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법인등이 고의·과실로 현저히 부당한 평가나 거짓 기재를 하여 의뢰인 또는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를 주면 배상책임을 진다(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가격 차이의 정도뿐 아니라 조사 내용, 평가서의 사용 범위, 실제 손해를 함께 따져야 한다.
쉽게 말하면 — 은행이 잘못 부풀려진 부동산 평가를 믿고 대출한 경우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평가 오류와 초과대출 손해의 관계가 인정됩니다(2006다64627 판결요지 [4]). 배상액은 못 받은 대출금 전부가 아니라 정당한 담보가치를 넘겨 빌려준 부분이며, 잘못된 평가와 정당한 평가에서 나온 담보가치 차액이 한도입니다(98다56416 판결요지 [5]). 은행도 필요한 조사를 소홀히 했다면 그 과실이 배상책임의 면제나 감경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2006다64627 판결요지 [4]).
어떤 감정평가 오류에 배상책임이 생기나?
감정평가법인등은 고의·과실로 현저한 가격 차이나 서류의 거짓 기재를 일으켜 손해를 주면 배상책임을 진다(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여기서 감정평가법인등은 사무소를 개설한 감정평가사와 인가받은 감정평가법인을 말한다(같은 법 제2조 제4호).
가격 차이는 감정평가 당시의 적정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법은 고의뿐 아니라 과실에 의한 부당한 평가도 배상 대상으로 정한다(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감정평가서에서 평가시점과 평가액, 작성한 사무소·법인의 이름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구 지가공시법상 책임을 판단하면서 평가액이 적정가격의 1.3배를 넘는지를 유일한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다(96다52427 판결요지 [1]). 부당한 평가에 이른 고의·과실의 내용도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판단한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당시 법령의 평가기준을 무시한 자의적 평가라면 가격 차이가 그 비율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같은 판결 이유 2.나).
의뢰인은 약정한 조사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대한 계약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90조, 2006다82625 판결요지 [1]·[2]). 다만 평가업자의 고의·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계약상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민법 제390조 단서). 고의·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손해를 입었다면 불법행위 책임도 문제 된다(같은 법 제750조). 감정평가 제도와 법원 감정의 일반적인 절차는 감정평가에서 설명한다.
의뢰인이 아닌 사람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
감정평가 의뢰인뿐 아니라 선의의 제3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선의의 제3자는 우선 평가 내용이 거짓이거나 당시 적정가격과 현저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사람이어야 한다(99다28661 판결요지).
평가서에 목적 외 사용이나 의뢰인 아닌 사람의 사용을 금지하는 문구가 있으면 그 사용제한도 중요하다. 그 제한에 어긋나게 평가서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용한 사람은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99다28661 판결요지·이유). 평가서의 제출처, 평가목적, 사용제한 문구와 실제 이용 경위를 대조해야 한다.
다만 제출처가 처음부터 자기 이름이 아니었다고 언제나 청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리스회사가 계약 전에 평가기관에 채권기관 명의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자신도 담보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인식한 사안이 있다. 대법원은 실제 명의변경 경위 등을 함께 보아 그 회사를 선의의 제3자로 인정했다(2006다64627 이유 1.다). 이 판결과 앞의 판결은 구 지가공시법의 선의의 제3자 규정을 해석한 것이다.
평가기준과 권리관계는 어디까지 조사해야 하나?
감정평가법인등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토지의 상태와 사용 제한을 조사하고, 약정한 임대차 조사도 이행해야 한다(98다56416 판결요지 [1], 2006다82625 판결요지 [1]). 가격을 정하는 조사와 권리관계·임대차를 확인하는 조사는 다음과 같이 살핀다.
평가방법과 토지의 상태
감정평가법인등은 원칙적으로 이용가치가 비슷한 토지의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적정한 실거래가가 있으면 이를 기준으로 할 수 있다(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담보권 설정·경매 등 법령이 정한 평가에서는 토지의 임대료·조성비용 등을 고려하는 특례도 있다(같은 조 제2항).
비교표준지는 평가대상과 비교하는 표준지다. 구법 적용 판례는 용도지역이나 주변 환경이 다소 다르더라도 그 차이를 평가에 반영할 수 있으면 표준지 선정 자체를 잘못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2006다64627 판결요지 [1]). 반면 전용허가를 받은 임야의 사용 제한을 조사하지 않고 부적절한 표준지로 평가한 사안에서는 배상책임을 인정했다(98다56416 판결요지 [3]).
담보평가에서는 대출기간의 불확실성, 담보물의 변동가능성, 일정 기간 안에 처분하여 회수할 수 있는 가격을 고려해야 한다(2006다64627 판결요지 [2]). 형질변경 중인 토지라면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살핀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 형질변경이 적법한지, 공사가 얼마나 진행되었고 완공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택지 등으로 조성 중이라면 공사비용과 진행 정도, 예상 조성기간을 함께 고려한다.
권리관계의 발견 가능성
하천구역에 편입되어 국유지가 된 사안에서는 이를 의심할 객관적으로 명백한 사유가 있었는지가 중요했다. 통상 요구되는 주의를 기울였다면 쉽게 알 수 있었는데도 놓쳤다면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2001다19295 판결요지 [2]).
반대로 현장·공적 서류 조사를 통상 요구되는 주의에 따라 성실히 했어도 하천편입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면,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만으로 과실이라고 할 수 없다(2001다19295 판결요지 [2]). 대법원은 외관상 식당 부지이고 교부받은 공적 서류에도 의심할 기재가 없었던 사안에서 평가법인의 책임을 인정한 판단을 파기했다(같은 판결 이유 2.나).
약정한 임대차 조사
금융기관과 임대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하기로 약정했다면 평가업자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유무와 보증금 액수를 조사하여 알려야 한다(2006다82625 판결요지 [1]). 대항력은 임차인이 주택의 양수인 등 제3자에게도 임대차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효력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제4항).
소유자 가족의 말만 믿고 임차인이 없다고 적는 것으로 의무를 다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인근 주민에게 문의하는 등 가능한 방법으로 조사했어야 한다고 보았다(2003다24840 이유 1). 그런 조사로도 확인할 수 없거나 조사 자체가 불가능했다면, 그 사정을 금융기관에 알려 임차인이 있을 가능성에 주의를 환기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같은 판결 이유 1).
다른 조사기관의 전화조사 결과만으로 실제와 다른 임대차확인서를 낸 경우에도 약정한 조사의무 위반이 인정되었다(2006다82625 판결요지 [2]). 조사 범위를 판단하려면 업무협약과 조사 의뢰 내용을 함께 보아야 한다.
평가 오류와 대출손해의 관계는 어떻게 증명하나?
금융기관이 부당한 평가를 믿고 초과대출을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평가 오류와 손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2006다64627 판결요지 [4]). 금융기관에 대출심사상 과실이 있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인과관계가 끊기지는 않는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4]). 일반적인 판단 기준은 상당인과관계에서 설명한다.
청구하는 금융기관은 평가서를 믿고 대출한 경위와 초과대출 손해를 제시해야 한다. 평가업자가 “평가와 무관하게 대출 부적격자에게 돈을 빌려주어 생긴 손해”라고 주장하면, 그 면책 주장의 증명책임은 평가업자에게 있다(98다56416 판결요지 [4]). 이는 해당 면책 주장에 관한 기준이다.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안의 성질상 구체적인 금액을 증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법원은 감정자료 등 객관적인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판단할 수 있다(2006다64627 판결요지 [7]). 다만 임의로 금액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해야 한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7]).
손해액과 대출 연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은 어떻게 정하나?
금융기관의 손해액은 정당한 담보가치를 초과한 대출 부분이며, 부당·정당 평가로 산출한 담보가치의 차액이 한도다(98다56416 판결요지 [5]). 담보가치는 평가액 등을 기초로 금융기관이 담보로 확보할 수 있다고 산정한 금액이다(2003다24840 판결요지 [3]·[4]).
담보가치 차액과 미회수 대출금
손해를 계산할 때는 다음 금액을 구별한다(2006다64627 판결요지 [6], 이유 2.가).
- 잘못된 평가를 기초로 산출한 담보가치와 정당한 평가를 기초로 산출한 담보가치의 차액을 구한다.
- 대출금 중 정당한 담보가치를 넘는 금액을 구한다. 이 금액을 앞의 차액 한도에서 손해액으로 본다.
-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미회수 금액 전부가 평가 오류에 따른 손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담보가치를 계산할 때는 실제 적용한 담보평가요율과 우선하는 임차보증금 등을 반영해야 한다(2003다24840 판결요지 [4], 이유 2.나).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이 소액임차보증금 합계보다 크고 다른 선순위 채권도 없는 사안이 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 없이 두 보증금을 모두 빼는 계산을 부정했다(같은 판결 이유 2.나). 이 사안에서는 감정평가액에서 실제 임차보증금을 뺀 뒤 담보평가요율을 곱하여 정당한 담보가치를 구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4]).
또한 그 사건에서 실제 배당받은 돈은 정당한 평가로 산출한 담보가치에 상응하는 금액이었다. 대법원은 이를 초과대출 손해에서 다시 공제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2003다24840 이유 2.다). 배당표를 확보하되, 배당금이 어떤 손해를 회복한 것인지까지 대조해야 한다.
대출금 연체에 따른 약정 지연손해금
차주가 대출금을 연체했다고 그 약정 지연손해금까지 곧바로 평가업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출 당시 평가업자가 연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지연손해금은 부당한 평가로 생긴 손해가 아니다(2006다82625 판결요지 [3]). 여기서 문제 되는 것은 차주가 금융기관에 부담하는 대출금의 약정 연체이자다.
청구를 준비할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피해자는 청구 근거별 시효를 확인하고, 평가 오류·거래 경위·손해액을 보여 줄 자료를 모아야 한다. 시효와 피해자 측 과실을 먼저 점검하고, 각 주장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한다.
청구 근거별 기간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같다(같은 조 제2항).
의뢰인이 평가업자의 계약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청구할 때에는 계약상 채권의 시효를 살펴야 한다(민법 제390조). 일반 채권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같은 법 제162조 제1항, 같은 법 제166조 제1항). 다만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다른 규정이 없으면 5년이고, 다른 법령에 그보다 짧은 시효가 있으면 그 규정이 적용된다(상법 제64조).
피해자 측 과실
과실상계는 피해자의 부주의가 손해의 발생·확대에 미친 점을 배상액에 반영하는 것이다(98다56416 판결요지 [6]). 금융기관도 필요한 임대차 확인을 생략하고 평가기관의 조사서만 믿었다면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다(2006다82625 이유 2). 과실의 정도와 여러 사정을 비교하여 평가업자의 책임이 면제되거나 감경될 수 있다(2006다64627 판결요지 [4], 이유 1.라).
주장별 준비자료
다음은 평가 오류와 손해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의 예시다.
| 확인할 주장 | 준비할 자료와 확인할 내용 |
|---|---|
| 누가 어떤 조사를 맡았는가 | 평가의뢰서·업무협약·감정평가서에서 조사 범위와 임대차 상세조사 약정을 확인한다(2006다82625 판결요지 [1]·[2]). |
| 제3자가 적법한 사용이라고 알았는가 | 평가서의 제출처·사용제한 문구, 명의변경 문의·회신을 확보한다(2006다64627 이유 1.다). |
| 평가 당시 어떤 문제가 있었는가 | 당시 현장조사 자료·공적 서류·허가 조건·비교표준지 선정자료를 대조한다(98다56416 판결요지 [1]·[3], 2001다19295 판결요지 [2]). |
| 평가를 믿어 얼마나 초과대출했는가 | 대출심사·실행자료, 적용한 담보평가요율, 적정가격을 뒷받침할 감정자료와 배당표를 모은다(2003다24840 이유 2, 2006다64627 이유 2.나(3)). |
| 금융기관도 확인을 소홀히 했는가 | 임대차 문의·서류 제출 요청 등 자체 조사 기록을 확인한다(2006다82625 이유 2). |
실무 체크포인트
- 감정평가 당시 가격과 비교할 자료를 확보하고, 가격 차이뿐 아니라 잘못된 조사·평가방법을 특정한다(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 96다52427 판결요지 [2]).
- 의뢰인이 아니라면 평가서의 사용제한과 자신이 이용하게 된 경위를 확인한다(99다28661 판결요지).
- 임차인 누락이 문제라면 임대차 상세조사 약정, 실제 조사 내용과 미확인 사실의 통보 여부를 대조한다(2003다24840 이유 1).
- 미회수 대출금과 초과대출 손해를 구별하고, 정당한 담보가치에 상응하는 배당금을 다시 빼지 않았는지 확인한다(2006다64627 이유 2.가, 2003다24840 이유 2.다).
- 불법행위 청구는 손해·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과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을 함께 점검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 경매에서 평가액과 최저매각가격의 결정 자체가 문제라면 감정평가와 최저매각가격을 함께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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