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를 위한 계약

제3자를 위한 계약이란 계약에 의하여 당사자 일방이 제3자에게 이행할 것을 약정한 계약이다(민법 제539조 제1항). 이때 그 제3자는 채무자에게 직접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항). 판례는 이를 계약 당사자가 자기들 명의로 체결한 계약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 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라고 한다(2018다244976 판결요지 [1]). 이행을 약정한 당사자를 낙약자, 그 상대방을 요약자, 권리를 취득하는 제3자를 수익자라 한다. 낙약자와 요약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기본관계, 수익자와 요약자 사이의 원인관계를 대가관계라 부른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2]).

쉽게 말하면 — 계약은 A와 B가 맺었는데, 받을 사람은 제3자인 C로 정해 두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정하면 C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어도 B에게 “나에게 이행하라”고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C의 권리는 이익을 받겠다는 뜻을 B에게 밝힌 때 확정적으로 귀속되지만, 계약이 장래에 발생할 급부를 정했다면 그 발생 조건도 충족돼야 이행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인가?

계약에 제3자가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사자의 의사가 그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이어야 한다. 어떤 계약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의사해석의 문제다(2018다244976 판결요지 [1]). 판단할 때는 계약 체결의 목적, 계약에서의 당사자 행위의 성질,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 또는 당사자와 제3자 사이에 생기는 이해득실, 거래 관행, 이 제도가 갖는 사회적 기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한다(같은 판결요지).

제3자가 급부를 사실상 받아 가더라도 직접청구권을 주려는 뜻이 아니면 해당하지 않는다. 토석을 채취해 거래처에 납품하기로 한 약정을 두고, 대법원은 그것이 매매대금 중 중도금과 잔금의 지급 방법을 정한 것일 뿐 거래처에 직접적인 토석납품청구권을 취득하게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2014다235042 이유 중 판단). 그 사건에서 이 주장은 상고심에서 처음 나온 것이라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먼저 판시한 뒤 덧붙인 판단이다.

반대로 채무를 떠안는 약정이 이 계약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주택건설 공동사업주체들이 그중 1인이 제3자에게 부담하던 채무를 이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이를 공동사업주체들 전원이 그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보았다(2005다52214 판결요지 [4]). 그 제3자는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고 공동사업주체들 전원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같은 판결요지). 인수 유형별 차이는 채무인수에서 다룬다.

제3자의 권리는 언제 생기는가?

계약을 맺은 때가 아니라 수익자가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때 제3자의 권리가 확정적으로 귀속한다(민법 제539조 제2항, 2021다271183 판결요지 [2]). 같은 판례의 입소보증금 사안에서는 수익자가 미리 수익의 의사표시를 했어도 계약이 정한 입소자의 사망 때 반환금 지급을 구할 권리를 취득한다고 했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3]). 의사표시의 상대방은 요약자가 아니라 채무자, 곧 낙약자다.

수익자가 답을 하지 않으면 낙약자가 먼저 물어볼 수 있다. 채무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계약의 이익의 향수 여부의 확답을 제3자에게 최고할 수 있다(민법 제540조 전단). 채무자가 그 기간 내에 확답을 받지 못한 때에는 제3자가 계약의 이익을 받을 것을 거절한 것으로 본다(같은 조 후단). 최고는 채무자의 권한으로 정해져 있고, 확답을 받지 못한 효과는 거절 의제로 정해져 있다.

받을 사람으로 지정만 되어 있으면 아직 권리가 없습니다. 채무자에게 “그 이익을 받겠다”고 밝혀야 권리가 확정적으로 귀속됩니다. 채무자 쪽에서 기간을 정해 받을지 말지 물었는데 그 기간 안에 답이 도착하지 않으면, 받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처리됩니다.

권리가 생긴 뒤에도 당사자가 이를 없앨 수 있는가?

원칙적으로 없앨 수 없다. 제539조에 의하여 제3자의 권리가 생긴 후에는 요약자와 낙약자는 이를 변경 또는 소멸시키지 못한다(민법 제541조). 다만 계약을 맺을 때 변경·소멸권을 미리 유보했거나 수익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2021다271183 판결요지 [2]). 그런 사정 없이 당사자가 제3자의 권리를 임의로 변경·소멸시키는 행위는 제3자에게 효력이 없다(같은 판결요지).

수익자는 계약당사자가 아니므로 기본관계의 해제권이나 해제를 원인으로 한 원상회복청구권은 없다(92다41559 판결요지 다). 다만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수익자는 요약자가 계약을 해제한 경우 낙약자에게 자신이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판결요지 라).

낙약자는 수익자에게 무엇으로 맞설 수 있는가?

기본관계에서 생긴 항변을 그대로 쓸 수 있다. 채무자는 제539조의 계약에 기한 항변으로 그 계약의 이익을 받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542조). 요약자가 반대급부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낙약자는 그 계약에 기한 동시이행 항변을 수익자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

조문이 대항 근거로 정한 것은 “제539조의 계약에 기한 항변”, 곧 기본관계의 항변이다. 요약자가 수익자에 대해 대가관계에서 가지는 항변을 낙약자가 원용할 수 있는지는 제542조가 정하고 있지 않다.

기본관계가 해제되면 수익자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가?

수익자가 기본관계에 기초하여 요약자와 대가관계를 맺아 새로운 이해관계를 갖고, 해제 전에 등기나 인도를 마쳤다면 해제의 소급효가 그를 해치지 못한다. 계약해제의 소급효는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 여기서 보호되는 제3자는 해제된 계약에서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해제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졌을 뿐 아니라 등기·인도 등으로 권리를 취득한 사람이다(2018다244976 판결요지 [2]). 대법원은 수익자가 기본관계에 기초하여 요약자와 대가관계를 맺음으로써 해제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갖고 등기·인도 등을 마쳐 권리를 취득했다면, 그 수익자도 이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같은 판결요지).

그 사건에서 낙약자는 요약자의 대금 지급 지체를 이유로 기본관계인 납품계약을 해제했으나, 이미 목적물을 인도받은 수익자에게 소유권에 기한 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결론이 유지되었다(같은 판례 이유). 해제 자체의 요건과 원상회복은 해제에서, 삼각관계에서 반환 상대방을 정하는 문제는 부당이득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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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1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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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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