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으로 인한 영업·농작물 손해와 전기공급자의 책임

전기공급자의 계약 불이행이나 위법한 과실로 정전 피해가 생기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90조, 같은 법 제750조). 다만 실제 공급약관의 면책 범위와 효력이 문제되며, 고의·중대한 과실에 따른 책임은 약관으로 면제할 수 없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쉽게 말하면 — 전기설비 내부 점검을 사실상 포기한 탓에 정전이 나서 비닐하우스의 농작물이 냉해를 입은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관리 소홀 등을 종합하여 전기공급자의 중대한 과실과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98다57099 판결요지 [4], 이유 3나). 전기공급자는 그 경우 정전 면책약관을 내세워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98다57099 판결요지 [2]). 다만 피해자에게도 손해 발생에 과실이 있으면 배상책임과 금액에 반영됩니다(민법 제396조, 같은 법 제763조).

정전 피해가 생기면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전기공급계약을 맺은 이용자는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공급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은 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공급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전기를 공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 조항에 따른 배상책임이 없다(같은 법 제390조 단서). 계약상 의무 불이행에 대한 귀책사유는 원칙적으로 추정되므로, 공급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음을 주장·증명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다(2022다290297 이유 2나3가).

피해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손해를 입힌 자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청구에서는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고의·과실과 위법행위, 손해 및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같은 법 제750조). 농작물 냉해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설비 관리상 중대한 과실과 농작물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98다57099 이유 3나).

우선 전기공급계약의 상대방과 정전 원인 설비의 관리 주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계약 상대방에게 묻는 책임과 설비를 잘못 관리한 자에게 묻는 책임을 파악하기 위한 확인이다(민법 제390조, 같은 법 제750조). 이용자의 구내 설비 고장인지 공급자 측 설비 고장인지는 사고·점검 기록으로 대조한다(98다57099 이유 1나·3나).

전기공급 약관에 면책조항이 있으면 배상을 못 받나?

전기공급자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생긴 법률상 책임을 면책약관으로 피할 수 없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면책조항은 특정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약정이다. 이행을 돕는 사람이나 직원의 고의·중대한 과실에 따른 책임을 배제하는 약관도 무효다(같은 법 제7조 제1호).

대법원이 농작물 냉해 사건에서 심사한 당시 약관은 전기설비 고장이나 고장 우려로 공급을 중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한 때의 면책을 정했다(98다57099 판결요지 [2]). 대법원은 그 조항을 고의·중대한 과실 이외의 경우에만 적용하는 한도에서 유효하다고 보았다(98다57099 판결요지 [2]). 따라서 같은 사건에서는 중대한 과실의 인정 여부가 면책 여부를 결정했다(98다57099 판결요지 [4]).

실제 사고에서는 그때 적용되는 약관이 어떤 원인과 손해를 면책 대상으로 삼는지 확인해야 한다(98다57099 판결요지 [2]). 중대한 과실이 없더라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공급자 부담의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은 무효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호). 유효한 면책조항의 적용 대상이면 책임이 면제될 수 있고, 적용할 조항이 없다면 계약 불이행·불법행위의 요건으로 판단한다(민법 제390조, 같은 법 제750조).

어떤 설비 관리·복구 잘못이 중대한 과실인가?

전기공급자가 공급·관리기술을 사실상 독점한 지위에 비추어 마땅히 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하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98다57099 판결요지 [3]). 농작물 사건에서는 설비 내부 점검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는 사정 등이 인정됐다(98다57099 판결요지 [4]).

설비를 어떻게 관리했는지와 사고 뒤 어떻게 복구했는지를 함께 보되, 다음 사정은 해당 사건에서 인정된 내용이다.

설비 유지·관리

공급자는 자체 점검·정비규정에 따른 순시·점검·측정을 해야 했지만, 자동개폐기 내부의 손상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다(98다57099 판결요지 [4]). 자동개폐기는 과전류가 흐르면 전기를 차단하는 장치다. 당시 설비의 내부 균열은 검사로 발견할 수 있었는데도 외관 검사에 그쳤다(98다57099 이유 1나·2).

중대한 과실 판단에는 다음 사정이 종합됐다.

  • 내부 점검이나 측정을 사실상 포기하여 자체 점검·정비규정을 지키지 않았다(98다57099 이유 2·3나).
  • 공급자가 전기공급과 설비 관리를 전담하고 점검·보수 기술을 보유했다(98다57099 이유 2·3나).
  • 해당 사건의 고령지점이 관리하는 자동개폐기는 3대에 불과했고, 설비의 광역성과 점검의 곤란성을 감안해도 필요한 주의가 현저히 부족했다(98다57099 이유 2).

사고 후 복구

해당 사건에서 공급자는 농민들이 전기로 난방기를 돌려 농작물을 재배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98다57099 이유 2). 원심은 장시간 정전으로 냉해가 생길 수 있는데도 특별한 사정 없이 수리인력 일부만 투입해 복구가 지연된 잘못을 인정했다(98다57099 이유 2). 대법원은 내부 점검을 사실상 포기한 사정과 원심이 든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중대한 과실을 인정했다(98다57099 이유 3나).

인력 투입의 적절성을 검토하려면 피해 위험에 대한 인식, 선로의 범위, 투입 가능한 인력과 지연 원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98다57099 이유 2·3나).

영업손실이나 농작물 피해는 어디까지 배상받나?

피해자는 통상손해를 배상받고, 특별한 사정으로 생긴 손해는 공급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배상받을 수 있다(민법 제393조). 통상손해는 통상 생기는 손해이고, 특별손해는 개별적인 특별한 사정으로 생긴 손해를 말한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에도 이 기준이 적용된다(같은 법 제763조).

영업중단으로 잃은 이익도 위 기준에 따라 정전과의 관련성, 손해액, 특별한 사정의 인식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민법 제393조, 같은 법 제763조). 예를 들어 전기를 쓰는 특정 생산·보관 공정의 중단으로 손해가 커졌다면 그 공정과 공급자가 알 수 있었던 사정을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같은 법 제393조 제2항). 손해액을 설명할 때에는 매출 내역과 비용, 중단 기간의 실제 영업내역을 함께 정리한다(같은 법 제393조).

농작물 사건에서는 정전으로 난방기가 멈추고 하우스 내부 온도가 내려가 작물이 동사하거나 냉해를 입었다(98다57099 이유 1가). 대법원은 공급자의 중대한 과실과 이 농작물 피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98다57099 이유 3나). 상당인과관계는 해당 잘못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정도로 손해가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으면 법원은 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해야 한다(민법 제396조, 같은 법 제763조). 이를 과실상계라고 한다. 해당 농작물 사건의 원심은 농민들이 미리 정전에 대비하지 못한 과실을 60%로 보아 공급자의 책임을 40%로 제한했다(98다57099 이유 2). 이 비율은 그 사건의 판단이며, 피해자의 과실과 배상액은 각 사고의 사정에 따라 정한다(같은 법 제396조).

청구를 위해 어떤 자료를 확보해야 하나?

피해자는 공급관계, 정전 원인과 복구 과정, 피해의 발생·금액을 설명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민법 제390조, 같은 법 제750조). 아래 자료는 법정 첨부서류 목록이 아니라, 청구 내용과 면책 주장을 검토하기 위한 예시다.

확인할 내용자료와 쓰임
누구와 공급계약을 맺었는가계약서와 이용 명의 자료로 공급자와 계약 당사자를 확인한다(민법 제390조).
어떤 면책조항이 적용되는가사고 당시 적용 약관과 공급자의 면책 답변을 확보하여 조항의 대상·범위를 대조한다(98다57099 판결요지 [2]).
어디서 왜 정전됐는가정전 통보, 사고 원인 설명, 설비 점검·보수기록으로 고장 원인과 관리상 잘못을 파악한다(98다57099 이유 1나·3나).
복구가 왜 늦어졌는가신고·응답 시각, 출동·복구기록과 피해 위험을 알린 내용을 모은다(98다57099 이유 1다·2).
정전으로 무엇을 잃었는가작물·상품의 피해 사진과 온도·가동기록, 매출·비용 장부로 정전과 피해, 손해액을 연결한다(같은 법 제393조).
피해를 줄이려 어떤 조치를 했는가비상전원 등 대체조치의 가능성과 실제 대응기록을 남겨 피해자 측 과실을 검토한다(같은 법 제396조, 같은 법 제763조).

피해 위험을 공급자에게 알렸다면 언제 어떤 내용을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도 남겨 두는 것이 좋다.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를 청구할 때 공급자의 인식 가능성을 설명하는 자료가 된다(민법 제393조 제2항).

계약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소멸시효의 기간과 기산점이 다를 수 있으므로, 청구원인별로 만료일을 계산해야 한다(소멸시효 참조). 자료 수집과 함께 시효중단에 필요한 조치와 시기를 확인한다(소멸시효의 중단 사유 참조).

실무 체크포인트

  • 사고 당시 약관을 확보한다. 공급자가 주장하는 면책 사유와 고의·중대한 과실 면책금지, 부당한 배상범위 제한 여부를 대조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2호).
  • 사고 전후 기록을 함께 모은다. 설비 점검의 누락과 복구 지연을 각각 확인하고, 공급자가 피해 위험을 알고 있었는지 자료로 남긴다(98다57099 이유 2·3나).
  • 손해와 대응조치를 나누어 정리한다. 정전과 연결되는 손해액 자료 및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기록을 준비한다(민법 제393조, 같은 법 제39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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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20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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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