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의 소란 확정된 종국판결에 재심사유가 있을 때 그 판결의 취소와 본안에 대한 새 재판을 함께 구하는 소다(민사소송법 제451조). 독립한 소의 형태를 띠지만, 재심사유가 인정되면 실질적으로는 종전 소송절차가 재심 이전의 상태로 부활해 계속된다(66다1639).
다만 당사자가 상소로 그 사유를 주장했거나 알고도 주장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법관의 직무상 범죄·타인의 처벌받을 행위·증거의 위조·변조·거짓 진술을 이유로 하는 제4호부터 제7호까지는 유죄판결이나 과태료재판이 확정됐거나, 증거부족이 아닌 이유로 그러한 확정재판을 할 수 없을 때에만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 문서가 위조된 것이 분명하고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면 범인이 특정되지 않았더라도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고, 상소에서 그 사유를 주장했다고 보려면 문서위조 사실뿐 아니라 제2항의 상태까지 함께 주장했어야 한다(2005다72508).
쉽게 말하면 — 재심의 소는 “이 확정판결을 취소하고 다시 재판해 달라”고 정식으로 내는 소송입니다. 새 소송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끝났던 그 사건을 다시 이어서 심리하는 것입니다.
어느 법원에 내는가(전속관할)
재심의 소는 재심 대상 판결을 한 법원의 전속관할이다(민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 제1심 판결이면 제1심 법원, 항소심 판결이면 항소심 법원, 상고심 판결이면 대법원에 낸다.
심급을 달리하는 법원이 같은 사건에 대해 내린 판결에 대한 재심의 소는 상급법원이 관할한다(같은 조 제2항). 다만 항소심판결과 상고심판결에 각각 독립된 재심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렇지 않다(같은 항 단서) — 이때는 사유별로 해당 심급 법원에 낸다.
서증 위조(제6호)·증인 거짓 진술(제7호) 같은 사실인정에 관한 사유는 상고심 판결이 아니라 사실심 판결을 대상으로 제기한다. 상고심에는 직권조사사항이 아닌 이상 사실인정의 직책이 없고, 원심판결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상고법원을 기속하므로(민사소송법 제432조), 그런 사유는 사실심 판결의 재심사유는 될지언정 상고심 판결의 재심사유로 삼을 수 없다(99재다746). 이를 어기면 재심의 소가 각하된다.
재심은 아무 법원에나 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 된 그 판결을 했던 법원에 냅니다. 대법원 판결이라도 사실관계(위조·위증) 다툼이면 사실심 법원에 내야 합니다.
법원을 잘못 고르면 어떻게 되나
- 원칙 — 항소심이 본안판결을 했는데도 제1심 판결을 대상으로 삼았다면, 이는 재심대상이 아닌 판결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소이고 단순한 관할 위반이 아니다(83다카1981 전원합의체).
- 그러나 표시만 잘못한 경우는 구제된다. 같은 판례는, 재심소장에 제1심판결을 표시했더라도 재심 이유에서 주장하는 재심사유가 항소심판결에 관한 것임이 분명하면 그 재심의 소는 항소심판결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표시가 잘못 기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제1심법원은 각하할 것이 아니라 항소심법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는 “제1심판결을 명시한 이상 재심의 소는 항상 부적법하고 이송할 여지가 없다”던 종전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 제1심법원이 이송하지 않고 본안을 심리한 경우 — 항소심은 전속관할 위반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송받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재심사건을 직접 심리·판단한다(88다카33442).
이송된 경우 재심제기기간 준수 여부는 처음 낸 법원에 제출한 때를 기준으로 한다(83다카1981). 잘못 낸 법원에서 시간이 흘러도 기간이 도과되지 않는다.
법원을 잘못 골랐다고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제출한 법원이 맞는 법원으로 보내 주고, 기간도 처음 낸 날을 기준으로 봅니다. 다만 대상 판결 자체를 잘못 고른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 부적법 각하로 이어집니다.
언제까지 내는가(기간)
재심의 소는 두 기간을 모두 지켜야 한다(민사소송법 제456조).
- 30일 — 판결 확정 뒤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안에 내야 한다.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다.
- 5년 — 판결 확정 뒤 5년이 지나면 사유를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낼 수 없다. 제척기간이다(제척기간). 다만 재심사유가 판결 확정 뒤에 생긴 때에는 이 5년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센다(민사소송법 제456조 제4항).
두 기간은 별개다. 30일의 출소기간이 지난 이상, 판결 확정일부터 진행하는 5년 제척기간이 남았는지와 관계없이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95다33993).
성질이 달라 추완 가능 여부도 다르다. 30일은 불변기간이라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지키지 못하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그때 외국에 있던 당사자는 30일) 안에 추후보완할 수 있지만(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5년 제척기간은 불변기간이 아니어서 추완되지 않는다. 공시송달로 편취된 판결에 대해 추완상소 대신 재심을 선택한 경우에도 제척기간 안에 내야 하고, 기간이 지난 뒤에는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었더라도 적법하게 추완할 수 없다(92다4079, 판결의 편취).
다만 대리권의 흠이나 확정판결 저촉(제10호)을 이유로 하는 재심에는 이 기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457조). 여기서 대리권의 흠은 대리권이 전혀 없는 경우를 말하므로, 대리권은 있지만 그 소송행위에 필요한 특별수권만 빠진 경우에는 기간 제한이 그대로 적용된다(94다4967). 반면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권한의 흠도 대리권의 흠에 포함되므로, 종중 대표자가 적법한 절차로 선임되지 않은 경우에는 기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89다카29891).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그리고 판결 확정 뒤 5년이라는 두 시한을 다 지켜야 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넘기면 원칙적으로 재심을 낼 수 없습니다. 특히 5년은 사정이 있어도 늘려 주지 않습니다. 다만 대리권·대표권이 전혀 없었던 경우라면 이 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30일은 언제부터 세나
기산점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진다. “재심사유를 안 날”이 사유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 판단누락(제9호) — 판결정본이 소송대리인에게 송달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도 판단누락을 안 것으로 본다. 정본이 송달된 뒤 상소 없이 확정된 경우 30일은 판결확정일부터 진행한다(91다29057). 다만 같은 판례는 상소를 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된 경우도 제1항 단서의 ‘알고도 주장하지 않은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 사안의 재심의 소를 각하했다. 판단누락은 기간보다 재심의 보충성에서 먼저 막히는 일이 많다.
- 위증에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제7호·제2항) — 30일은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진행한다(93다29051).
- 위증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 그 유죄 확정 사실을 알았다면 재심사유를 안 것이고, 그때부터 진행한다(95다33993).
- 문서위조 고소에 검사가 공소시효 완성으로 불기소처분한 경우(제6호) — 검사가 위조 인정 여부는 판단하지 않은 채 공소시효 완성으로 불기소처분했다면, 그 처분이 내려진 것을 안 날부터 진행한다(2005다72508).
“판결이 이상하다고 느낀 날”이 기준이 아닙니다. 위증이면 유죄가 확정되거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사실을 안 날, 판단누락이면 판결문을 받아 본 때가 기준입니다. 사유가 여럿이면 각각 따로 셉니다.
심리와 효과
법원은 재심의 소가 적법한지와 재심사유가 있는지를 본안과 분리해 먼저 심리할 수 있고, 사유가 있다고 보면 그 취지의 중간판결을 한 뒤 본안 심리를 잇는다(민사소송법 제454조). 재심소송에는 해당 심급의 소송절차를 준용한다(민사소송법 제455조). 본안 변론·재판은 재심청구이유의 범위 안에서 하지만 재심의 이유는 바꿀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459조). 재심사유가 있더라도 원판결의 결과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은 재심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460조). 재심의 소를 냈다는 것만으로 강제집행이 멈추지는 않는다. 정지를 받으려면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500조; 재심).
실무 체크포인트
- 소장에는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재심 대상 판결, 재심청구취지와 재심이유를 적고(민사소송법 제458조), 사유가 사실인정에 관한 것인지 법률판단에 관한 것인지 가려 제기할 법원을 정한다.
- 30일과 5년을 의뢰인과 함께 기산일부터 확인해 소장에 적는다. 사유가 여럿이면 사유별로 기산일을 따로 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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