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하게 끝난 경매로 산 부동산의 권리에 흠이 있으면 매수인은 흠의 종류에 따라 채무자에게 계약 해제나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8조 제1항). 채무자가 자력이 없으면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반환을 청구한다(같은 조 제2항). 물건 자체의 하자는 이 책임에 들지 않고(같은 법 제580조 제2항), 경매절차가 무효이면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다(91다21640).
쉽게 말하면 — 갑이 경매로 땅을 샀는데 그 일부가 다른 사람 소유로 드러나 그 부분을 넘겨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갑은 먼저 땅 주인이던 채무자에게 그 부분의 비율만큼 대금을 줄여 달라고 청구합니다.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으면 경매대금을 배당받아 간 채권자들에게 대금을 돌려 달라고 청구합니다.
이 책임은 어떤 경매에 적용되나
이 책임은 국가나 그를 대행하는 기관이 법률에 따라 권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하는 매도행위에만 적용된다. 민사집행법상 강제집행이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국세징수법상 공매가 그 예다. 도매시장법인이 출하자의 판매 위탁에 따라 경매의 방법으로 농산물을 판 것은 민법 제580조 제2항의 「경매」에 해당하지 않는다(2014다80839). 민법은 경매에서 산 사람을 경락인이라고 부르는데, 민사집행법의 매수인과 같은 사람이다.
어떤 흠이 있어야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나
권리에 흠이 있어야 한다. 물건 자체의 하자에 대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제580조 제1항)은 경매에 적용되지 않는다(민법 제580조 제2항). 누수·균열 같은 물리적 결함은 이 책임으로 다툴 수 없다. 경매의 담보책임은 매매 담보책임 규정인 제570조부터 제577조까지(「전8조」)에 따라 성립한다(같은 법 제578조 제1항).
경매에서 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계약의 해제 또는 대금감액」이고, 손해배상은 제578조 제3항의 경우에만 청구한다(민법 제578조 제1항·제3항). 선의란 그 사정을 몰랐다는 뜻이다. 매매 규정이 정한 권리의 흠은 상황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뉘고, 그중 하나에 해당하면 된다.
- 산 권리가 남의 것인 경우: 전부가 남의 것이어서 이전받을 수 없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계약 당시 그 사실을 안 매수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570조). 일부가 남의 것이면 그 부분의 비율로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남은 부분만이면 사지 않았을 경우 선의의 매수인은 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있다(같은 법 제572조 제1항·제2항).
- 수량이 모자라거나 일부가 이미 없어진 경우: 수량을 지정한 매매의 목적물이 부족하거나 일부가 계약 당시 이미 멸실되었고 매수인이 이를 몰랐다면 제572조·제573조를 준용한다(민법 제574조).
- 남의 권리나 임대차가 붙어 있거나 있어야 할 지역권이 없는 경우: 목적물이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질권 또는 유치권」의 목적이 되었는데 매수인이 몰랐다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해제할 수 있다. 그 밖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5조 제1항). 경매에서 이 손해배상은 위 제578조 제3항의 경우에만 청구한다. 부동산을 위하여 존재할 지역권이 없거나 그 부동산에 등기된 임대차계약이 있는 경우에도 제1항과 같다(같은 조 제2항).
- 저당권·전세권 행사로 권리를 얻지 못하거나 잃은 경우: 저당권 또는 전세권의 행사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거나 잃었다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76조 제1항). 저당권의 목적이 된 지상권·전세권을 산 경우 저당권의 행사로 그 권리를 취득할 수 없거나 잃었을 때도 같다(같은 법 제577조).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하나
매수인은 먼저 채무자에게 계약 해제나 대금감액을 청구한다(민법 제578조 제1항). 대금감액이란 흠 있는 부분만큼 낸 대금을 줄여 달라는 청구다.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으면 대금의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게 그 대금 전부나 일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배당이란 법원이 매각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손해배상은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할 때 그 흠결을 안 채무자나 채권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8조 제3항).
- 채무자가 물건 또는 권리의 흠결을 알고 고지하지 않은 때
- 채권자가 흠결을 알고 경매를 청구한 때
남의 빚을 담보하려고 자기 부동산을 내놓은 소유자(물상보증인)처럼 소유자가 채무자가 아닌 경우도 있다.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지 않아 매수인이 유치권을 몰랐더라도, 채무자가 아닌 소유자는 민법 제575조, 제578조 제1항·제2항에 의한 담보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2019다247385). 이때 매수인이 담보책임을 묻는 상대는 채무자이고,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으면 배당받은 채권자다(같은 법 제578조 제1항·제2항).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이면 어떻게 되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고, 매수인은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그가 배당받은 금액에 대하여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91다21640). 부당이득반환이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을 돌려 달라는 청구다. 담보책임은 경매절차가 유효하게 이루어졌으나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등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같은 판결). 그 하자로 매수인이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거나 잃게 되는 경우다.
피담보채권이 소멸되어 무효인 근저당권에 기초해 임의경매가 개시되었다면,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냈어도 그 경매절차는 무효이므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2023다228107). 이 경우 매수인은 경매채권자 등 배당금을 수령한 자를 상대로 그가 배당받은 금액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판결). 반면 경매개시결정이 있은 뒤에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에는 대금을 다 낸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이 담보권 소멸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민사집행법 제267조, 2018다205209).
흠을 알게 된 시점에 따라 매수인은 무엇을 할 수 있나
흠이 민사집행법 제121조의 이의사유에 해당하면, 그 사실이 드러난 때가 매각허가 전인지 허가결정 확정 뒤인지에 따라 할 수 있는 신청이 다르다. 대금을 낸 뒤에 소유권을 잃은 경우는 아래 3에서 본다. 매각허가결정이란 법원이 최고가매수신고인에게 부동산 매각을 허가하는 결정이다. 매각허가 전 이의는 제121조 각 호의 사유가 있어야 하고, 매각물건명세서의 작성에 중대한 흠이 있는 때는 제5호다. 확정 뒤 취소신청은 제6호의 사실에 한정되며, 제6호는 다음과 같다.
천재지변, 그 밖에 자기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부동산이 현저하게 훼손된 사실 또는 부동산에 관한 중대한 권리관계가 변동된 사실이 경매절차의 진행중에 밝혀진 때
- 매각허가 전: 이해관계인은 제121조의 사유를 들어 매각허가가 있을 때까지 매각허가에 관한 이의를 신청하여야 한다(민사집행법 제120조 제2항). 신청 방법은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 신청에 있다.
- 매각허가결정 확정 뒤 대금 납부 전: 제6호의 사실이 확정 뒤에 밝혀지면 매수인은 대금을 낼 때까지 매각허가결정의 취소신청을 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127조 제1항). 신청 방법은 매각허가 뒤 집행정지서류 제출과 매각허가결정 취소신청에 있다.
- 대금 납부 뒤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소유권을 잃은 경우(구 민사소송법 사안): 집행법원의 경매절차 취소결정으로 낸 대금을 반환받을 수는 없지만, 민법 제578조·같은 법 제576조를 유추적용하여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 유추적용이란 비슷한 사안에 그 규정을 빌려 적용하는 것이다. 이 담보책임은 매수인이 경매절차 밖에서 별소로 채무자 또는 채권자를 상대로 묻는 것이 원칙이다. 별소란 경매절차와 따로 제기하는 소송이다. 이 경우 아직 배당이 실시되기 전이라면, 매수인은 구 민사소송법 제613조를 유추적용하여 집행법원에 경매에 의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낸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96그64).
실무 체크포인트
- 입찰 전에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인수하는 지상권·지역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이 있는지 확인한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다만 그중 전세권은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한다(같은 항 단서). 매각부동산 위의 모든 저당권은 매각으로 소멸한다(같은 조 제2항).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같은 조 제5항).
- 주택·상가 임차권은 경매로 매각되면 소멸하지만,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않은 대항력 있는 임차권은 소멸하지 않는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8조). 입찰 전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과 보증금을 확인한다.
- 흠을 알게 되면 먼저 경매가 유효한지 본다. 피담보채권이 소멸되어 무효인 근저당권에 기초해 경매가 개시되었다면 담보책임이 아니라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준비한다(2023다228107).
- 배당채권자에게 반환을 청구하려면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어야 하므로, 채무자의 재산 상태를 확인할 자료를 모은다(민법 제578조 제2항).
- 흠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은 채무자나 흠을 알고 경매를 청구한 채권자가 있으면 그 사정을 보여 줄 자료를 모은다. 손해배상은 이 경우에만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8조 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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