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권법정주의

물권법정주의란 물권의 종류와 내용은 법률이나 관습법으로만 정할 수 있고, 당사자가 마음대로 새 물권을 만들 수 없다는 원칙이다(민법 제185조). 조문 문언이 금지하는 것은 임의 창설이고, 내용까지 법으로 묶인다는 것은 통설의 축이다. 법정 물권의 내용을 약정으로 좁히는 자리는 남아 있다(예: 저당권 효력 범위에 관한 다른 약정, 민법 제358조 단서). 민법은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고 정한다(같은 조).

쉽게 말하면 — 물건에 관하여 누구에게나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당사자끼리 새로 만들어 붙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소유권·전세권·저당권처럼 법률이 정하거나 분묘기지권처럼 관습법이 인정한 물권만 성립할 수 있습니다.

왜 종류와 내용을 법으로 묶는가?

물권은 누구에게나 주장할 수 있는 절대권이라 그 존재와 변동을 외부에서 알 수 있게 하는 공시가 중요하다. 당사자가 자유롭게 물권을 만들면 제3자가 그 내용을 알 수 없어 거래 안전이 깨진다. 법률행위로 부동산물권이 변동하려면 등기해야 효력이 생기고, 동산물권의 양도는 원칙적으로 인도해야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86조, 민법 제188조). 다만 상속·판결·경매 등 법률 규정에 따른 부동산물권의 취득은 등기 없이도 효력이 생기지만, 등기하지 않으면 처분하지 못한다(민법 제187조). 물권법정주의는 이러한 공시제도와 함께 제3자가 권리관계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채권이 계약자유의 원칙을 따르는 것과 대비된다.

제185조 문언은 “법률 또는 관습법”이다. 여기서 법률을 국회가 만든 형식적 법률로 읽는 것은 통설이고, 조문이나 인용 판례가 그 말을 쓰지는 않는다. 분묘기지권·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관습법으로 인정된 물권의 예다. 법률로 창설된 쪽으로는 동산담보권·채권담보권이 있고(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2조), 채권담보권은 부동산등기법 제3조의 등기할 권리 목록에도 들어 있다.

관습법으로 인정된 물권은 어떻게 다루나

관습법상 물권은 한번 인정되면 쉽게 걷히지 않는다. 대법원은 관습법의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부정하려면, 관습을 둘러싼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와 함께 그 효력을 인정한 판례의 기초가 된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태도나 사회적·문화적 배경에 의미 있는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보았다(2013다17292 판결요지 다수의견). 그런 사정이 명백하지 않으면 기존 관습법의 효력을 유지한다(같은 판례). 그 사건에서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한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은 현재까지 유지된다고 판단했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다수의견 (다)). 판시사항은 그 유지 여부가 쟁점이라는 표시다.

내용을 확정하는 방법도 정해 두었다.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할 때에는 그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인정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2017다228007 판결요지 다수의견). 그 기준으로 대법원은 시효취득한 분묘기지권자도 토지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같은 판례). 법률이 내용을 적어 두지 않은 관습법상 물권에서 그 내용을 어떻게 채우는지를 보여 주는 자리다.

물권의 종류와 내용은 법률·관습법에 따라 정해지고, 공시방법은 목적물과 취득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법률행위로 부동산물권을 바꿀 때에는 등기가, 동산물권을 양도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인도가 필요합니다.

등기능력과 어떤 관계인가?

물권법정주의와 등기능력은 관련되지만 같은 문제는 아니다. 부동산등기법 제3조가 등기할 수 있는 권리로 열거한 것은 소유권·지상권·지역권·전세권·저당권·권리질권·채권담보권·임차권이다(부동산등기법 제3조). 이 목록에 없는 권리는 등기할 수 없지만, 그 사실만으로 법이 인정하지 않는 권리라는 뜻은 아니다. 예컨대 분묘기지권은 관습법상 물권이면서도 등기 없이 성립하고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2013다17292 판결 전문).

반대로 당사자가 법률이나 관습법에 없는 새로운 권리를 약정했다면, 그 약정만으로 물권이 되거나 등기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그 약정에 채권적 효력이 있는지는 계약 내용과 다른 법률에 따라 별도로 판단한다. 물권법정주의는 물권의 성립을, 부동산등기법 제3조는 등기 가능한 권리의 범위를 각각 제한한다(민법 제185조·부동산등기법 제3조).

부동산등기법 제3조가 열거한 권리만 부동산등기부에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등기할 수 없다는 것과 물권으로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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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2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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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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