식을 정한다.
- 변경·종료의 자유: 계약 뒤에도 상대방과 합의하여 내용을 바꾸거나 합의해제할 수 있다. 대법원도 경개계약을 합의해제하여 구채권을 부활시키는 것은 적어도 당사자 사이에서는 가능하다고 보았다(2002다62333).
계약의 유효·확정 여부는 행위능력과 대리권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방식의 자유도 언제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2016년 2월 4일 이후 체결하거나 기간을 갱신한 보증계약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이 원칙적으로 효력요건이다(민법 부칙 제3조(2015.2.3),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다만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같은 조 제3항).
합의는 법률보다 언제 우선하나?
민법 제105조는 당사자 의사가 임의규정보다 우선한다고 정한다. 법률이 표준적인 계약 내용을 미리 두었더라도 그 규정이 공서양속에 관계없는 임의규정이면 당사자가 다르게 정할 수 있다.
반대로 강행규정은 합의로 배제할 수 없다. 먼저 해당 규정이 임의규정인지 강행규정인지 확인해야 한다. 제105조는 “합의하면 언제나 법률보다 우선한다”는 규정이 아니다.
법원은 계약 내용을 다시 정할 수 있나?
유효한 약정은 당사자를 구속하므로 법원이 단지 한쪽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 내용을 다시 정할 일반적 권한은 없다. 다만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위약벌 약정에는 이 규정을 유추적용하지 못하며, 사적 자치에 따라 당사자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법원 개입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약정된 벌이 의무의 강제로 얻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우면 공서양속에 반하여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가 될 수 있다(2018다248855 판결요지 [2] 다수의견).
계약자유에는 어떤 한계가 있나?
강행규정, 공서양속, 불공정한 법률행위, 신의칙, 약관 규제와 물권법정주의가 계약자유의 한계다. 계약 내용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하면 무효다(민법 제103조). 당사자의 궁박·경솔·무경험 중 하나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생기고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면서 이용하려는 의사로 거래한 경우에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무효다(민법 제104조, 2000다54406 판결요지 [1]). 권리 행사와 의무 이행도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해야 하며 권리남용은 허용되지 않는다(민법 제2조).
약관 거래에는 별도 통제가 있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등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우는 약관 조항도 무효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 다만 상법 해상편·근로기준법 분야 등에는 약관법이 적용되지 않고, 특정 거래 분야의 특별규정이 우선할 수 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0조). 대법원은 임의규정이 적용되는 영역이라도 사업자가 약관으로 상당한 이유 없이 자신의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하면 사적 자치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2003두3734). 이 판시는 사업자가 미리 마련한 약관에 관한 것이지 개별 협상계약을 법원이 일반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채권적 약정과 물권도 구별해야 한다. 당사자는 계약으로 채권관계를 폭넓게 정할 수 있지만,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지 않고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민법 제185조).
계약서를 볼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
- 당사자와 대리권이 정확한지 확인한다.
- 계약 목적, 급부, 대가, 기간과 종료 사유가 합의됐는지 확인한다.
- 해당 계약에 서면·등록·허가 같은 특별한 방식이나 절차가 필요한지 확인한다.
- 적용 법규가 임의규정인지 강행규정인지 확인한다.
- 약관법이 적용되는 약관이면 중요한 내용에 대한 설명의무가 성립하는지와 그 위반으로 해당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는지(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제4항), 불공정 조항이 무효인지 따로 검토한다. 계약의 성질상 설명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설명의무 예외가 있다.
- 계약 문언의 뜻이 다투어지면 당사자의 의사표시 해석과 법령 자체의 법률의 해석을 구별한다.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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