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증여는 증여자의 무상 수여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된 증여다. 증여계약은 당사자의 의사표시와 승낙으로 성립하지만, 서면이 없으면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다. 서면은 계약의 성립요건과 구별되는 해제 제한의 기준이다(민법 제554조, 같은 법 제555조).
쉽게 말하면 — 말로 한 증여도 계약이지만, 서면이 없으면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고 이미 이행한 부분은 보호됩니다. 어떤 서류가 증여의사를 나타내는지와 이미 무엇을 넘겼는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반드시 증여계약서라는 문서를 써야 하는가
문서 제목보다 증여자의 무상 수여 의사가 서면과 그 작성 경위에 비추어 확실히 드러나는지가 기준이다. 대법원은 증여 경위를 함께 고려하면 소유권이전등기 위임장과 매도증서도 증여에 관한 서면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92다18481 판결요지 나·다).
다만 위 판결은 매도증서라면 언제나 충분하다고 확정한 것이 아니다. 증여자가 실제로 문서를 작성해 준 것인지, 문서가 진정하게 성립했는지 등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원심을 해당 토지 부분에 관하여 파기했다(92다18481 이유 3). 문서의 명칭만 바꾸거나 인감증명서만 준비했다는 사실로 판단을 끝낼 수 없다.
서면을 통해 수증자에게 증여의사가 표시되어야 한다. 이혼·재산분할 조정에서 다른 당사자들에게 일부 재산을 분배하고 해당 토지를 제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수증자 자녀에게 증여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98다22543 판결요지 [2]·[3]).
약속한 뒤에 작성한 확인서도 효력이 있는가
증여계약 후에 작성한 서면도 증여의사를 표시한 것이면 서면 없는 증여의 해제를 막을 수 있다. 대법원은 계약 당시가 아니라 이후 작성한 증여 확인서에 대해서도 이를 인정했다(88다카2271).
다만 그 사건에서는 증여 사실을 부인한 종전 진술을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미 유효하게 해제된 증여가 나중의 서류 작성만으로 되살아난다는 의미는 아니다(88다카2271 이유). 확인서 작성 시점과 그 전에 실제 해제 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함께 확인한다.
민법 제555조의 해제는 특수한 철회로서 형성권의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이 해제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2003다1755 판결요지 [2]). 다만 이미 이행한 부분은 보호되고,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증여의사를 나타내는 서면이 작성되면 서면 부존재에 따른 해제는 제한된다(민법 제558조, 88다카2271).
서면이 없어도 이미 이행한 부분을 돌려받을 수 없는가
서면이 없다는 이유의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부만 이행했다면 이행한 부분과 남은 부분을 구별한다(민법 제555조, 같은 법 제558조).
이행 완료 여부는 무엇을 증여했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대법원은 미등기 매수인이 가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수증자에게 양도하고 매도인에게 그 사실을 통지한 사안에서, 그 채권 증여의 이행이 완료되었다고 보았다. 수증자 앞으로 부동산 등기를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미이행이라고 할 수 없었다(98다22543 판결요지 [4]). 부동산 소유권 자체의 증여와 그 이전을 요구할 채권의 증여를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부담부증여에는 수증자의 이행도 중요하다. 수증자가 부담 이행을 완료했다면 증여자가 아직 이행하지 않았어도 서면 부존재를 이유로 전부나 일부를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의례적·명목적 부담 등 특별한 사정은 별도로 판단한다(2021다299976). 자세한 기준은 부담부증여에서 다룬다.
서면을 쓰면 다른 이유로도 해제할 수 없는가
서면은 서면 부존재에 따른 해제를 제한할 뿐, 증여에 관한 다른 법정 해제 사유를 없애지 않는다. 수증자가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증여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때에는 증여자가 해제할 수 있다. 이 해제권은 증여자가 해제원인이 있음을 안 날부터 6개월이 지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게 용서의 의사를 표시하면 소멸한다(민법 제556조).
증여계약 후 증여자의 재산상태가 현저히 변경되고 이행이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도 증여자가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57조). 이 두 조항에 따른 해제 역시 이미 이행한 부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같은 법 제558조). 부담 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채무불이행 해제에는 민법 제555조·제558조가 적용되지 않아, 증여자가 이미 이행했더라도 해제할 수 있다(97다2177).
착오나 사기에 의한 취소는 별개인가
서면에 의한 증여도 민법 총칙의 취소 요건을 충족하면 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은 증여 규정이 준용되는 생전 재단법인 출연에서, 서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착오 취소가 차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민법 제47조, 98다9045 판결요지 [1]).
착오 취소에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가 필요하고,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없으며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다만 상대방이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면 중대한 과실이 있어도 취소할 수 있다(2017다227264 판결요지 [1]).
사기·강박에 의한 취소는 별도 규정에 따른다.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에서 제3자가 사기·강박을 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하고,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10조).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 제한능력자의 상환책임은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 한정된다(민법 제141조). 이 취소의 효과에는 제555조부터 제557조까지의 해제에 관한 이행완료 보호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같은 법 제558조, 98다9045).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내이면서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146조).
따라서 서면의 유무, 증여계약의 해제 사유, 의사표시의 취소 사유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마음이 바뀌었다는 사정과 법정 취소 사유도 구별된다(민법 제555조, 같은 법 제109조, 같은 법 제110조).
실무 체크포인트
- 증여의사가 수증자에게 표시된 문서인지, 작성자와 작성 경위를 입증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92다18481, 98다22543).
- 서면 작성과 해제 의사표시의 선후, 증여 목적물과 이행 완료 범위를 확인한다(88다카2271, 민법 제558조).
- 수증자의 행위를 이유로 해제하려면 원인을 안 시점과 용서 여부도 확인한다(민법 제55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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