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목적물의 특정은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동산채권담보법)상 담보권이 어느 재산에 미치는지를 담보등기의 목적물 표시로 확정하는 문제다. 담보등기 자체는 법인 또는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 등 설정자 자격이 있는 경우에만 할 수 있고, 그 요건은 동산담보권과 채권담보권에서 다룬다. 여러 개의 동산이라도 “목적물의 종류, 보관장소, 수량을 정하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 담보등기를 할 수 있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등기·등록된 동산, 화물상환증·선하증권·창고증권이 작성된 동산, 무기명채권증서·유동화증권·자본시장법상 증권은 특정할 수 있더라도 담보등기의 목적물이 될 수 없다(같은 조 제3항, 동산ㆍ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채권도 “채권의 종류, 발생 원인, 발생 연월일을 정하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 담보등기를 할 수 있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 특정할 수 있어야 등기할 수 있고, 등기된 특정 문언이 담보권이 미치는 범위를 판단하는 출발점이 된다. 다만 문언에 담긴 개별 기재가 범위를 제한하는지는 담보약정의 해석과 함께 정해진다(아래 판례 참조).
쉽게 말하면 — 동산·채권 담보등기는 “무엇을 담보로 잡았는지”를 등기부의 글자로만 보여줍니다. 그래서 “어느 공장 안에 있는 무슨 종류의 물건 전부”, “어느 거래에서 생길 외상값”처럼 범위를 짚을 수 있는 표시가 있어야 등기가 됩니다. 대법원 판례 사안에서는 공장 안 강판 전부를 담보로 잡으면서 무게를 함께 적어 두었는데, 무게를 한정하기로 따로 약정하지 않은 이상 무게로 담보 범위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왜 담보목적물을 특정해야 하나?
약정에 따른 동산담보권의 득실변경은 담보등기부에 등기를 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약정에 따른 채권담보권의 득실변경은 담보등기부에 등기한 때에 제3채무자 외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35조 제1항). 그러므로 담보권이 어느 물건·어느 채권에 미치는지는 담보등기부의 목적물 표시로 공시된다.
담보등기부는 부동산등기부처럼 물건별로 만들지 않고 담보권설정자별로 구분하여 작성한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1항). 목적물 자체에 등기부가 따로 없으니, “담보등기의 목적물인 동산, 채권을 특정하는 데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항”을 등기부에 기록하는 것이 공시의 전부다(같은 조 제2항 제6호). 등기를 신청할 때도 이 특정 사항을 신청서에 기록하여야 한다. 신청서 기록사항인 제47조 제2항 제1호부터 제9호까지에 목적물 특정 사항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2항 제1호). 목적물을 짚어내지 못하는 표시로는 담보권의 범위를 정할 수 없으므로, 법은 특정 가능성을 담보등기의 전제로 삼았다.
동산은 어떻게 특정하나?
여러 개의 동산이더라도 “목적물의 종류, 보관장소, 수량을 정하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목적으로 담보등기를 할 수 있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대법원은 이 규정이 특정방법을 한정적으로 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목적물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2020그872).
집합동산과 장래 동산
구체적 특정 방법은 대법원규칙에 위임되어 있고, 위 결정이 인용한 「동산·채권의 담보등기 등에 관한 규칙」 제35조는 두 방식을 둔다(2020그872). 개별동산은 동산의 종류와 제조번호·제품번호 등 다른 동산과 구별할 수 있는 정보로 특정한다. 집합동산은 동산의 종류와 보관장소의 소재지로 특정하는데, 같은 보관장소에 있는 같은 종류의 동산 전체를 담보목적물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 이는 등기 방식을 정한 규칙 층위의 제한이고, 법률 문언이 드는 「수량」에 의한 특정은 이 등기 방식 안에서는 별도 항목으로 쓰이지 않는다. 그 밖에 동산을 특정하는 데 유익한 사항만 기록할 수 있고, 유익하지 않은 사항을 기록해서는 안 된다.
이 구조에서 특정 문언이 담보권의 범위를 결정한다. 대법원은 여러 개의 동산을 종류와 보관장소로 특정한 집합동산 담보권에서는 같은 보관장소에 있는 같은 종류의 동산 전부가 목적물이라고 한다(2020그872). 등기기록에 종류와 보관장소 외에 중량이 기록되었더라도, 당사자가 중량으로 목적물을 제한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량은 참고사항에 불과하고 목적물이 그 중량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장래에 취득할 동산도 담보로 잡을 수 있다. 동산담보권의 목적인 동산에는 “여러 개의 동산 또는 장래에 취득할 동산”이 포함된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3조 제2항의 여러 개의 동산에도 “장래에 취득할 동산을 포함한다”는 괄호 문언이 있다. 현재 보유하는 동산이든 장래에 취득할 동산이든 하나의 동산담보권으로 묶을 수 있다는 것이 위 결정의 설명이다(2020그872).
집합동산 특정은 이 포섭과 맞물려 작동한다. 위 결정 사안에서는 공장 안 강판을 종류와 보관장소로 특정하였고, 강판의 추가나 교체, 변형이나 가공에도 공장에 있는 강판 전부가 담보목적물이 된다고 보았다(2020그872). 재고처럼 계속 드나드는 물건을 담보로 잡을 때 이 특정 방식이 쓰이는 이유다.
채권담보에서 목적채권은 어떻게 특정하나?
채권담보권의 목적은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명채권이고, 여기에는 “여러 개의 채권 또는 장래에 발생할 채권”이 포함된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여러 개의 채권이더라도 “채권의 종류, 발생 원인, 발생 연월일을 정하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 담보등기를 할 수 있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
같은 항의 괄호 문언은 여러 개의 채권에 “채무자가 특정되었는지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장래에 발생할 채권을 포함한다”고 정한다. 등기기록에는 채권의 종류·발생원인, 발생연월일 또는 발생기간의 시기·종기, 채권자의 성명·주소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성명·주소 등 규칙이 정한 특정사항을 기록해야 한다(동산ㆍ채권의 담보등기 등에 관한 규칙 제35조 제1항 제2호). 설정 당시 채무자가 특정되지 않았거나 발생원인과 발생기간으로 특정되는 다수 채권을 동시에 신청하는 경우에는 예규가 정한 범위에서 채무자 표시를 생략할 수 있다. 등기와 대항요건의 구조는 채권담보권 문서에서 다룬다.
특정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제3조 제2항과 제34조 제2항은 모두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 담보등기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법이 정한 방법으로 특정되지 않는 목적물 표시로는 담보등기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구조다. 등기관은 신청서가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방식에 맞지 아니한 경우 이유를 적은 결정으로써 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5호). 다만 잘못된 부분이 보정될 수 있는 경우에 신청인이 당일 이를 보정하였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조 단서).
등기가 마쳐진 뒤에는 특정 문언의 해석으로 담보권의 범위가 정해진다. 대법원은 특정에 유익하지 않은 사항은 등기기록에 적어서는 안 되고, 집합동산 등기에 함께 적힌 중량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하였다(2020그872). 특정이 아예 되지 않은 채 마쳐진 담보등기의 사법상 효력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실무 체크포인트
- 집합동산을 종류와 보관장소로 특정하면 같은 보관장소에 있는 같은 종류의 동산 전부가 목적물이 된다(2020그872). 중량 등 기재는 목적물을 제한하기로 약정하지 않는 한 참고사항이다.
- 보관장소로 특정하는 등기 신청서에는 동산의 종류와 보관장소의 구체적인 소재지를 적는다. 위 결정이 인용한 등기예규 제1710호 제6조는 토지의 지번을 적고, 건물의 동·호수가 있으면 이를 포함해 적도록 한다(2020그872). 제1710호는 현행이 아니고 현행은 등기예규 제1742호이지만, 목적물 특정을 정한 제6조의 문언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 동산을 특정하는 데 유익하지 않은 사항은 등기기록에 적어서는 안 된다(2020그872).
- 목적채권은 법률의 일반 기준과 규칙의 필수 기록사항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채무자 표시 생략은 설정 당시 채무자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 등 예규가 정한 경우에 한한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 동산ㆍ채권의 담보등기 등에 관한 규칙 제3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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