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증거란 디지털 방식으로 생성·저장된 증거로, 컴퓨터용 자기디스크·광디스크 등 정보저장매체에 담겨 제출되는 것이다. 전자문서와 전자증거는 외연이 다르다. 전자문서는 전자적 형태로 작성·저장된 정보로서 문서(서증)에 준해 다루는 영역이고, 전자증거는 음성·영상·로그 등 디지털 증거 일반을 가리킨다. 민사소송법은 도면·사진·녹음테이프·컴퓨터용 자기디스크 등 “문서가 아닌 증거”의 조사방법을 대법원규칙에 위임한다(민사소송법 제374조). 그래서 전자증거는 그 성질에 따라 문자정보는 문서(서증)에 준해, 음성·영상은 검증으로 나뉘어 조사된다 — 이 구분이 전자증거 조사의 뼈대다.
쉽게 말하면 — 이메일, 카카오톡 화면, 녹음파일, CCTV 영상처럼 디지털로 된 증거를 재판에서 어떻게 다루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종이서류와 다루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문자정보는 어떻게 조사하나
문자정보 전자증거는 출력문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한다. 자기디스크 등에 저장된 문자정보를 증거로 할 때는 읽을 수 있게 출력한 문서를 제출할 수 있고(민사소송규칙 제120조 제1항), 이 출력문서는 서증의 방법으로 조사한다. 다만 출력문서 제출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어서, 저장매체 자체에 대한 검증으로 조사할 수도 있다. 법원이 명하거나 상대방이 요구한 때에는 입력자·입력일시·출력자·출력일시를 밝혀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이메일이나 문자 내용은 출력해서 서류처럼 냅니다. 상대가 “그 내용이 맞느냐”고 다투면, 누가 언제 입력하고 출력했는지를 밝혀야 합니다.
음성·영상은 어떻게 조사하나
음성·영상 자료는 매체를 재생해 검증하는 방법으로 조사한다(민사소송규칙 제121조 제2항). 녹음·녹화파일의 증거조사를 신청할 때는 녹음·녹화된 사람, 녹음·녹화를 한 사람, 일시·장소를 밝혀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21조 제1항). 법원이 명하거나 상대방이 요구하면 녹취서 등 내용 설명 서면도 제출해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21조 제3항). 도면·사진 등 그 밖의 물건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감정·서증·검증 규정을 준용한다(민사소송규칙 제122조).
녹음파일이나 동영상은 법정에서 틀어 보는 방식(검증)으로 조사합니다. 신청할 때 누가 언제 어디서 녹음·녹화했는지를 적어야 합니다.
전자증거의 동일성·무결성
전자증거의 핵심 쟁점은 동일성·무결성이다. 전자증거는 복제·편집이 쉬워, 제출된 출력물·복제본이 원본과 같은지(동일성)와 위·변조·편집이 없는지(무결성)를 둘러싼 진정성립 다툼이 빈번하다. 규칙이 문자정보의 입력자·입력일시·출력자·출력일시를 밝히게 한 것(민사소송규칙 제120조 제2항)도 이 동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실무에서는 원본 매체의 보존, 해시값, 메타데이터로 무결성을 뒷받침한다.
디지털 증거는 복사·편집이 쉬워서, 상대가 “이거 조작된 거 아니냐”고 다투기 쉽습니다. 그래서 누가 언제 만들고 출력했는지, 원본 파일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밀녹음도 증거가 되나
상대방 몰래 녹음했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대화 당사자가 한 녹음은 채택 여부가 법원 재량에 속한다. 다만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제3자가 몰래 녹음한 경우는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통신비밀보호법 제4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내가 낀 대화의 녹음과 남의 대화를 엿들은 녹음은 취급이 다르다.
비밀녹음 밖의 위법수집 전자증거도 같은 틀로 본다. 통신비밀보호법처럼 증거사용을 금지하는 명문이 있으면 비교형량 없이 증거능력이 부정되지만, 타인의 휴대전화·이메일·SNS를 무단으로 열람·복사한 경우처럼 명문이 없는 위법수집 전자증거는 일률적으로 배제되지 않고, 인격적 이익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비교형량해 개별적으로 증거능력을 정한다(2024다222212 · 증거능력과 증거력).
내가 낀 대화를 녹음한 것은 대체로 증거로 쓸 수 있지만, 내가 끼지 않은 남들끼리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은 못 씁니다. 남의 휴대전화·이메일을 몰래 본 것 같은 다른 위법 증거는, 진실을 밝힐 필요와 상대방 피해를 견줘 사안마다 판단합니다.
전자소송에서는 어떻게 조사하나
전자소송에서는 전자문서 자체가 증거조사 대상이 된다. 문자정보는 모니터로 열람하는 방법, 음성·영상정보는 청취·시청하는 방법으로 조사한다(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종이서류를 스캔해 변환·등재한 전자화문서는 원래의 서류와 동일한 것으로 본다(전자소송법 제10조). 다만 원본의 존재·내용에 이의가 있으면 변환 전 원본으로 조사한다.
전자소송에서는 종이 대신 화면으로 서류를 보고, 음성·영상은 틀어서 봅니다. 종이서류를 스캔한 것은 원본과 같게 취급하되, 진짜냐 다툼이 있으면 원본 종이를 확인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이메일·카카오톡 캡처·문자는 출력문서를 서증으로 신청한다(민사소송규칙 제120조). 동일성 다툼에 대비해 작성자·일시·출력자를 미리 특정해 둔다. 다만 캡처 출력물만으로는 무결성 입증에 한계가 있어, 상대가 동일성을 다투면 원본 데이터(저장 매체)나 사실조회(서버 보존자료)가 필요할 수 있다.
- CCTV·녹음파일은 검증으로 처리한다(민사소송규칙 제121조). 검증 신청서에 녹음·녹화된 사람·일시·장소를 명시한다. 소장 단계에서 서증 외에 검증 신청 취지를 함께 적어 누락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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