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행위는 계약의 성질이나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따라 특정한 일시 또는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계약이다. 그 시기를 놓친 불이행이 있으면 상대방은 이행을 최고하지 않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5조).
쉽게 말하면 — 정해진 때에 받아야 쓸 수 있는 급부는 늦게 받아도 거래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히 지급일이나 납품일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이 규칙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납품일을 정하면 모두 정기행위인가?
납품일을 정했다는 사정만으로 정기행위가 되지는 않는다. 약속한 날을 넘기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야 한다. 그 판단은 계약 자체의 성질 또는 당사자가 표시한 의사를 기준으로 한다(민법 제545조).
계약서에 날짜가 있다는 사정과 그 날짜 이후의 급부가 계약 목적에 쓸모없다는 사정은 구별해야 한다. 일정이 거래 목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상대방에게 어떤 용도와 시기를 알렸는지 확인한다.
정기행위가 아니면 어떤 절차로 해제하는가?
정기행위가 아닌 일반 이행지체는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 최고와 그 기간 내 불이행을 거쳐 해제한다(민법 제544조). 해제하려면 그 채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가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여야 하고, 부수적 채무를 불이행한 데 지나지 않으면 해제할 수 없다(2022다203804 판결요지 [1]).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의 구별은 급부의 독립된 가치와는 관계없이, 계약 체결 당시 표명되었거나 분명하게 객관적으로 나타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에 따라 계약의 내용·목적·불이행의 결과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2022다203804 판결요지 [1]).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가 필요 없다는 별도 예외가 있다(민법 제544조).
쌍무계약에서 자기 채무와 상대방 채무가 동시이행관계라면 자기 채무의 이행을 제공해야 상대방의 지체를 이유로 해제할 수 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 자체는 민법 제536조가 정하고, 해제의 요건은 위 제544조가 정한다.
대법원은 선이행의무인 매매대금이 미지급된 상태에서 잔대금 지급기일이 도과해 중도금·잔대금의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 서류 제공이 동시이행관계에 놓인 사안을 판단했다. 그때부터는 매수인이 중도금 미지급의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으므로, 그 미지급을 이유로 한 해제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 원심의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88다카33442 판결요지 나·이유 상고이유 제2점).
민법상 정기행위는 기한이 지나면 저절로 해제되는가?
민법상 정기행위는 최고가 생략될 뿐, 해제하려면 상대방에게 해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민법 제543조 제1항, 같은 법 제545조).
해제 의사표시는 철회하지 못한다(민법 제543조 제2항). 일정이 지난 뒤에도 이행을 받을 것인지, 계약을 해제할 것인지 정하여 통지해야 한다. 해제의 효과와 반환 범위는 해제에서 다룬다.
상인 사이의 매매에는 어떤 특칙이 있는가?
상인 사이의 확정기매매에서는 시기를 놓친 당사자에 대하여 상대방이 즉시 이행을 청구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한 것으로 본다(상법 제68조).
민법과 달리 별도의 해제 의사표시를 기다리는 구조가 아니다. 이행을 계속 원한다면 즉시 이행을 청구해야 한다(상법 제68조). 이 규정의 적용 여부를 확인할 때에는 양쪽의 상인 지위와 매매계약인지, 시기를 놓치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를 함께 확인한다. 제5조에 따라 상인으로 보는 자도 제68조의 상인에 포함된다(같은 법 제5조, 같은 법 제68조).
실무 체크포인트
- 쌍무계약에서는 자기 채무의 이행 제공과 상대방의 동시이행항변 여부를 확인한다(민법 제536조, 88다카33442 판결요지 나).
- 날짜 조항뿐 아니라 목적·사용 일정·상대방에게 알린 사정을 모아 기한 후 이행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민법상 해제를 선택한다면 해제 의사표시의 내용과 상대방에게 도달한 자료를 남긴다(민법 제111조 제1항). 최고 생략과 해제 통지 생략을 혼동하지 않는다.
- 상인간 확정기매매의 이행을 계속 원한다면 즉시 이행 청구의 내용과 시점을 남긴다. 민법상 규칙과 달리 침묵에 해제 간주 효과가 연결된다.
- 최고 없이 해제할 수 있는 다른 사유와 반환·손해배상은 해제, 해제권의 사후 소멸 문제는 해제권의 소멸에서 확인한다.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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