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소유자가 아닌 임대인과 맺은 임대차도 그 임대인이 주택에 관하여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에 포함된다(2012다45689 판결요지 [1]). 다만 이 법이 적용되려면 적어도 그 주택에 관하여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이 요구된다(2012다93794 판결요지 [1]).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주택을 인도받은 매수인에게서 매매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임차해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해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2007다38908 판결요지 [2]).
쉽게 말하면 — 집 소유자가 아닌 사람과 계약했다고 해서 곧바로 보호를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그 집을 빌려줄 적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대상이 됩니다. 빌려줄 권한이 없는 사람과 맺은 임대차에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집을 담보신탁으로 신탁회사에 넘긴 사람이 신탁회사 동의 없이 빌려주었다가, 뒤에 신탁회사로부터 소유권을 되찾아 빌려줄 권한을 얻은 사안에서 보호를 인정한 판결이 있습니다. 그래도 계약 전에 상대방이 무슨 근거로 집을 빌려주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소유자가 아닌 사람과 맺은 임대차도 보호받나
임대인에게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으면 보호받는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는 반드시 임차인과 주택 소유자인 임대인 사이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2012다45689 판결요지 [1]). 주택 소유자는 아니더라도 주택에 관하여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도 포함된다(같은 판결요지 [1]). 같은 법리를 2007다38908 판결요지 [1]과 2018다44879 판결요지 [1]도 밝혔다.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어도 대항력은 법정 요건을 갖추어야 생긴다.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인도·주민등록의 구체적인 요건은 대항력에서 다룬다.
임대권한이 있었는지는 사안의 사정으로 판단한다. 2012다45689에서 원심은 임대인이 등기부상 주소가 같은 사람과 함께 임대차계약 체결 전후에 건물과 분할 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점을 들었다(이유 1.). 원심은 함께 소유권을 취득한 그 사람이 임대차계약 체결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들어 임대인에게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었다고 판단했다(같은 판결 이유 1.). 대법원은 원심의 이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하였다(같은 판결 이유 1.).
권한이 없는 사람과 계약하면 어떻게 되나
적법한 임대권한이 없는 사람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2012다93794 판시사항 [1]). 2018다44879에서 부동산담보신탁의 위탁자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수탁자의 승낙이 없이는 주택을 임대할 수 없었다(이유 3.). 그 뒤 위탁자가 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회복해 적법한 임대권한을 취득한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임대차계약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고 했다(같은 판결요지 [1]·이유 3.). 같은 판결은 2012다93794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려면 적어도 주택에 관하여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이 요구된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 결론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했다(2018다44879 이유 4.). 그 사안에서 대항력이 언제 생겼는지는 아래 부동산담보신탁 부분에서 다룬다.
2012다93794의 사안에서 甲은 임의경매절차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의 지위에 있던 乙과 주택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주택을 인도받아 전입신고를 마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 다음날 乙이 매각대금을 완납하고 丙 주식회사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었다(2012다93794 판결요지 [2]).
대법원은 乙이 최고가매수신고인이라는 것 외에는 임대차계약 당시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보았다(같은 판결요지 [2]). 그런데도 甲이 아직 매각대금을 납부하지도 아니한 최고가매수신고인에 불과한 乙로부터 주택을 인도받아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를 갖추었다는 것만으로 우선변제권을 취득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했다(같은 판결요지 [2]).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했다(같은 판결 주문).
같은 판결은 甲이 소액임차인으로서 일정 금액을 최우선으로 배당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2012다93794 이유 2.). 최고가매수신고인의 지위와 소유권 취득 시점은 최고가매수신고인에서 다룬다.
매수인에게서 빌렸는데 매매계약이 해제되면 어떻게 되나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주택을 인도받은 매수인에게서 해제 전에 임차해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을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2007다38908 판결요지 [2]). 이 결론은 임대인인 매수인에게 임대권한이 있고 임차인이 해제 전에 대항요건을 갖추어,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할 때의 것이다. 판례는 매매계약뿐 아니라 분양계약이 해제된 사안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했다.
매수인의 임대권한
판례는 매수인의 임대권한을 인도받은 매수인의 사용·수익 지위로 설명하기도 하고, 인도에 더해 매도인의 임대권한 부여로 설명하기도 했다.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은 매수인은 그 물건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지위에서 그 물건을 타인에게 적법하게 임대할 수 있다(2007다38908 판결요지 [2]). 2023다201218은 법리 부분에서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은 매수인은 그 물건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지위에서 타인에게 적법하게 임대할 수 있다고 했다(이유 1.). 2008다65617은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매매목적물인 주택을 인도받은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그 주택의 임대권한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부여받은 경우에 관한 법리를 설시했다(이유).
해제 전 대항요건과 제3자 보호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주택을 인도받은 매수인으로부터 매매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계약해제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에 해당한다(2007다38908 판결요지 [2]). 그러므로 임대인의 임대권원의 바탕이 되는 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을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같은 판결요지 [2]). 2023다201218도 같은 법리를 밝혔다(이유 1.).
판례가 든 단서는 민법 제548조 제1항의 「그러나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부분이다. 같은 항 본문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정한다. 해제에서 보호되는 제3자의 일반적인 범위는 해제에서 다룬다.
분양계약이 해제된 사례
수분양자에게서 임차한 사안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2007다38908에서 수분양자 지위 양수인은 수분양자 지위를 양수한 같은 날 임차인에게 아파트를 임대했다(이유 2.). 수분양자 지위 양수인은 당초의 수분양자가 중도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받은 대출금채무를 함께 인수했으나, 이를 상환하거나 담보대출로 전환하지도 아니하였다(같은 판결 이유 2.). 그러면서도 관리사무실로부터 정상적으로 열쇠를 교부받아 임차인을 아파트에 입주케 하였고, 입주한 그날 임차인은 주민등록전입신고를 마쳤다(같은 판결 이유 2.). 그 후 분양자는 수분양자 지위 양수인이 대출금채무를 상환하지 아니하여 은행으로부터 상환을 요구받자, 연체이자를 대위변제하고 분양계약상의 특약에 따라 분양계약을 해제했다(같은 판결 이유 2.). 대법원은 임차인이 아파트 소유자인 분양자에 대하여 임차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고 했다(2007다38908 판결요지 [3]).
대법원은 수분양자 지위 양수인이 입주를 위하여 요구되는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열쇠를 교부받아 임차인을 입주케 한 이상 분양계약의 이행으로 아파트를 인도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2007다38908 이유 2.). 원심은 임차 당시 수분양자 지위 양수인이 분양계약상의 대금지급의무를 모두 이행하여 소유권이전등기만 넘겨받으면 되는 상태였으므로 임대할 적법한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같은 판결 이유 2.). 대법원은 그 판단이 민법 제587조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다고 보아 임차인이 대항할 수 있다고 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했다(같은 판결 이유 2.).
2008다65617에서는 아파트 수분양자가 입주 잔금을 지급할 무렵 분양계약에 따라 분양자로부터 아파트를 인도받고 나아가 그 임대권한을 묵시적으로 부여받았다고 보았다(판시사항 [2]). 그래서 수분양자로부터 아파트를 임차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정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이 분양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으로 분양자의 명도청구에 대항할 수 있다고 했다(2008다65617 판시사항 [2]). 대법원은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했다(같은 판결 주문).
2023다201218에서 대법원은 매수인이 소유자로부터 임대권한을 부여받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분양계약의 이행으로 주택을 인도받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이유 3.). 그렇다면 임차인은 분양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등기명의인이나 그 뒤 주택을 양수한 사람에게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고 하여, 대항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다(같은 판결 이유 3.).
신탁이나 양도담보가 된 주택은 누가 임대할 수 있나
부동산담보신탁이 된 주택의 임대권한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수탁자에게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2018다44879 판결요지 [1]). 양도담보가 된 부동산은 양도담보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기로 하는 약정이 없는 이상 설정자에게 임대할 권한이 있다(2001다40213 판결요지). 등기명의와 임대권한의 귀속이 담보의 형식에 따라 다르므로 계약 전에 약정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담보신탁
위탁자가 수탁자의 동의 없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회복한 때에는 임대차계약에 대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2018다44879 판결요지 [1]). 그 사안에서 위탁자는 수탁자의 승낙 없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임차인은 같은 날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쳤다(같은 판결 판시사항 [3]). 그 후 위탁자가 주택에 관하여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신용협동조합이 같은 날 주택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같은 판결 판시사항 [3]).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공시방법이 되려면 주민등록에 따라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2018다44879 판결요지 [2]). 사안에서 위탁자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적법한 임대권한을 취득하였다(같은 판결요지 [3]).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친 날부터 주민등록에는 소유자 아닌 임차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같은 판결요지 [3]). 그래서 제3자가 보기에 임차인의 주민등록이 소유권 아닌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같은 판결요지 [3]).
임차인의 주민등록은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마친 날부터 임대차를 공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임차인은 위탁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즉시 임차권의 대항력을 취득하였다(같은 판결요지 [3]).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임차인이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에 이루어졌으므로, 임차인은 임차권으로 임의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했다(같은 판결요지 [3]).
양도담보
일반적으로 부동산을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양도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목적부동산에 대한 사용수익권은 채무자인 양도담보 설정자에게 있다(2001다40213 판결요지). 설정자와 양도담보권자 사이에 양도담보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기로 하는 약정이 없는 이상 목적부동산을 임대할 권한은 양도담보 설정자에게 있다(같은 판결요지).
대법원은 설정자가 양도담보권자로부터 임대할 대리권을 수여받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2001다40213 이유 2.). 그리고 원심판결 중 양도담보권자인 피고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했다(같은 판결 주문).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것은 임대권한의 귀속과 계약 체결의 성격이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 여부는 쟁점이 되지 않았다.
명의신탁자와 맺은 임대차는 어떻게 되나
주택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진 명의신탁자와 체결한 임대차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에 포함된다(98다49753 판결요지 [1]). 이 경우 임차인은 등기부상 주택의 소유자인 명의수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적법한 임대차임을 주장할 수 있고, 명의수탁자는 소유자임을 내세워 명도를 구할 수 없다(같은 판결요지 [1]). 그 사안에서 명의수탁자는 1995. 2. 18. 건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함으로써 명의신탁자로부터 그 소유명의를 신탁 받았다(같은 판결 이유 2.). 임차인은 1996. 1. 29. 명의신탁자로부터 건물을 임차했다(같은 판결 이유 1.).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경우 명의신탁자에게 적법한 임대권한이 있는지는 이 판결이 판단하지 않았다. 명의신탁의 유형에 따른 차이와 명의수탁자의 임대인 지위 승계는 명의신탁 주택 임차인의 대항력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등기명의인이 아닌 사람과 계약할 때는 그 사람이 그 주택에 관하여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는지 확인한다(2012다93794 판결요지 [1]).
- 경매절차의 최고가매수신고인과 계약하려면 최고가매수신고인이라는 것 외에 임대권한을 인정할 자료가 있는지 확인한다(2012다93794 판결요지 [2]).
- 매수인·수분양자와 계약할 때는 매매·분양계약의 이행으로 주택을 인도받았는지 확인한다(2007다38908 판결요지 [2]·[3]).
- 매도인·분양자가 임대권한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부여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가 있으면 함께 확보한다(2008다65617 판시사항 [1]·[2]).
- 매수인·수분양자에게서 임차했다면 매매·분양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쳤는지 확인한다(2007다38908 판결요지 [2]).
- 부동산담보신탁등기가 된 주택은 신탁계약에서 임대권한을 누구에게 두었는지와 수탁자의 동의가 있는지 확인한다(2018다44879 판결요지 [1]).
- 양도담보권자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은 양도담보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지 확인한다(2001다40213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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