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채권이 압류되어도 자동채권자는 압류채권자를 상대로 소송에서 상계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송자료에 상계 의사표시가 나타났는지와 그 상계로 압류채권자에게 실제 대항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판단한다(민법 제493조; 민법 제498조; 2003다13451; 2023다307383).
쉽게 말하면 — 압류 뒤 소송에서 상계를 주장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법원은 먼저 준비서면과 제출서류에 상계 의사가 포함됐는지 확인합니다. 그다음 자동채권이 실제로 있는지, 두 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인지 봅니다. 이어서 자동채권의 취득시점과 두 채권의 변제기를 압류 송달시점(가압류에서 전이된 경우 가압류 송달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해 채권자에게 맞설 수 있는 상계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재판상 상계와 압류채권자에 대한 대항은 어떻게 다른가
재판상 상계는 소송에서 상대방에게 상계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다. 상계의 의사표시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재판 밖에서뿐 아니라 재판상으로도 할 수 있다. 수동채권이 제3자에게 압류된 경우에는 자동채권자가 그 압류채권자를 상대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2003다13451; 2023다307383).
이것은 상계 의사표시의 상대방과 방식에 관한 법리다. 그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해서 자동채권의 존재와 상계적상,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시기 요건까지 당연히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2023다307383도 원심이 상계 항변을 심리하지 않은 점을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을 뿐, 피고의 상계가 최종적으로 유효하다고 확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판단은 다음 순서로 나뉜다.
| 단계 | 확인할 질문 | 주요 근거 |
|---|---|---|
| 의사표시 | 준비서면·변론·제출서류에 압류채권자를 상대로 한 상계 의사가 포함됐는가 | 민법 제493조; 2003다13451; 2023다307383 |
| 자동채권 | 자동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채무의 성질상 상계가 허용되는가 | 2023다307383; 민법 제492조 제1항 단서 |
| 상계적상 | 같은 종류의 목적을 가진 두 채무가 이행기에 있는가 | 민법 제492조 |
| 압류 대항 | 자동채권의 취득시점과 두 채권의 변제기가 압류 송달시점(가압류에서 전이된 경우 가압류의 효력 발생 시점) 기준을 충족하는가 | 민법 제498조; 2011다45521 전원합의체 다수의견; 2007다35152 |
| 효과 | 두 채무가 언제 대등액에서 소멸하는가 | 민법 제493조 제2항 |
소송자료에 상계라는 뜻이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가
2023다307383은 제출된 소송자료로 충분히 심리되어 상계 의사표시를 인정해도 상대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줄 우려가 없다고 보이는 사안에서, 그 주장을 상계 항변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2023다307383). 주요사실의 주장은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경우뿐 아니라 서증을 제출하며 입증취지를 진술해 서증에 기재된 사실을 주장하거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간접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2023다307383 판시사항 [1]·이유).
2023다307383에서 피고는 항소이유서의 “상계” 항목에서 압류·추심명령 전에 상계적상에 있던 대여금채권으로 상계합의를 했다는 취지를 주장했다. 동시에 압류채무자 명의의 인정 문구가 있는 상계 통지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대법원은 항소이유서의 주장에 추심권능을 행사하는 원고를 상대로 한 재판상 상계 의사표시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다. 그 서증으로 원고와 압류채무자 모두에게 재판 외 상계 의사표시를 한 사실도 알 수 있다고 보았다. 또 상대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줄 우려도 없다고 보아 상계 항변을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03다13451에서도 제3채무자는 압류채무자에 대한 사전구상권과 출자지분환급청구권의 상계를 주장했다. 대법원은 그 주장을 당연상계나 압류채무자에 대한 상계 주장과 함께, 이와는 별도로 압류·추심채권자에 대한 재판상 상계 의사표시로 볼 여지도 있으므로 원심이 석명권을 행사하여 상계 주장을 명확히 하였어야 한다고 보았다(2003다13451). 그 주장이 재판상 상계를 포함한다면 각 채권의 성립 여부, 채권액과 변제기 등 상계적상에 관한 요건사실을 심리·확정해야 한다고 보았다(2003다13451). 그 주장이 재판상 상계를 포함하고 압류가 있은 후에 상계적상에 있게 된 경우라면 압류에도 불구하고 상계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도 심리·확정해야 한다고 보았다(2003다13451).
두 판례는 모호한 주장을 언제나 상계로 인정하라는 뜻이 아니다. 당사자가 제출한 소송자료에 상계의 대상이 되는 두 채권과 대등액 소멸의 의사가 나타났는지를 전체적으로 판단하고, 불분명하면 주장의 뜻을 분명히 한 뒤 심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압류 전후의 어느 시점을 비교해야 하는가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압류의 효력이 생긴다(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따라서 결정일이나 채권자가 신청한 날이 아니라 제3채무자 송달일을 기준으로 자동채권의 취득시점과 두 채권의 변제기를 배열한다.
2011다45521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이 제시한 상계 대항 기준은 채권압류명령뿐 아니라 채권가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에게도 적용된다(2011다45521). 2011다45521·2007다35152는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전이된 사안에서 가압류의 효력이 생긴 때를 기준으로 상계 대항 여부를 판단했다(2011다45521; 2007다35152).
지급금지명령을 받은 뒤 취득한 자동채권으로는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압류의 효력이 생길 당시 두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지 않고 자동채권의 변제기도 도래하지 않았다면,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피압류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해야 한다(민법 제498조; 2011다45521 전원합의체 다수의견). 이 시기 기준의 전체 설명은 제3채무자의 「상계로 대항할 수 있는 범위」가 담당한다.
예외적으로 제3채무자의 자동채권이 피압류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면, 압류의 효력이 생긴 후에 자동채권이 발생했더라도 상계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2007다35152 판결요지 [1]). 이 경우 자동채권이 발생한 기초가 되는 원인은 수동채권이 압류되기 전에 이미 성립하여 존재하고 있었으므로, 그 자동채권은 민법 제498조의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2007다35152). 이 예외를 모든 압류 전 계약관계에 일반화해서는 안 되고, 두 채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재판상 상계가 인정되면 어떤 효과가 생기는가
상계가 적법하면 두 채권은 상계할 수 있었던 때로 소급하여 대등액에서 소멸한다(민법 제493조 제2항). 재판상 의사표시를 한 날에 처음 소멸하는 것으로만 계산하지 않는다. 다만 소급효를 판단하려면 자동·수동채권이 실제로 상계적상에 이른 시점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
압류채권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제3채무자가 압류채무자와의 관계에서 상계를 주장할 사정이 있더라도 그 상계로는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반대로 요건을 갖춘 상계가 인정되면 피압류채권은 대등액에서 소멸하므로 추심청구의 범위도 그만큼 줄어든다.
압류가 경합한 경우에도 제3채무자가 정당한 추심권자에게 변제하거나 집행공탁 또는 상계로 피압류채권을 소멸시키면 그 효력은 경합 관계의 다른 압류채권자에게도 미친다(2001다10748, 구 민사소송법 사건·현행 민사집행법 제229조·제232조 참조). 따라서 한 추심소송의 당사자만 보지 않고 같은 채권에 대한 다른 압류·가압류와 공탁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
상계가 다른 소송에서도 주장되었다면 같은 자동채권이 그 사건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도 확인한다. 다른 사건의 당사자·자동채권·판결 확정 여부를 함께 살핀다.
실무 체크포인트
- 압류명령(가압류에서 전이된 경우 가압류명령)의 제3채무자 송달일을 확정한다(민사집행법 제227조; 2011다45521; 2007다35152).
- 준비서면에 자동채권·수동채권·상계할 금액과 압류채권자를 상대로 한 의사표시를 분명히 적는다(2003다13451; 2023다307383).
- 자동채권의 발생·취득·변제기와 피압류채권의 변제기를 송달일 기준으로 배열한다(민법 제498조; 2011다45521).
- 재판상 상계를 할 수 있다는 법리와 압류채권자에 대한 대항요건 충족을 구별한다(2023다307383).
- 상계적상 시점을 기준으로 소멸하는 대등액을 계산한다(민법 제493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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