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동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종원 상호의 친목 등을 목적으로 후손들이 자연적으로 이루는 고유 의미의 종중을 다룬다.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과 관계없이 성년이 되면 종원이 된다(2002다1178 다수의견). 후손 일부가 인위적인 조직행위로 만든 종중 유사단체는 구성원 자격을 달리 정할 수 있으므로 명칭만 보지 말고 목적·성립 경위·구성원 범위와 규약을 확인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 종중은 회원을 모집해 새로 만드는 동호회와 다릅니다. 어느 공동선조의 후손인지가 기본이고, 성년이 되면 남녀 모두 종원이 됩니다. 종원인지, 종손인지, 제사를 맡는 사람인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누가 종원이 되나
종중 구성원 자격은 공동선조와의 혈연관계, 성년 여부와 성·본을 기준으로 정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성년 남자만 종원으로 인정하던 종전 관습법의 효력을 부정하고,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은 성별을 구별하지 않고 성년이 되면 당연히 종원이 된다고 보았다(2002다1178 다수의견). 종중 규약이나 총회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구성원 자격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판례변경은 종래 판례를 신뢰하여 형성된 법률관계를 흔들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과거 법률관계에 소급하지 않는다. 다만 2002다1178 사건에서 종원 지위 확인을 구한 청구에는 변경된 견해를 적용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5]·[6]). 변경법리가 적용되는 총회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에 거주하고 소재가 분명하여 통지할 수 있는 여성 종원을 포함한 모든 종원에게 소집통지를 해야 하며, 이를 누락한 결의는 효력이 없다(2021다238902 판결요지 [2]). 과거 결의의 효력을 다툴 때에는 결의 당시와 소송 당시의 법리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성과 본이 바뀌면 지위도 바뀌나
자녀가 모의 성과 본으로 변경된 경우에는 변경된 성과 본을 기준으로 종중 구성원 지위를 판단한다. 대법원은 성년이 된 자녀가 모가 속한 종중의 구성원이 되고, 부의 성과 본을 더 이상 따르지 않으므로 부가 속한 종중의 종원 지위를 잃는다고 보았다(2017다260940 판결요지 및 이유 1. 라.).
이 판단은 단순한 이름 표기가 아니라 법률상 성과 본의 변경을 전제로 한다. 종중의 명부에 이름이 남아 있거나 과거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정만으로 서로 다른 두 종중의 구성원 지위를 동시에 유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종원에게 재산 지분이 있나
종중 재산에 관하여 각 종원에게 독립된 지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종중 재산은 법인 아닌 사단의 총유에 속하며(2005다31033, 민법 제275조), 종원은 규약에 따라 총유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다(민법 제276조 제2항). 총유물의 관리와 처분은 정관이나 규약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종중 총회의 결의로 정한다(민법 제275조 제2항, 같은 법 제276조 제1항).
총유물에 관한 권리와 의무는 종원의 지위를 취득하거나 잃을 때 함께 생기거나 사라진다(민법 제277조). 고유 종중의 종원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당연히 구성원이 되고, 종중도 일부 종원을 임의로 배제할 수 없다(2021다238902 판결요지 [3]). 성과 본 변경 등으로 지위를 잃는 경우와 자신의 의사만으로 탈퇴하려는 경우는 구별해야 한다(2017다260940, 2021다238902). 총유에는 각자의 독립 지분이 없으므로 지위 상실만으로 개인 지분의 환급청구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275조, 같은 법 제277조).
재산 처분에는 규약과 총회 결의가 문제 된다. 재산 처분과 소송의 당사자적격은 총유와 법인 아닌 사단의 당사자능력에서 다룬다.
종원·종손·제사주재자는 어떻게 다른가
종원은 종중의 구성원이고, 종손은 장자계의 남자손으로서 적장자손을 뜻하는 신분적 지위다. 제사주재자는 우선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정하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와 적서를 가리지 않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우선한다(2018다248626 다수의견). 민법은 법이 정한 제사용 재산을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승계하도록 정한다(민법 제1008조의3). 종원이라고 모두 종손이나 제사주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변경법리는 원칙적으로 2023년 5월 11일 판결 선고 뒤 제사용 재산의 승계가 이루어진 경우에 적용된다. 다만 해당 사건에는 예외적으로 소급하여 적용되었다(2018다248626 이유 2. 마.).
대법원은 종손 지위가 일정한 친족관계에 따라 당연히 인정되는 일신전속적 지위이므로 양도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2025마8934 판결요지 [1]). 실제 종손이 아닌 사람을 종중이 오랫동안 종손으로 대우하거나 이사로 인준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종손 지위를 취득하지 않는다. 종손을 당연직 이사로 정한 규약이 있어도 먼저 그 사람이 실제 종손인지 확인해야 한다.
종손이 제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종중에서 그 사람을 오래 종손처럼 대우했다고 해서, 종손이라는 신분 자체가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규약이 종손을 당연직 임원으로 정했다면 임원 지위도 실제 종손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위 분쟁에서는 무엇을 확인하나
종원 지위 분쟁에서는 공동선조, 계보, 성년 여부, 성·본의 변경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족보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 기재만으로 모든 친족관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가족관계등록부와 제적부, 판결 등 다른 자료를 함께 대조한다.
종손 지위를 전제로 임원 지위의 보전을 구한다면 종손 지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가 피보전권리 판단의 선결문제가 된다. 2025마8934는 종손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종중 결의의 효력 여부를 더 판단하지 않고 이사 지위보전 가처분을 기각했다. 결의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만으로 신청인의 임원 지위가 곧바로 소명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종원 지위와 종손·제사주재자·임원 지위를 구별하여 청구와 증명자료를 구성한다(2025마8934).
- 성·본 변경이 있으면 변경 전후의 가족관계등록부와 변경 재판을 확인한다(2017다260940).
- 여성 종원 배제 규약은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과 충돌한다. 다만 과거 법률관계에는 판례변경의 적용 시점을 따로 검토한다(2002다1178 판결요지 [5]·[6]).
- 종중 재산의 관리·처분은 규약과 총회 결의 여부를 확인한다(민법 제275조, 같은 법 제276조).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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