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의 권리능력은 법인이 자기 이름으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범위다.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좇아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위에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된다(민법 제34조). 따라서 법인격이 있다는 사실과 어떤 법률행위든 할 수 있다는 결론은 같지 않다.
쉽게 말하면 — 법인은 사람과 별개의 이름으로 재산을 사고 계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률과 정관의 목적에 따른 범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목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목적 범위는 정관에 적힌 사업 문구 자체로만 좁게 정하지 않는다. 회사의 권리능력을 다룬 판례는 목적 수행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필요한 행위도 포함한다고 보았다. 필요 여부는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따라 판단하고, 행위자의 주관적·구체적 의사에 따라 판단하지 않는다(98다2488 판결요지 [2]).
목적과 전혀 관련 없는 행위는 민법 제34조의 권리능력 범위 밖이 될 수 있다. 다만 판례가 직접·간접으로 필요한 행위까지 포함하므로, 정관에 같은 거래 명칭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무효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행위가 법률의 금지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사법상 효력이 언제나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무효 여부에 관한 명문이 없으면 금지규정의 목적과 의미에 비추어 무효나 그 밖의 효력 제한이 필요한지를 판단한다(2020다291531 판결요지 [3]). 목적 범위 밖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가 생긴 때에는 그 의결에 찬성하거나 집행한 사원·이사·기타 대표자의 연대책임도 별도로 문제된다(민법 제35조 제2항).
법인도 인격권을 가질 수 있는가?
법인은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명예와 같은 인격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사회적 명성·신용을 훼손하여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 경우에는 그 법인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2022다284711 판결요지 [2]). 사람의 생명·신체나 가족관계처럼 자연인에게만 인정되는 권리와 법인의 사회적 신용은 구별해야 한다.
법인은 몸이나 가족관계를 가질 수 없지만, 사회에서 쌓은 이름과 신용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법인의 성질과 맞는 권리인지가 기준입니다.
대표권·당사자능력과 무엇이 다른가?
권리능력은 법인 자체가 어떤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대표권은 그 법인을 대신해 누가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지를 묻고(민법 제59조), 당사자능력은 법인이 자기 이름으로 소송의 원고나 피고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법인의 당사자능력). 세 문제를 섞으면 목적 범위 밖 행위와 대표권 제한, 소송상 대표자 흠결을 같은 하자로 잘못 다루게 된다.
민법상 사단·재단법인은 설립등기로 성립하고(민법 제33조), 해산 뒤에도 청산의 목적 범위 안에서만 권리가 있고 의무를 부담한다(민법 제81조). 현존사무의 종결, 채권 추심·채무 변제, 잔여재산 인도와 이에 필요한 행위가 청산인의 직무다(민법 제87조).
청산 목적 범위 밖의 행위는 무효이며, 이를 단순한 대표권 제한의 등기·대항 문제로 다루면 안 된다(민법 제60조, 79다2036 판결요지 1). 청산종결등기가 되어도 청산사무가 끝나지 않았다면 청산법인으로 존속한다(같은 판결요지 2).
사실상 휴면 상태라도 청산이 끝나기 전에는 권리능력이 소멸하지 않는다(84다카1954 판결요지 가). 세부 절차는 청산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거래 전에 법인의 설립 근거 법률과 정관의 목적 조항을 함께 확인한다(민법 제34조).
- 정관에 거래 명칭이 없더라도 목적 수행에 직접·간접으로 필요한 행위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한다(98다2488 판결요지 [2]).
- 권리능력의 범위와 이사의 대표권 제한, 소송상 대표자 자격을 각각 따로 확인한다.
- 해산한 법인과 거래할 때에는 청산 목적 범위에 드는 행위인지 확인한다(민법 제81조).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