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업체가 맡은 경비업무를 고의·과실로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도난 피해가 생겼다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민법 제390조). 귀중품을 금고에 넣지 않았더라도 업체의 고의·중과실까지 면책하는 약관은 효력이 없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기계경비를 맡긴 고객은 경비계약·기기·출동조치와 면책조항의 설명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쉽게 말하면 — 보석상 주인이 귀금속을 진열장에 두고 퇴근했는데 도난을 당한 경우입니다. 계약서에 ‘금고에 넣지 않은 물건은 배상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어도, 업체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생긴 피해까지 면책되지는 않습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업체가 설명해야 할 중요한 면책조항을 설명하지 않고 계약했다면 그 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같은 법 제3조 제3항·제4항).
도난이 났다면 경비업체가 언제 배상해야 하나?
경비업체가 맡은 경비업무를 고의·과실로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손해가 생겼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민법 제390조). 계약을 맺은 고객은 업체가 약속한 경비업무와 실제로 하지 못한 일을 구체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다만 업체의 고의나 과실 없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같은 법 제390조 단서).
업체가 직원을 사용해 경비계약을 이행했다면 그 직원의 고의·과실은 업체의 고의·과실로 본다(민법 제391조). 경비원이 업무수행 중 고의·과실로 경비대상에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 경비업자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경비업법 제26조 제1항).
도난 발생만으로 책임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도 확인해야 한다. 인과관계는 제대로 경비하지 않은 일과 도난 피해의 발생·확대 사이의 관련을 뜻한다. 대법원은 후문 잠금장치의 파손을 놓치고 철수한 사건에서 직원들의 중과실과 도난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96다37589 이유 제1점).
경비계획과 기기는 어떤 기준으로 확인하나?
계약상 경비계획과 기기의 설치·관리 내용, 현행법이 요구하는 설명·대응체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계약에서 맡은 경비계획의 내용은 계약서와 약관으로, 설명·기기관리·출동 준비는 법정 의무와 비교한다.
계약상 경비계획
경비계획을 업체가 작성하고 고객의 승인을 받기로 했다면, 승인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업체의 계획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석상 경비계약 사건에서는 약관이 경비계획의 미비로 생긴 사고의 책임을 업체에 두고 있었다(91다5969 이유).
당시 일반전화 회선은 전화선이 끊기면 신호가 나가지 않았지만, 전용회선은 절단에 따른 이상신호를 받을 수 있었다(91다5969 이유). 대법원은 그 차이를 고객에게 설명하고, 고가품을 취급하는 해당 보석상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용회선으로 경비계획을 세워 설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91다5969 이유). 이는 당시 약관과 통신 방식, 전화선 절단에 대응해 도난을 막을 수 있었던 사정을 함께 판단한 결과다(91다5969 이유).
현행 설명·관리·대응 의무
기계경비업자는 계약할 때 오경보를 막기 위한 기기사용요령과 운영체계를 고객에게 설명해야 한다. 각종 기기가 오작동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도 있다(경비업법 제9조 제1항). 설명자료에는 경보가 들어왔을 때의 조치와 기기의 설치장소·종류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업체는 경보를 수신하면 신속하게 사실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경비업법 제8조). 관제시설 등에서 경보를 받은 때부터 늦어도 25분 이내에 도착시킬 수 있는 대응체제도 갖추어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7조). 이 시간 기준과 별도로 현장에 필요한 조치를 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경비업법 제8조).
출동했다면 언제나 점포 안까지 확인해야 하나?
출동 때마다 내부 확인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 상황에 맞는 필요한 대응은 해야 한다(96다37589 판결요지 [2]). 대법원은 내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중과실이 된다는 원심의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96다37589 이유 제1점).
해당 사건에서는 직원들이 처음 도착했을 때 이미 후문 잠금장치가 파손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파손을 발견하지 못했고, 예비열쇠로 안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 없이 밖의 잠금·조명 상태만 보고 철수했다(96다37589 판결요지 [2]). 대법원은 이러한 구체적 사정에서 중과실과 도난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업체의 상고를 기각했다(96다37589 이유 제1점·주문).
출동에 걸린 시간과 현장 대응은 나누어 살펴야 한다. 경보수신·도착 시각뿐 아니라 어느 출입구를 확인했고 파손 흔적이나 재차 울린 경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확인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3호, 96다37589 이유 제1점).
귀중품을 금고에 보관하지 않았다면 배상을 못 받나?
금고보관 면책약관이 있어도 경비업체나 그 이행보조자·피고용자의 고의·중과실로 생긴 손해까지 면책하지는 못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여러 고객과 계약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조항 중(같은 법 제2조 제1호), 업체의 책임을 없애거나 줄이는 조항이 면책약관이다(같은 법 제7조 제1호·제2호). 업체와 그 이행보조자·피고용자에게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약관이 정한 금고보관 조건을 지키지 않아 생긴 사고에는 업체가 면책될 수 있다(94다2169 판결요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다만 중요한 조항의 설명의무를 어겼다면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같은 법 제3조 제3항·제4항), 상당한 이유 없는 배상제한·위험 전가 조항은 무효다(같은 법 제7조 제2호).
고의·중과실과 금고보관 조항
중과실은 조금만 주의해도 해로운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데 이를 지나친,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 결여를 말한다(96다37589 판결요지 [1]). 보석류를 금고에 넣도록 한 약관도 직원들의 중과실이 인정된 도난사고에서는 업체의 책임을 면제하지 못했다(96다37589 이유 제2점 및 제3점).
다른 보석상 사건에서 대법원은 금고보관 약관을 고의·중과실 외의 경우에 면책을 정한 조항으로 해석하는 한도에서 유효하다고 보았다(94다2169 판결요지). 이어 경비업체의 고의·중과실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94다2169 이유·주문). 따라서 사고 당시 기기의 설치 상태와 관리상 잘못도 면책조항과 함께 살펴야 한다.
그 밖의 면책·배상한도와 개별 합의
업체의 배상 범위를 상당한 이유 없이 제한하거나 업체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약관도 무효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호). 금고의 종류, 보관할 물품, 미보관과 사고 사이의 관계는 실제 계약 문구와 피해 상황을 비교해 확인한다. 예전 판례의 금고·물품 조건 역시 그 사건의 계약에서 정한 내용이었다(94다2169 이유).
고객과 업체가 약관에서 정한 사항을 약관과 다르게 합의했다면 그 개별 합의가 우선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4조). 계약서의 본문뿐 아니라 별도로 주고받은 합의 내용도 함께 보관한다.
약관에 서명했거나 큰 글씨로 적혀 있으면 설명을 들은 것인가?
중요한 면책조항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하며 서명이나 큰 글씨 표시만으로 설명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다만 계약의 성질상 설명이 현저하게 곤란하면 법정 설명의무의 예외가 된다(같은 항 단서). 고객이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경우 등 별도 설명이 필요 없는 사정도 구별해야 한다(2010다19990 이유 1.가).
중요한 내용과 설명의무 위반
대법원은 귀금속의 금고보관 면책조항을 계약 체결 여부·대가와 계약 후 고객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요한 내용으로 보았다(2010다19990 이유 1.다). 조항의 뜻이 명료하거나 큰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는 사정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2010다19990 이유 1.다). 이는 개정 전 약관법의 설명의무를 판단한 판결이며, 현행 설명의무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에 규정되어 있다.
업체가 중요한 내용을 설명할 의무를 어기고 계약했다면 해당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 이는 고의·중과실 면책이나 부당한 위험 전가 조항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경우와 구별된다(같은 법 제7조 제1호·제2호).
설명이 필요 없는 사정의 증명
업체가 별도 설명 없이 약관의 구속력을 주장하려면 설명이 필요 없는 특별한 사정을 증명해야 한다(2010다19990 이유 1.가). 판결이 든 사정은 다음과 같다.
- 고객이 이미 약관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던 경우다(2010다19990 이유 1.가).
- 거래상 일반적·공통적이어서 별도 설명 없이도 고객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인 경우다(2010다19990 이유 1.가).
- 이미 법령으로 정해진 내용을 되풀이하는 데 그친 경우다(2010다19990 이유 1.가).
대법원은 표준약관에도 같은 규정이 있다는 점, 고객이 오래 귀금속업을 했다는 점, 종전 업체의 약관도 같았다는 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2010다19990 이유 1.다). 고객은 실제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정리하고, 업체는 설명자료와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의 근거를 구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보기가 고장 났어도 도난과 관련 없다고 할 수 있나?
기기 고장으로 피해를 막거나 줄일 가능성이 낮아졌다면 도난 피해와의 인과관계를 따로 살펴야 한다(2010다19990 이유 2.나). 대법원은 경보음이 울렸어도 피해를 반드시 막거나 줄일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과관계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2010다19990 이유 2.가~다·주문).
해당 사건에서는 출동요원이 도착하기 전에 범인들이 달아났고, 가게와 같은 건물에 고객이 거주하고 있었다(2010다19990 이유 2.나). 대법원은 경보음이 범인을 초조하게 해 범행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같은 건물의 고객·가족이나 이웃 등이 피해 방지·축소·회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보았다(2010다19990 이유 2.나).
대법원의 결론은 이 사정에서 기기의 작동불량과 피해 발생·확대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2010다19990 이유 2.나). 배상액까지 확정한 것이 아니라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한 사건이므로, 실제 분쟁에서도 고장 내용과 범행 진행, 대응 가능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2010다19990 이유 3).
계약을 맺은 사람 외에 피해자도 청구할 수 있나?
경비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면 그 수익자도 직접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39조 제1항). 수익자는 계약 당사자는 아니지만 계약에 따라 이익을 받는 사람이다. 그 권리는 수익자가 경비업체에 계약의 이익을 받을 의사를 표시했을 때 생긴다(같은 법 제539조 제2항).
회사가 임원 소유 주택의 경비계약을 맺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주택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유자와 동거가족을 계약의 수익자로 보았다(92다23339 판결요지). 반면 모임을 위해 일시 방문했다가 강도를 당한 사람들은 그 계약의 수익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92다23339 이유 2). 그 판단에서는 다음 사정을 종합했다(92다23339 판결요지).
- 약관에 적힌 계약 목적과 경비대상, 손해배상 규정을 살폈다(92다23339 이유 2).
- 경비업무의 성질과 대인배상 한도액을 고려했다(92다23339 판결요지).
- 건물의 소유·사용관계와 계약을 체결한 동기·경위를 고려했다(92다23339 판결요지).
따라서 계약자가 아닌 피해자는 자신과 건물의 관계뿐 아니라 계약이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92다23339 판결요지). 계약상 수익자 여부와 별도로, 경비원이 업무수행 중 고의·과실로 제3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경비업자는 이를 배상해야 한다(경비업법 제26조 제2항).
사고 뒤 어떤 자료로 배상 범위와 금액을 확인하나?
계약·설명자료와 경보·출동기록, 피해내역을 나누어 경비의무 위반과 손해를 확인해야 한다. 계약에서 정한 배상 범위와 실제 피해액을 비교하고, 면책이나 감액 주장이 있으면 그 근거를 따로 확인한다.
계약자료와 사고 기록
기계경비업자는 고객에게 아래 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교부하는 방법으로 설명해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전자문서는 계약상대방이 원하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같은 항).
- 해당 경비업무의 관제시설·출장소 명칭과 소재지를 알려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1호).
- 경보를 받았을 때 취하는 조치를 알려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2호).
- 기기의 설치장소·종류와 그 밖의 기계장치 개요를 알려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3호).
- 오경보 발생원인과 송신기기 유지·관리방법을 알려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4호).
업체는 이 자료와 함께 손해배상 범위와 배상액에 관한 사항을 적은 서면도 교부해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제2항). 전자문서의 사용 조건은 이 자료에도 같다(같은 조 제1항·제2항).
업체는 출장소별로 경보수신·현장도착 일시와 조치 결과를 기록해 두어야 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3호). 오경보인 경우에는 발생 시설과 조치 결과도 기록해야 한다(같은 항 제4호). 이 두 종류의 기록은 해당 경보를 수신한 날부터 1년간 보관해야 하므로, 사고 뒤 업체에 기록 보존과 제공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같은 영 제9조 제2항).
이 보관기간은 업체의 기록 보관의무에 관한 기간으로, 고객의 배상청구 기한과는 구별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9조 제2항). 고객은 계약·설명자료 외에 도난품의 종류·가액·보관장소, 출입구의 파손 상태, 기기의 고장 여부를 보여 주는 자료도 모아 배상 협의에 제시한다. 경비의무 위반과 피해 발생·확대의 관련을 설명하려는 준비이며, 기록의 보존·제공 요청은 사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행동이다.
배상 범위와 고객의 과실
채무불이행에 따른 배상은 통상 생기는 손해가 한도다(민법 제393조 제1항). 특별한 사정 때문에 생긴 손해는 업체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해 배상책임이 있다(같은 조 제2항). 특별한 피해를 주장한다면 그 사정을 업체가 알 수 있었던 자료도 함께 정리한다.
고객에게도 채무불이행에 관한 과실이 있다면 법원은 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해야 한다(민법 제396조). 실제 배상액은 손해의 범위와 고객의 과실뿐 아니라 배상한도 약관의 효력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상당한 이유 없이 업체의 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약관은 무효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호).
실무 체크포인트
- 계약서·약관과 별도 합의를 함께 모으고, 경비대상·기기·배상 범위에 관한 서면을 확인한다(경비업법 시행령 제8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4조).
- 금고 미보관을 이유로 면책을 주장하면 해당 물품·금고의 계약 조건과 업체의 고의·중과실 여부를 나누어 확인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
- 면책조항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설명받았는지 정리한다. 설명의무를 어기고 체결한 약관은 업체가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제4항).
- 업체에 경보·출동·조치 기록의 보존과 제공을 요청한다. 경보수신·도착 및 조치 결과와 오경보 기록의 법정 보관기간은 해당 경보수신일부터 1년이다(경비업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3호·제4호, 제2항).
- 계약자가 아닌 피해자는 계약의 보호대상에 자신이 포함되는지 확인하고, 수익자라면 업체에 계약의 이익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한다(민법 제53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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