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탁이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이다(공탁법 제5조의2 제1항).
쉽게 말하면 — 피해자의 주소·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형사사건에서도 피고인이 피해 변제금을 법원 공탁소에 맡길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보통의 변제공탁은 받을 사람의 인적사항을 적어야 하는데, 법이 피해자 정보 공개를 막아 두었거나 피고인이 기록을 열람·복사할 수 없어 그걸 적을 방법이 없는 사건이 있어서 따로 길을 열어 둔 것입니다.
누가 할 수 있나
조문의 주체는 「형사사건의 피고인」이다. 기소되어 형사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어야 하고, 수사 단계의 피의자는 이 특례를 쓰지 못한다.
요건은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다. 단순히 피해자가 알려 주지 않아서 모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공탁규칙 제83조 제3호는 그 확인 서면을 첨부하도록 한다. 그 서면이 무엇인지는 공탁규칙 제81조 제2호가 정의한다. 「피해자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법령 등에서 피해자의 인적사항 공개를 금지하고 있거나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재판기록·수사기록 중 피해자의 인적사항에 대한 열람·복사를 할 수 없는 등의 사정으로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면」이다.
두 유형이 병렬이다. ① 법령이 피해자 인적사항 공개를 금지하는 유형과 ② 피고인이 재판기록·수사기록을 열람·복사할 수 없는 유형이 모두 들어간다. 성폭력 사건에 한정되지 않는다.
형사공탁은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으므로, 별도로 채무이행지 공탁소를 찾을 필요가 없다(공탁법 제5조의2 제1항).
군사법원에 계속 중인 형사사건에도 같은 장의 규정이 적용되며, 이때 법원과 검찰은 각각 군사법원과 군검찰로 본다(공탁규칙 제88조).
아직 기소되지 않은 수사 단계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법령상 공개금지나 재판·수사기록의 열람·복사 제한 등으로 피해자 정보를 알 수 없어야 하고, 그 사실을 확인하는 서류를 반드시 붙여야 합니다. 재판이 열리고 있는 법원이 있는 곳의 공탁소에 할 수 있습니다.
공탁서에는 무엇을 적나
피공탁자의 인적사항 대신 ① 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과 사건번호·사건명, ② 조서·진술서·공소장 등에 적힌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적는다(공탁법 제5조의2 제2항). 법은 공탁원인사실을 피해 발생시점과 채무의 성질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적을 수 있다고 하고(같은 항), 예규는 피해 발생시점·장소·채무의 성질과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구체적 사유를 적어야 한다고 한다(행정예규 제1444호 제5조). 공탁원인사실에는 피해 발생시점·피해 장소·채무의 성질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구체적 사유를 적어야 한다(행정예규 제1444호「형사공탁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제5조).
공탁규칙 제82조는 여기에 공소장에 기재된 검찰청과 사건번호까지 적도록 하고, 피공탁자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는 적지 않는다고 정한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은 공소장·조서·진술서·판결서에 적힌 피해자의 성명이며 성만 적힌 것이나 가명도 포함한다(공탁규칙 제81조 제3호).
성이나 가명이 적힌 경우와 피해자가 「성명불상자」로 적힌 경우는 다르다. 규칙이 정한 명칭은 피해자의 성명이고 성과 가명이 여기 포함될 뿐이므로, 성명불상은 그 명칭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특례는 피해자가 특정된 상태에서 그 주소·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쓰는 것이다(공탁법 제5조의2 제1항).
첨부서면은 일반 변제공탁의 서면(공탁규칙 제21조 제1항·제2항)에 더해 세 가지다(공탁규칙 제83조).
-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면
-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이 기재된 공소장 부본이나 조서·진술서·판결서 사본
-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면
공소장 등에 적힌 피해자 성명(성·가명 포함)은 그대로 쓰되 주소·주민등록번호는 적지 않고, 법원·형사사건번호·사건명과 검찰청·검찰사건번호를 함께 적습니다(공탁규칙 제82조). 피해자 명칭이 적힌 공소장 부본이나 조서·진술서·판결서 사본과 「인적사항을 알 수 없다」는 확인 서면을 붙여야 합니다(공탁규칙 제83조).
통지는 공고로 갈음한다
일반 변제공탁에서는 공탁자가 지체 없이 채권자에게 공탁통지를 하여야 하고(민법 제488조 제3항), 그에 따라 피공탁자의 수만큼 공탁통지서를 첨부해 발송한다(공탁규칙 제23조). 형사공탁은 피공탁자의 인적사항이 없어 이 통지를 할 수 없으므로, 그 통지의무의 특칙을 둔다.
피공탁자에 대한 공탁통지는 공탁관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갈음할 수 있다(공탁법 제5조의2 제3항). 공고 사항은 공탁신청 연월일,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공탁근거 법령조항과 공탁물 수령·회수에 관련된 사항이다.
공고는 공탁물 납입 후 공탁관이 하는 후속절차이고 효력요건이 아니다. 아래에서 보듯 공탁의 효력은 공탁관의 수탁처분과 공탁물 수령으로 발생하고 통지가 효력요건이 아니므로, 그 통지를 갈음하는 공고도 마찬가지다.
공탁규칙 제84조는 이를 전자공탁홈페이지 공고로 구체화하고, 공탁관이 공탁물 납입사실을 전송받거나 공탁물품납입통지서를 받은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음 날까지 공고하도록 한다. 별도로 공탁관은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과 검찰에 형사공탁 내용을 통지한다(공탁규칙 제85조 제1항).
형사재판에서는 피해자 의견을 듣는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권리 회복에 필요한 금전을 공탁하면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피해자가 사망했다면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의 의견을 듣고, 의견 청취가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제1항).
의견은 검사·피해자 변호사를 통한 의견조회나 서면·전화·전자우편·모사전송·휴대전화 문자전송 등으로 확인한다. 이미 해당 공탁에 관한 의사를 진술했거나, 의견 청취로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피공탁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없는 등 의견을 듣기 곤란한 경우는 예외가 될 수 있고, 제출된 의견은 범죄사실 인정을 위한 증거로 쓸 수 없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3).
조문 위치가 옮겨졌다. 금전 공탁에 관한 의견 청취 규정은 2026. 7. 1.부터 종전 형사소송법 제294조의5에서 형사소송법 제294조의6으로 이동했다. 현행 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3과 행정예규 제1444호 제9조의2도 아직 종전 조문번호를 인용하고 있으므로, 규칙 문언의 「제294조의5」는 현행 제294조의6으로 읽는다.
공탁의 효력은 공고와 무관하게 생긴다
변제공탁은 공탁관의 수탁처분과 공탁물보관자의 공탁물 수령으로 효력이 발생해 채무소멸의 효과를 가져온다. 채권자에 대한 공탁통지나 채권자의 수익의 의사표시가 있어야 효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72마401). 형사공탁에서 개별 통지가 공고로 갈음되어도 공탁 자체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공탁이 적법하면 채권자가 공탁물 출급청구를 하였는지와 관계없이 공탁을 한 때에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고, 그 후 공탁물 출급청구권에 대하여 가압류 집행이 되더라도 변제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2011다11580).
액수는 별개 문제다. 채무를 면하려면 채무액 전부를 공탁해야 하고, 일부 공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수락하지 않으면 그 부분에 관하여도 변제의 효력이 없다(2011다11580).
피해자는 어떻게 출급하나
공탁서에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없으므로 출급 단계에서 동일인 확인을 따로 한다. 법원이나 검찰이 발급한 증명서에 사건번호, 공탁소·공탁번호·공탁물, 피공탁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고, 그 증명서로 확인한다(공탁법 제5조의2 제4항). 형사공탁 내용을 통지받은 법원 또는 검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체 없이 증명서를 발급해 공탁소에 송부한다(공탁규칙 제86조 제1항).
발급 주체는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이고, 판결선고 후 기록 송부 전까지도 법원이다. 범죄신고자등 신원관리카드로 인적사항을 관리하는 사건과 이미 확정되어 기록이 검찰로 인계된 사건은 검찰이 담당한다(공탁규칙 제86조 제2항).
법원이 피해자 인적사항을 모르는 경우의 경로는 2023. 12. 29. 개정으로 들어왔다. 법원이 공판검사에게 인적사항 제공을 요구할 수 있고, 제공이 지체되면 출급하려는 사람이 검찰에 직접 동일인 증명서 발급·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공탁규칙 제86조 제3항·제4항).
출급 전에는 법원이나 검찰이 발급한 동일인 증명서가 공탁소에 송부되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담당 기관이 직권으로 발급·송부하고, 송부되지 않은 경우에만 출급하려는 사람이 해당 법원이나 검찰에 발급·송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공탁규칙 제86조 제1항·제5항).
회수는 막혀 있다
공탁법 제9조 제2항은 회수사유를 세 가지로 든다. 제1호 민법 제489조에 따르는 경우, 제2호 착오로 공탁을 한 경우, 제3호 공탁의 원인이 소멸한 경우다.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하여 변제공탁을 한 경우 공탁자는 이 중 제1호와 제3호를 이유로는 공탁물을 회수하지 못한다(공탁법 제9조의2 제1항 본문).
공탁법 제9조의2의 회수 제한은 제5조의2에 따른 형사공탁뿐 아니라 민법 제487조에 따라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하여 한 일반 변제공탁에도 적용된다.
제2호는 빠져 있다. 착오로 공탁을 한 경우의 회수는 형사공탁에서도 막히지 않는다. 회수 제한은 양형에 반영시킬 목적으로 공탁해 두고 곧바로 되찾아 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지, 착오공탁까지 묶어 두려는 것이 아니다.
그 밖에 ① 공탁물의 수령인으로 지정된 자가 회수에 동의하거나 수령을 거절하는 의사를 공탁소에 통고한 경우, ② 그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되거나 불기소 결정(기소유예는 제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증명해 회수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각 호).
공탁금은 원칙적으로 되찾지 못합니다. 다만 애초에 착오로 공탁한 것이라면 회수가 막히지 않고, 무죄가 확정되거나 불기소 결정을 받으면 되찾을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만으로는 되찾을 수 없습니다.
회수동의나 수령거절 의사의 통고는 해당 공탁소에 서면으로 해야 한다(공탁규칙 제49조의2).
제9조의2 제1항 단서 제1호(피공탁자의 동의 또는 수령 거절)를 이유로 회수하는 경우에도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을 거친다. 2024. 12. 31. 개정으로 공탁규칙 제86조 제1항은 공탁물 수령뿐 아니라 공탁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른 공탁물 회수를 위한 동일인 확인도 법원 또는 검찰이 동일인 증명서를 발급해 공탁소에 송부하는 방식으로 하도록 정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기소 전에는 쓸 수 없다. 조문의 주체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다. 수사 단계에서는 민법 제487조의 요건을 갖춘 일반 변제공탁이 가능한지 따져야 한다.
-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음」 확인 서면이 관문이다. 법령상 공개금지나 기록 열람·복사 제한 같은 사정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공탁규칙 제83조 제3호, 공탁규칙 제81조 제2호).
- 공탁원인사실에 피해 발생시점·피해 장소·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구체적 사유를 적는다(행정예규 제1444호「형사공탁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제5조). 채무의 성질만 적으면 부족하다.
-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할 수 있다. 별도로 채무이행지 공탁소를 찾을 필요가 없다(공탁법 제5조의2 제1항).
- 민사상 채무를 면하려면 채무액 전부를 공탁해야 한다. 일부 공탁은 일부 제공이 유효한 제공이라고 시인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수락하지 않으면 그 부분에 관하여도 변제 효력이 없다(2011다11580).
- 회수 제한은 제1호·제3호에만 걸린다. 제2호 착오공탁을 이유로 한 회수는 형사공탁에서도 막히지 않는다(공탁법 제9조 제2항, 공탁법 제9조의2 제1항).
- 회수동의·수령거절 통고는 해당 공탁소에 서면으로 한다(공탁규칙 제49조의2).
- 기소유예는 회수 사유가 아니다. 형사사건의 결과만을 이유로 회수하려면 무죄 확정이나 불기소 결정이 있어야 한다(공탁법 제9조의2 제1항 단서 제2호).
- 판결 선고 전 피해자 의견청취가 따로 진행된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6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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