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인은 먼저 공사를 완성해야 하나, 도급인이 확정 기성금을 지체하거나 신용불안으로 지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으면 공사를 중지할 수 있다(민법 제665조 제1항; 같은 법 제536조 제2항; 2001다1386 판결요지 [2]·[3]). 지체 시 최고 후 해제해 기성고 보수를 청구하며, 파산 시 해제 후 완성 부분 보수·보수 외 비용으로 배당에 가입한다(민법 제544조; 같은 법 제674조 제1항·제2항; 91다42630 판결요지 가·나).
쉽게 말하면 —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건축주(도급인)가 약속한 기성금을 주지 않거나 부도 위기에 처하면, 시공사는 손해가 더 커지기 전에 공사를 잠시 멈출 수 있습니다. 다만 기성금 일부만 조금 늦었다거나 아직 정산되지 않은 선급금이 넉넉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함부로 공사를 멈추면 오히려 시공사가 지체상금을 물게 될 수 있습니다. 건축주가 상당한 기간을 정한 독촉(최고)을 받고도 끝내 대금을 주지 않으면 시공사는 계약을 해제하고 그때까지 지은 비율(기성고)만큼 공사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건축주가 파산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한 뒤 이미 완성한 부분의 보수와 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에 대해 파산재단 배당에 가입합니다.
수급인은 어떤 경우에 공사를 중지할 수 있는가?
도급계약에서 보수는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특약이 없는 한 수급인의 일 완성의무가 선이행의무다(민법 제665조 제1항 본문). 그러나 건설공사 도급계약에서는 착수금(선급금)과 공정률에 따른 기성금(중도금)의 지급시기·방법을 약정하고 공사의 중지 및 계약 해제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2항;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4호·제5호).
법률상 수급인이 적법하게 공사를 중지(이행거절)할 수 있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전기(前期) 대금 미지급에 따른 이행거절: 일정 기간마다 대금을 정산하여 지급받기로 한 계속적 거래관계에서 선이행 채무를 이행했으나 이미 정산이 완료되어 이행기가 지난 전기의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민법 제536조 제2항 및 신의칙에 비추어 그 전기 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다음 기간의 자기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2001다1386 판결요지 [2]).
- 불안의 항변권(민법 제536조 제2항): 수급인이 먼저 공사를 이행해야 하더라도 계약 성립 후 도급인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로 장차 대금을 받지 못할 현저한 사유가 생길 수 있다. 당초 계약대로 선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는 때에는 그 이행불안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할 수 있다(민법 제536조 제2항; 2001다1386 판결요지 [2]·[3]).
반면 도급인의 중도금 지급채무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없는 상태에서 기성고 해당 중도금 지급의무를 일부만 지체하였다고 하여 수급인이 곧바로 일 완성의무 전체의 이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2001다1386 판결요지 [4], 이유 2 나). 미지급 금액의 비중, 선급금 잔액, 도급인의 자력 등을 따져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하면 정당한 공사중지권 행사로 인정되지 않아 완공기한 도과에 따른 지체상금 책임을 질 수 있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4]·[7]·[8]).
선급금을 받은 상태에서도 기성금 미지급으로 공사를 멈출 수 있는가?
선급금(선금)이 남아 있는지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공사도급계약에서 수수되는 선급금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수급인이 자재 확보·노임 지급에 어려움 없이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도급인이 장차 지급할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선급공사대금이다(2001다1386 판결요지 [1]; 2016다267067 판결요지 [1]).
선급금을 최초 기성고 중도금부터 전액 우선 충당해 버리면 선급금 지급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공사 진행 중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성 대가 지급 시마다 계약금액 대비 기성 대가 비율에 따라 안분 정산해 선급금 일부로 충당하고 나머지를 지급받는다(2001다1386 판결요지 [1]). 이처럼 안분 정산한 뒤 도급인이 현금으로 지급해야 할 기성금 차액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않거나 이행불안 사유가 발생한 때에 공사중지권이 문제된다.
반면 공사가 중단되어 계약이 해제·해지됨으로써 수급인이 선급금을 반환할 단계에 이르면, 별도의 상계 의사표시 없이 미정산 선급금이 그때까지의 미지급 기성공사대금에 당연 충당된다(2016다267067 판결요지 [1]). 도급인은 충당 후 남는 공사대금이 있는 경우에만 지급의무를 진다. 다만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 발생 시 그 금액을 선급금 충당 대상 기성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예외적 정산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른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1]). 그러나 도급계약이나 선급금 보증계약 체결 당시 향후 직불합의에 따른 책임 증가를 예정한 특별약정이 없는 한, 선급금 보증계약 체결 뒤에 이루어진 직불합의에 따른 예외적 정산약정으로 보증인의 책임이 가중되는 범위에서는 선급금 보증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2016다267067 판결요지 [2]·[3], 이유 3 나).
수급인은 언제 도급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는가?
수급인은 공사가 완성되기 전에 도급인의 이행지체나 파산선고가 있으면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4조; 같은 법 제674조 제1항). 도급인에게 회생절차가 개시된 때에는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관리인의 이행·해제(해지) 선택과 수급인의 확답 최고 절차를 따른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1항·제2항). 반면 공사가 이미 완성된 뒤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없으며, 완성된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하여는 도급인이라도 목적물의 하자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95다1521 판결요지 가; 민법 제668조 단서).
| 해제·해지 사유 | 요건과 절차 | 손해배상 및 효력 |
|---|---|---|
| 도급인의 이행지체·채무불이행(민법 제544조) | 도급인이 확정된 기성금 지급의무나 필수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하고 불이행 시 해제(미리 이행거절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때에는 최고가 필요하지 않음) | 수급인은 도급인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가능(민법 제551조) |
| 도급인의 파산선고(민법 제674조) |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 수급인 또는 파산관재인이 해제 가능(같은 조 제1항 전단) |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며, 수급인은 완성 부분 보수와 보수에 포함되지 아니한 비용에 대해 파산재단 배당 가입(민법 제674조 제1항 후단·제2항) |
| 도급인의 회생절차 개시(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이면 관리인이 해제·해지 또는 이행을 선택(다만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난 후 또는 서면결의에 부치는 결정이 있은 후에는 해제·해지 불가). 수급인은 관리인에게 확답을 최고할 수 있고 최고를 받은 후 30일(법원이 기간 연장·단축 가능) 내 미확답 시 관리인은 해제·해지권 포기 간주(같은 조 제1항~제3항) | 관리인이 이행 선택 시 수급인의 청구권은 공익채권이 되고, 해제·해지 선택 시 손해배상청구권은 회생채권이 됨(2005다38263 판결요지 [3]) |
도급인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때에는 수급인이 최고나 이행제공 없이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행거절 의사표시가 적법하게 철회된 뒤에는 자기 채무의 이행을 제공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한 후가 아니면 해제할 수 없다(2000다40995 판결요지 [1]). 한편 당사자 사이에 지급정지나 회생절차 개시신청 등을 해지사유로 정한 ‘도산해지조항’을 둔 경우, 그 조항이 부인권의 대상이 되거나 공서양속에 위배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생절차 개시 후 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2005다38263 판결요지 [1]).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생채권 소송절차는 중단되며, 신고된 회생채권에 이의가 있으면 이의자 전원을 상대로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거나(개시 당시 소송 미계속 시) 중단된 소송을 수계해 청구취지를 회생채권 확정 청구로 변경한다(2012다114851 판결요지·이유; 2013다69866 판결요지).
중도에 해제되면 그때까지 한 공사비는 어떻게 정산하는가?
계약이 해제되면 원칙적으로 각 당사자는 원상회복의무를 진다(민법 제548조 제1항 본문). 그러나 건축공사 도급계약이 중도에 해제될 당시 이미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는,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하여만 실효된다(91다42630 판결요지 가; 96다43454 판결요지). 이때 수급인은 해제된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고, 도급인은 인도받은 미완성 건물에 대하여 기성고에 따른 상당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한다(91다42630 판결요지 가).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에 약정한 총공사비를 기준으로 거기에 공사 중단 당시의 기성고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한다(91다42630 판결요지 나; 2000다40995 판결요지 [2]).
기성고 비율 =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 ÷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 +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공사비) (91다42630 판결요지 나; 2000다40995 판결요지 [2])
만약 공사도급계약에서 설계 및 사양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을 변경하기로 특약하고 변경된 설계·사양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면, 변경된 공사대금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하여 공사비를 산정한다(2000다40995 판결요지 [2]). 상세한 증명 방법은 공사대금청구의 요건사실과 도급대금 청구 소송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공사 중지 전에 기성금 확정 여부와 선급금 안분 잔액을 먼저 대조한다: 중도금 일부 지체만으로는 곧바로 일 완성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안분 정산 후 미지급된 확정 기성금 액수와 도급인의 신용불안·재산악화 자료를 객관적으로 확보한 뒤 공사중지 통보를 발송한다(2001다1386 판결요지 [1]·[2]·[3]·[4]).
- 해제 전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최고와 도달 증명을 남긴다: 도급인이 명백히 이행을 거절한 경우가 아니라면 민법 제544조에 따른 상당한 기간의 이행최고가 필요하며, 도급인이 이행거절을 철회한 경우에도 다시 이행제공과 최고를 거쳐야 한다(2000다40995 판결요지 [1]).
- 공사 중단 즉시 현장 기성고 증거를 보전한다: 중도해제 시 보수는 실제 지출비용이 아니라 기성고 비율(기성 소요비 ÷ 전체 소요비)을 약정 총공사비에 곱해 산정하므로, 중단 시점의 공정 사진·감리 확인서·내역서를 확보하고 필요시 증거보전을 신청한다(91다42630 판결요지 나; 2000다40995 판결요지 [2]).
- 도급인의 파산·회생 시 절차별 권리행사 방법을 구분한다: 파산 시에는 민법 제674조에 따라 해제 후 배당에 가입한다. 회생 시에는 관리인 확답 최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2항)와 회생채권 신고 후 확정재판 신청 또는 소송수계·청구취지 변경(2012다114851 판결요지; 2013다69866 판결요지)을 챙긴다.
관련
- 개념·해설
- 판례
- 법령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