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상 보호의무는 계약을 이행하면서 상대방의 생명·신체·재산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이다. 계약에서 약속한 주된 급부 외에도 계약의 성질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인정될 수 있다. 구체적인 범위는 상대방의 안전에 대한 신뢰, 위험을 알거나 관리할 수 있는 지위, 제공하기로 한 서비스에 따라 달라진다(민법 제2조, 2011다1330, 2023다244895).
쉽게 말하면 — 숙소가 방을 내주거나 여행사가 일정을 진행하는 것만으로 계약상 의무가 언제나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위험에 관하여 시설을 관리하거나 필요한 안내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모든 사고의 배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에 안전 조항이 없어도 의무가 생기나?
계약의 내용과 성질에 따라 신의칙상 보호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 기획여행업자는 여행 정보를 더 많이 가진 전문가로서 여행지와 시설 이용 등을 정하고, 여행자는 그 안전성을 믿고 계약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관계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사의무와 조치의무를 인정하고, 여행약관의 안전 조항을 그 의무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았다(민법 제2조, 2011다1330).
숙박계약에서도 객실을 제공하는 것에 더하여 고객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하도록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문제 된다. 숙박업자가 객실을 제공한 뒤에도 시설을 점검·관리하면서 지배를 계속하는 계약관계이기 때문이다. 어떤 계약인지를 떠나 모든 상대방에게 똑같은 안전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2023다244895).
보호의무의 범위는 무엇으로 정하나?
보호의무의 범위는 계약상 맡은 역할과 구체적인 위험을 중심으로 정한다. 기획여행에서는 여행지·일정·서비스 제공자의 위험을 미리 조사하고, 예견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할 합리적 조치를 하거나 여행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보호 대상에는 여행자의 생명·신체와 재산이 포함된다(2011다1330).
여행 중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사고가 계약 이행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되고, 여행과 무관한 일상생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여행업자가 사고를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는데 필요한 위험제거 조치를 다하지 못했어야 한다. 필요한 조치는 모든 추상적 위험의 예방이 아니라 개별적·구체적 상황에서 통상 필요한 조치다(2016다6293 판결요지 [1]).
원인 불명 화재로 객실에 생긴 손해는 누가 부담하나?
숙박객이 객실을 사용하던 중 원인 불명 화재로 객실에 발생한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업자가 부담한다. 대법원은 숙박업자가 통상 객실에 대한 지배를 계속하고 안전한 시설 이용을 위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일반적인 임대차에서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를 판단하는 것과 구별한 것이다(2023다244895).
해당 사건은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가 숙박객들에게 구상금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일부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면서도, 숙박객의 계약상 배상책임과 화재 발생·확대에 대한 과실을 부정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보험자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쟁점은 숙박객이 업자 측의 화재 손해를 부담하는지였다(2023다244895).
현지 업체가 일으킨 여행 사고도 계약책임이 되나?
현지 업체가 여행사의 계약 이행을 돕는 지위에 있다면 그 과실이 여행사의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민법상 이행보조자는 반드시 고용되거나 지휘·감독을 받는 사람만을 뜻하지 않는다. 채무자의 의사에 따라 채무 이행에 관여하는 관계인지가 중요하며, 보조자가 다시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채무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도 살펴야 한다(민법 제391조, 2011다1330).
피지 여행 중 선택관광 버스 사고 사건에서는 여행사와 사전에 협의한 현지 업체 및 운전자의 역할, 계약상 약관의 범위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은 그 관광이 여행사의 계약 이행과 관계된 활동이라는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여 여행사의 상고를 기각했다(2011다1330). 이러한 선택관광의 계약 관련성과, 여행자가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활동을 독자적으로 한 경우는 구별해야 한다. 야간 해변 물놀이 사건에서는 계약 관련성과 위험의 예견 가능성 등을 따져 여행사의 보호의무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2016다6293 판결요지 [2]·이유 3).
보호의무를 위반하면 어떤 배상을 청구하나?
계약상 보호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상대방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보호 조치를 해야 했는지,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 고의·과실 등 귀책사유와 그 위반으로 생긴 손해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보호의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와 인과관계에 관한 판단을 생략할 수는 없다(민법 제390조, 2011다1330).
민법 제390조 단서는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를 배상책임에서 제외한다. 이 이행불능의 예외와 구체적인 보호조치를 다했는지는 구별하여 판단해야 한다(민법 제390조).
통상손해가 배상의 한도이고, 특별한 사정으로 생긴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책임이 있다. 채권자에게도 채무불이행에 관한 과실이 있으면 법원은 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해야 한다. 따라서 보호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손해 전부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킨다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393조, 같은 법 제396조).
여행의 하자는 어떤 기간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하나?
여행주최자의 담보책임에 따른 권리는 여행 중에도 행사할 수 있고, 계약에서 정한 여행 종료일부터 6개월 내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674조의8). 하자의 시정·대금 감액·손해배상과 중대한 하자로 인한 해지의 요건은 각각 정해져 있다(같은 법 제674조의6, 같은 법 제674조의7). 이러한 담보책임과 행사기간 규정을 어겨 여행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같은 법 제674조의9).
이 여행계약 규정은 2016년 2월 4일 이후 체결된 여행계약부터 적용된다. 앞서 본 2011다1330과 2016다6293은 각각 2008년과 2012년에 체결된 계약을 다루므로, 현행 담보책임 규정의 적용 시기를 구별해야 한다. 위 6개월은 제674조의6·제674조의7에 따른 권리의 행사기간이며, 모든 보호의무 위반 배상청구에 일괄 적용하는 기간은 아니다(민법 부칙 제4조(2015.2.3) 및 같은 부칙 제1조, 같은 법 제674조의8, 2011다1330, 2016다6293).
사고 뒤에는 어떤 사실을 확인해야 하나?
사고 뒤에는 계약의 서비스 범위와 위험 관리 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여행 사고의 배상에서는 계약서·일정표·안전 안내와 현지 업체의 업무 관계를 확인하고, 사고 원인과 피해 자료로 보호의무 위반과 손해를 연결해야 한다(2011다1330).
숙박 중 화재에서는 객실 점검·출입·관리 자료로 객실의 지배 관계와 숙박객의 과실 여부 등을 살펴야 한다. 원인 불명 화재의 객실 손해를 숙박업자가 부담한다는 판단은 고객 피해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 배상과 구별된다(2023다244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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