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 사고신고담보금과 변제공탁의 차이

약속어음 발행인이 사고신고를 하면서 지급은행에 사고신고담보금을 맡겨도 소지인에 대한 변제공탁의 효력은 없고, 지급기일부터의 이자·지연손해금도 막지 못한다(2016다41425 판결요지 [2]). 담보금은 정당한 권리자로 판명된 소지인이 수익의 의사를 표시하면 은행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 돈이다(95다47732 판결요지 [1]). 공탁으로 면하려면 민법 제487조의 사유가 있거나, 지급제시기간 안에 제시가 없어야 한다(어음법 제42조).

쉽게 말하면 — 갑 회사가 발행한 약속어음을 을이 지급기일에 은행에 냈는데, 갑이 사기당해 준 어음이라며 사고신고를 하고 어음금만큼 담보금을 은행에 맡긴 경우입니다. 이 담보금은 공탁이 아니어서 갑의 어음채무는 그대로 남고, 지급기일부터의 지연손해금도 멈추지 않습니다(2016다41425 판결요지 [2]). 을이 갑을 상대로 어음금 소송에서 이겨 정당한 권리자로 판명되고 은행에 받겠다는 뜻을 표시하면 은행에 직접 담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95다47732 판결요지 [1]). 반대로 을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님이 판명되면 갑이 약정에 따라 담보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94다16816 판결요지 나).

사고신고담보금은 무엇이고 왜 맡기나?

어음발행인이 피사취·분실 등 사고신고를 하면서 지급은행에 맡기는 어음액면금 상당의 돈으로, 사고신고의 남용을 막고 소지인의 권리가 확인되면 어음금 지급을 담보한다(2016다41425 판결요지 [1]·[2]). 사고신고란 발행인이 어음의 도난·분실이나 피사취 등을 이유로 지급은행에 알리고 어음금의 지급정지를 의뢰하는 것이다(2016다41425 판결요지 [1]·[2]). 피사취는 속아서 어음을 내준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은 이 담보금이 「사고신고 내용의 진실성과 어음발행인의 자력을 담보로 하여」 부도제재를 피하려는 사고신고의 남용을 막는다고 본다(2016다41425 판결요지 [1]). 발행인이 어음금 지급자금 부족을 숨기고 거래정지처분을 피하려는 것이 아님을 보장하는 장치라는 뜻이다(95다47732 전문). 여기서 소개하는 판결은 모두 약속어음 사안이다.

담보금은 별단예금으로 맡긴다(95다47732 전문). 대법원은 이 별단예금이 발행인이 지급은행에 하는 예금의 일종이지만 일반의 예금채권과는 다르다고 본다(95다47732 전문, 92다54272).

담보금을 누가 언제 받는지는 발행인과 지급은행이 맺는 사고신고담보금 처리 약정서가 정한다. 아래 절의 지급 조건은 각 판결이 그 사안의 약정서 내용으로 인정한 것이다. 지금 은행마다 쓰는 약정서의 조건은 그 약정서가 정하므로, 당사자는 해당 약정서의 지급 조건을 확인한다.

담보금을 맡기면 어음채무나 지연손해금이 멈추나?

멈추지 않는다. 사고신고담보금 예치는 소지인에 대한 변제공탁의 효력이 없고, 지급기일부터의 이자·지연손해금 발생도 막지 못한다(2016다41425 판결요지 [2]). 대법원은 발행인이 지급기일에 피사취신고 등 사고신고를 하면서 어음액면금 상당의 담보금을 예치한 경우에도 이렇게 본다.

소지인이 나중에 지급은행에서 담보금을 받았다고 해서 달리 볼 것도 아니다(2016다41425 판결요지 [2]). 그 사건의 원심은 담보금을 예치하면 지연손해금이 생기지 않고, 소지인이 담보금을 받으면 어음상 권리가 모두 소멸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를 사고신고담보금에 관한 법리오해로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16다41425 전문).

변제공탁과는 무엇이 다른가?

변제공탁은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 공탁으로 채무를 면하는 제도이고(민법 제487조), 사고신고담보금은 발행인과 지급은행 사이의 예치 약정일 뿐이어서 채무를 면하게 하지 못한다(2016다41425 판결요지 [2]).

변제자는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채권자를 위하여 변제의 목적물을 공탁해 그 채무를 면할 수 있다(민법 제487조).

  •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아니하거나 받을 수 없는 때
  • 변제자가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

두 제도는 다음 점에서 다르다.

  • 누구를 위해 맡기나: 변제공탁은 채권자를 위하여 한다(민법 제487조). 사고신고담보금은 처리 약정에 따라 정당한 권리자로 판명된 소지인이나, 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님이 판명된 경우 등에는 발행인에게 지급된다(93다61000 전문, 94다16816 판결요지 나).
  • 채무가 소멸하나: 변제공탁의 요건을 갖추면 변제자는 채무를 면할 수 있다(민법 제487조). 사고신고담보금 예치는 변제공탁의 효력이 없고 이자·지연손해금도 계속 생긴다(2016다41425 판결요지 [2]).

지급제시를 받은 발행인이 어음채무 자체를 공탁으로 면하려면 담보금 예치와 별도로 민법 제487조가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 한다. 반대로 지급제시기간 안에 지급을 받기 위한 제시가 없으면, 각 어음채무자는 소지인의 비용과 위험부담으로 어음금액을 관할 관서에 공탁할 수 있다(어음법 제42조). 약속어음에도 이 규정이 준용된다(같은 법 제77조 제1항 제3호). 공탁의 요건과 효과는 변제공탁, 공탁 절차는 변제공탁 신청에서 설명한다.

어음소지인은 담보금을 어떻게 받나?

처리 약정은 제3자를 위한 계약이므로, 소지인은 정당한 권리자로 판명되고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면 은행에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2016다41425 판결요지 [1], 95다47732 판결요지 [1]). 어음금 소송에서 이겨 판결확정증명 등을 내는 것이 그 예다(같은 판결요지 [1]). 제3자를 위한 계약이란 계약 당사자 일방이 제3자에게 이행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 제3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계약이다(민법 제539조 제1항). 여기서는 발행인과 지급은행이 계약 당사자이고, 지급은행이 제3자인 소지인에게 급부의무를 지는 낙약자다(2004다71928).

수익의 의사표시란 제3자가 채무자에게 계약의 이익을 받겠다는 뜻을 표시하는 것이다. 제3자의 권리는 이 표시를 한 때에 생긴다(민법 제539조 제2항). 권리가 생긴 뒤에는 계약 당사자가 이를 변경하거나 소멸시키지 못한다(같은 법 제541조).

판결들이 인정한 약정에서 소지인이 담보금을 받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소지인이 발행인을 상대로 어음금지급청구소송을 내어 승소한다(2016다41425 판결요지 [1]).
  2. 소지인이 판결확정증명 또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으로 지급은행이 인정하는 증서를 지급은행에 낸다(2016다41425 판결요지 [1]).
  3. 소지인이 지급은행에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고 담보금 지급을 청구한다(95다47732 판결요지 [1]).

지급제시일부터 6개월이 지난 경우

95다47732가 다룬 약정서는 이해관계인이 소송계속 중임을 입증하는 서면을 내지 않고 지급제시일부터 6개월이 지나면 은행이 발행인에게 담보금을 지급하는 경우의 하나로 정했다(95다47732 판결요지 [1]). 그래도 6개월이 지난 뒤 발행인이 반환을 청구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 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로 판명되고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면, 소지인이 지급청구권을 가진다(95다47732 판결요지 [1]).

6개월 안에 그 서면을 내지 않았지만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소지인에 대해, 은행이 아직 발행인의 반환청구를 받아 지급하지 않았다면 소지인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본 판결이 있다(93다61000 전문).

발행인과의 원인관계가 바뀐 경우

소지인과 발행인 사이의 원인관계에 변경이 있어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급은행이 소지인에게 지는 급부의무에는 영향이 없다(2004다71928). 발행인에 대한 옛 회사정리절차에서 정리계획에 따라 소지인의 어음상 권리가 변경되었더라도 담보금에 대한 권리에는 영향이 없다고 한 사례다.

발행인은 언제 담보금을 돌려받나?

발행인은 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님이 판명된 경우 등 약정이 정한 조건에서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94다16816 판결요지 나). 발행인의 반환청구권을 전부받은 채권자도 그 채권을 동일성을 유지한 채 양수받은 자에 불과하다. 그래서 은행은 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고 판명되기 전에는 그 전부채권자에게도 함부로 반환할 수 없다(94다16816 판결요지 나).

약정서의 「소송계속 입증 서면 미제출 + 지급제시일부터 6개월 경과」 사유는 발행인에게 예치계약의 해지권을 준 것이다(98다33154 판결요지 [2]). 이 사유로 반환청구권이 곧바로 발행인에게 확정적으로 귀속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뒤 정당한 어음권리자로 판명된 소지인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해 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은행은 발행인의 지급청구에 따라 담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98다33154 판결요지 [2]).

발행인이 이 사유를 내세워 반환을 청구하고 은행이 응해 지급하면, 은행은 약정에 따른 반환책임을 면하고 정당한 소지인에게도 적법하게 대항할 수 있다(93다61000 판결요지 나).

소지인의 채권자가 배서인을 채무자, 지급은행을 제3채무자로 하여 담보금에 압류·전부명령을 받은 사안이 있다. 대법원은 그 명령의 송달만으로는 약정서상 소송계속 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이 제출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98다33154 판결요지 [3]).

은행이 발행인에 대한 채권과 상계할 수 있나?

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고 판명되기 전에는 은행이 담보금을 발행인에게 돌려주거나 발행인에 대한 반대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95다47732 판결요지 [2]). 그런 상계는 정당한 소지인에 대한 관계에서 권리남용으로 무효다(같은 판결요지 [2]). 상계란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진 두 사람이 대등액에서 채무를 함께 소멸시키는 것이다(민법 제492조 제1항). 민법은 권리를 남용하지 못한다고 정한다(같은 법 제2조 제2항).

대법원은 은행의 그 상계가 「정당한 어음상의 권리자임이 판명된 당해 어음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했다(95다47732 판결요지 [2]). 소지인이 지급기일부터 6개월 안에 소송계속 중임을 입증하는 서면을 내지 않았고, 은행이 상계한 뒤에야 담보금을 청구했어도 마찬가지다(95다47732 판결요지 [2]).

은행이 발행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으로 상계했는데, 소지인이 어음금채권으로 그 별단예금채권을 압류한 사안에서도 그 소지인에 대한 관계에서 상계는 권리남용이 되어 효력이 없다고 했다(92다54272). 은행이 판명 전에 담보금을 발행인이나 그 반환청구권의 전부채권자에게 반환하거나 상계할 수 없다는 판결도 있다(94다16816 판결요지 나).

실무 체크포인트

  • 발행인: 사고신고담보금을 맡겨도 소지인에 대한 어음채무와 지급기일부터의 이자·지연손해금은 그대로다(2016다41425 판결요지 [2]). 채무를 공탁으로 면하려면 민법 제487조가 정한 사유가 있는지 따로 본다.
  • 소지인: 발행인 상대 어음금 소송의 판결확정증명 등을 지급은행에 내고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며 담보금을 청구한다(2016다41425 판결요지 [1], 95다47732 판결요지 [1]).
  • 약정서 확인: 지급은행에 낸 처리 약정서에서 소송계속 입증 서면과 기간 조건을 확인한다. 압류·전부명령 송달만으로는 그 서면이 제출된 것으로 보지 않은 사례가 있다(98다33154 판결요지 [3]).
  • 은행의 상계 통지를 받은 소지인: 정당한 권리자로 판명된 소지인에 대한 관계에서 그 상계는 권리남용으로 무효다(95다47732 판결요지 [2]).

관련

최종 수정 2026년 10월 20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