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사유

재심사유란 확정판결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법정 사유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11호까지 한정해 열거돼 있다. 열거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재심을 제기할 수 없다. 재심소장에는 재심의 이유를 반드시 적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458조 제3호). 이유를 적지 않았다면 보정을 명하고 보정하지 않을 때 각하로 간다. 일단 적은 재심의 이유는 나중에 바꿀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459조 제2항).

쉽게 말하면 — 확정된 판결을 다시 열려면 “법이 정한 11가지 이유” 중 하나가 있어야 합니다. 그냥 “판결이 억울하다”로는 안 되고, 위조 증거가 쓰였다거나 대리권이 없었다는 식의 정해진 사유여야 합니다.

11가지 사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이 정한 사유는 성격상 세 묶음으로 나뉜다.

절차 구성의 흠

  • 제1호 —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않은 때
  • 제2호 — 법률상 그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이 관여한 때
  • 제3호 — 법정대리권·소송대리권 또는 대리인이 소송행위를 하는 데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때
  • 제11호 — 상대방의 주소·거소를 알면서도 잘 모른다고 하거나 주소·거소를 거짓으로 하여 소를 제기한 때(이른바 판결 편취)

재판자료의 중대한 잘못

  • 제4호 —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그 사건에 관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때
  • 제5호 — 형사상 처벌을 받을 다른 사람의 행위로 말미암아 자백을 했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칠 공격·방어방법의 제출에 방해를 받은 때
  • 제6호 —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
  • 제7호 —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이나 당사자신문에 따른 당사자·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
  • 제8호 —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
  • 제9호 —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

기존 확정판결과의 모순

  • 제10호 —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

제3호(어떤 대리권 흠이 재심사유가 되나)

제3호에는 단서가 있다. 법정대리권·소송대리권 또는 대리인이 소송행위를 하는 데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더라도, 민사소송법 제60조 또는 민사소송법 제97조에 따라 추인한 때에는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 단서). 무권대리로 진행된 소송이라도 본인이 추인하면 흠이 치유된다.

대리권의 흠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재심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무권대리인이 본인을 위해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했거나, 대리권의 흠 때문에 본인이나 그 소송대리인이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할 수 없었던 경우여야 한다(92재다259).

  • 해당하지 않는 예 — 본인에게 송달되어야 할 소송서류가 무권대리인에게 송달된 채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그로 인해 본인 측이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할 기회가 박탈되지 않았다면 재심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92재다259).
  • 해당하는 예 — 참칭대표자를 대표자로 표시해 소를 제기한 결과 그에게 소장부본과 변론기일소환장이 송달되고, 그가 불출석해 의제자백 판결이 선고된 경우다. 적법한 대표자가 소환장을 받지 못해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다(98다47290).

법인·단체의 대표권 흠도 여기서 말하는 대리권의 흠에 포함된다(89다카29891). 판결에 대한 재심에서는 이 점이 제기기간 제한을 받지 않는 효과와 직결된다(재심의 소). 기간이 배제되는지는 판결이냐 조서냐가 아니라 대리권·대표권이 전혀 없었느냐, 아니면 권한은 있는데 그 행위에 필요한 특별수권만 빠졌느냐로 나뉜다. 특별수권만 빠진 경우에는 판결 재심에서도(94다4967), 조서에 대한 준재심에서도(2014다12348; 준재심) 30일이 그대로 적용된다.

대리권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때문에 본인이 다툴 기회를 실제로 빼앗겼는지가 기준입니다. 종중이나 회사의 대표자 자격에 흠이 있었던 경우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제6호·제7호(증거로 채택되었어야 한다)

위조 문서나 거짓 진술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것이 판결의 증거가 되었어야 한다.

  • 제6호의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의 위조·변조’란 위조·변조된 문서가 판결주문을 유지하는 근거가 된 사실인정의 증거로 채택된 경우를 말한다. 그 문서가 증거로 채용되지 않은 이상, 문서가 변조됐다는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었더라도 재심사유가 아니다(91다27495).
  • 제7호의 ‘증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란 거짓 진술이 판결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정 자료로 제공되어, 그 진술이 없었더라면 주문이 달라질 수도 있었으리라는 개연성이 있는 경우다.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주문에 영향이 없다면 위증 유죄가 확정돼도 재심사유가 아니다(91다27495).

위증이나 문서 위조로 유죄가 확정됐더라도, 그 증거가 판결의 결론을 떠받친 것이 아니었다면 재심은 되지 않습니다. “범죄가 있었나”가 아니라 “그것이 판결을 좌우했나”를 봅니다.

제9호(판단누락의 범위)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란 당사자가 소송상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판결에 영향이 있는 것에 대해 판결 이유 중에 판단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판단이 있는 이상 그 이유가 소상하게 설시되어 있지 않거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판단누락이 아니다(2007다69834).

판단누락은 직권조사사항인지를 불문하고 인정될 수 있지만, 당사자가 구술변론에서 주장하거나 법원의 직권조사를 촉구했음에도 판단하지 않은 경우여야 한다.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조사를 촉구하지도 않은 사항은 해당하지 않는다(2004마660).

“내 주장을 자세히 반박해 주지 않았다”는 것은 판단누락이 아닙니다. 아예 판단 자체가 빠져 있어야 하고, 그 주장을 내가 실제로 했어야 합니다.

가벌 행위 사유의 추가 요건

제4호부터 제7호까지의 가벌 행위(직무 범죄·위조·거짓 진술 등)는 그 행위에 유죄판결이나 과태료 재판이 확정돼야 재심사유가 된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2항).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 확정을 할 수 없는 때도 마찬가지로 인정된다. 기소나 고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위조나 위증 같은 가벌 행위를 이유로 재심하려면, 원칙적으로 유죄판결이나 과태료 재판이 확정되어야 합니다. 다만 공소시효 완성처럼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그 확정재판을 할 수 없는 때에도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위조 같다”고 의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공소시효가 완성된 때다.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가 위조된 것이 분명하고 공소시효 완성으로 위조행위의 범인에게 유죄판결을 할 수 없게 됐다면, 범인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더라도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한다(2005다72508).

2005다72508보충성과의 관계도 밝혔다. 제1항 단서에 따라 당사자가 상소로 재심사유를 주장했다고 하려면, 문서가 위조됐다는 제1항 각 호의 사실만 주장해서는 부족하고 유죄판결이 확정됐다거나 증거부족 외의 이유로 유죄판결을 할 수 없다는 제2항의 사실도 아울러 주장했어야 한다(재심의 보충성).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재심은 가능합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았어도 됩니다. 다만 이 경우 재심 기간이 언제부터 시작하는지를 따로 챙겨야 합니다(재심의 소).

기본이 되는 재판의 사유

판결의 바탕이 된 중간적 재판에 제451조 사유가 있으면, 그 재판에 따로 불복 방법이 있더라도 그 사유를 종국판결에 대한 재심 이유로 삼을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452조). 기본재판과 종국판결에 각각 재심을 거는 이중 절차를 피하게 한다.

관련

최종 수정 2026년 8월 2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위임 · Q&A

법률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명쾌한 해답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