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치

임치(任置)란 당사자 일방(임치인)이 상대방(수치인)에게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의 보관을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민법 제693조).

쉽게 말하면 — 물건을 맡기고 나중에 돌려받는 계약입니다. 코인로커에 가방을 맡기거나, 창고업자에게 화물을 보관시키거나, 은행에 귀중품을 맡기는 것이 모두 임치에 해당합니다.

임치는 어떻게 성립하는가?

임치는 낙성계약이다. 임치인의 보관 위탁 청약과 수치인의 승낙만으로 성립하며, 물건의 인도는 계약의 성립 요건이 아니다(민법 제693조). 유상·무상 모두 가능하고, 특약이 없으면 무상임치로 본다.

임치의 목적물은 금전·유가증권·기타 물건이다. 민법 제693조는 목적물을 “물건”으로 규정하므로, 핵심은 목적물이 보관 위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다.

반드시 돈을 받아야 계약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료로 친구 짐을 맡아 주기로 했다면 그것도 임치 계약입니다.

수치인의 의무는 무엇인가?

보관 의무. 수치인은 임치물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관해야 한다(특정물채무의 일반원칙인 민법 제374조). 단, 보수 없이 임치를 받은 무상수치인은 완화된 기준인 자기재산과 동일한 주의로 보관하면 된다(민법 제695조). 임치 준용규정(민법 제701조)은 위임의 여러 조문을 준용하지만 선관주의의무를 정한 제681조는 준용목록에 없다 — 무상수치인 특칙(제695조)을 따로 둔 것과 짝을 이루는 구조다.

사용 금지. 수치인은 임치인의 동의 없이 임치물을 사용하지 못한다(민법 제694조). 동의 없이 사용하면 채무불이행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생긴다.

통지 의무. 임치물에 대해 제3자가 소를 제기하거나 압류하면, 수치인은 지체 없이 임치인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민법 제696조).

반환 의무. 임치물은 보관한 장소에서 반환하는 것이 원칙이다(민법 제700조). 다만 수치인이 정당한 사유로 임치물을 다른 곳으로 옮긴 때에는 현재 있는 장소에서 반환할 수 있다(민법 제700조).

무상으로 맡아 준 경우에는 본인 재산을 관리하는 정도의 주의만 기울이면 됩니다. 돈을 받고 맡은 경우에는 더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가 있습니다.

임치인의 의무는 무엇인가?

손해배상 의무. 임치물의 성질이나 하자로 수치인에게 손해가 생기면 임치인이 배상해야 한다. 다만 수치인이 그 성질이나 하자를 미리 알고 있었다면 배상 책임이 없다(민법 제697조).

보수 지급·비용 상환. 유상임치에서 임치인은 약정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또한 수치인이 보관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했을 때에는 이를 상환해야 한다(민법 제701조에서 준용하는 민법 제688조 제1항·제2항).

임치는 언제 어떻게 종료하는가?

기간 약정이 있는 경우. 수치인은 부득이한 사유가 없으면 기간 만료 전에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반면 임치인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98조). 임치인이 자신의 물건을 원하면 언제든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기간 약정이 없는 경우. 임치인과 수치인 모두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99조).

기간을 정해 맡겼더라도 물건 주인(임치인)은 언제든지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맡은 사람(수치인)은 기간이 남았어도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만 먼저 계약을 끝낼 수 있습니다.

소비임치란 무엇인가?

소비임치는 수치인이 임치물을 소비하고 나중에 같은 종류·품질·수량의 물건을 반환하기로 하는 임치다(민법 제702조). 은행 예금이 대표적인 소비임치다. 은행은 예금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운용하고, 나중에 같은 금액을 돌려준다. 예금계약은 예금자가 예금 의사를 표시하며 금융기관에 돈을 제공하고 금융기관이 그 의사에 따라 받아 확인하면 성립하며, 직원이 그 돈을 실제로 금융기관에 입금했는지는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2003다30159).

소비임치에는 소비대차 규정이 준용된다(민법 제702조). 다만 반환시기 약정이 없으면 임치인은 언제든지 반환을 청구할 수 있어, 소비대차보다 임치인에게 유리하다.

은행 예금이 소비임치의 가장 쉬운 예입니다. 내가 맡긴 그 돈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활용하고, 나중에 같은 금액을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수치인이 임치인의 동의 없이 임치물을 사용하면 민법 제694조 위반으로 손해배상 책임과 함께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
  • 무상임치(민법 제695조, 자기재산과 동일한 주의)와 유상임치(민법 제374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 주의의무 기준이 다르다. 보수 여부 확인이 분쟁 시 책임 판단의 출발점이다.
  • 임치인은 물건 성질·하자로 인한 손해에 대해 무과실책임에 가까운 배상 의무를 진다(민법 제697조). 위험물·특수물을 맡길 때는 수치인에게 미리 고지해야 분쟁을 피한다.
  • 기간 약정이 있어도 임치인은 언제든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98조). 수치인 입장에서는 임치물 보관 중 임치인의 갑작스러운 반환 청구에 대비해야 한다.

관련

  • 법령
    민법 제374조(특정물인도채무자의 선관의무)민법 제693조(임치의 의의)민법 제694조(수치인의 임치물사용금지)민법 제695조(무상수치인의 주의의무)민법 제696조(수치인의 통지의무)민법 제697조(임치인의 손해배상의무)민법 제698조(기간의 약정있는 임치의 해지)민법 제699조(기간의 약정없는 임치의 해지)민법 제700조(임치물의 반환장소)민법 제701조(준용규정)민법 제702조(소비임치)
  • 판례·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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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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