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대금반환 청구

경락대금을 돌려받는 방법은 먼저 경매절차가 유효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이면 매수인은 경매 채권자에게 그가 배당받은 금액을 일반 부당이득으로 돌려 달라고 청구한다(91다21640 판결요지 나). 경매는 유효한데 목적 권리에 하자가 있어 완전한 소유권을 얻지 못하거나 잃었다면 채무자에게 계약 해제나 대금감액을 청구한다.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을 때에 한하여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전부나 일부의 반환을 청구한다(민법 제578조 제1항·제2항).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의 본등기로 대금 납부 뒤 취득한 소유권을 잃었고 아직 배당이 실시되기 전이라면, 매수인은 집행법원에 경매에 의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납부한 대금을 반환하라고 청구할 수도 있다(96그64 판결요지 [3]).

쉽게 말하면 — 갑이 유효한 경매로 산 땅의 일부가 남의 소유여서 그 부분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는 경우입니다. 갑은 채무자에게 그 부분의 비율로 대금감액을 청구합니다(민법 제572조 제1항, 같은 법 제578조 제1항). 경매도 매매의 일종으로 보아 채무자가 매도인의 자리에 서기 때문입니다(91다21640 판결요지 가).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으면 대금을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그 감액분에 해당하는 대금의 반환을 청구합니다(민법 제578조 제2항). 채무자의 무자력은 청구할 상대방을 채권자에게까지 넓혀 줄 뿐이고, 돌려받을 수 있는 범위를 늘리지는 않습니다(민법 제578조 제2항).

대금 전부를 돌려받으려면 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갑이 일부가 남의 소유라는 사정을 몰랐어야 하고, 남은 부분만이었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어야 합니다(민법 제572조 제2항). 이 두 조건을 갖추어 해제한 경우에 채무자가 무자력이면,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78조 제1항·제2항).

반대로 경매의 근거가 된 공정증서가 위조되어 경매 자체가 무효라면, 갑은 이런 담보책임을 묻지 못하고 경매 채권자에게 그가 배당받은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돌려 달라고 해야 합니다(91다21640 판결요지 나).

경매 실무에서 “경락인”·”낙찰인”은 지금의 민사집행법이 말하는 매수인, “경락대금”·”낙찰대금”은 매각대금을 가리킨다. 아래에서 판례와 민법 조문을 인용할 때에는 원문의 용어를 쓰되 같은 사람과 같은 돈을 뜻한다.

먼저 무엇을 확인해야 청구 방법이 정해지나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경매절차가 유효했는지다. 경매는 매매의 일종으로 취급되므로, 경매가 유효하게 이루어졌는데 매수인이 권리를 완전히 얻지 못하면 매도인의 담보책임 규정을 빌려 매수인을 보호한다. 이때 매도인의 자리에 서는 사람이 경매의 채무자와 채권자다(91다21640 판결요지 가). 담보책임이란 매매 목적물이나 권리에 흠이 있을 때 매도인이 잘못이 없더라도 지는 법정 책임을 말한다.

반대로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라면 처음부터 유효한 “매매”가 없으므로 담보책임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91다21640 판결요지 가). 이 경우 매수인이 낸 돈은 법률상 원인 없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것이 되어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로 돌려받는다.

이 구별이 중요한 이유는 상대방, 요건, 반환 범위가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

구분경매절차가 무효인 경우경매는 유효하나 권리에 하자가 있는 경우
근거일반 부당이득(91다21640 판결요지 나)담보책임(민법 제578조 제1항)
판례·조문상 상대방경매 채권자먼저 채무자, 채무자가 무자력이면 배당받은 채권자
채무자 무자력 요건요구되지 않음(담보책임이 아니므로)채권자에게 청구할 때 필요(민법 제578조 제2항)
청구 범위경매 채권자가 배당받은 금액해제에 따른 대금 반환 또는 감액분, 채권자에게는 배당받은 대금의 전부나 일부

물건 자체의 하자, 예를 들어 건물에 균열이나 누수가 있다는 사정은 경매에서 담보책임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민법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규정을 경매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한다(민법 제580조 제2항). 경매에서 매수인이 담보책임으로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민법 제578조 제1항이 끌어오는 제570조부터 제577조까지의 경우다. 목적 권리의 전부나 일부가 남에게 속한 경우, 목적물에 지상권·전세권 같은 제한물권이나 등기된 임대차가 있는 경우, 저당권·전세권의 행사로 소유권을 잃은 경우 등이 여기에 든다(민법 제570조, 민법 제572조, 민법 제575조, 민법 제576조).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의 본등기로 소유권을 잃은 경우는 판례가 제576조를 유추해 같이 다룬다(96그64 판결요지 [3]).

경매 자체가 무효이면 누구에게 얼마를 돌려받나

경매 채권자에게 그가 배당받은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한다(91다21640 판결요지 나). 이때에는 민법 제578조 제2항의 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다는 사정을 증명해 채권자에게 대금 반환을 구하는 구조가 아니다.

91다21640 사안: 위조된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경매

피고는 집행채권자로서 소외인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를 신청했다. 그 근거가 된 채무명의(지금의 집행권원, 즉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하는 공적 문서)는 약속어음 공정증서였다. 원고는 강제경매에서 부동산을 경락받아 대금을 내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 그런데 그 뒤 공정증서 중 소외인 명의 부분이 위조되어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었고, 원고는 결국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했다(91다21640 이유 1·2).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금반환을 구했고, 서울고등법원(90나54096)의 판단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세 가지를 다투었다. 첫째, 피고가 경매를 신청할 때 공정증서의 위조를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이 주장을 증거상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도 원심의 증거 판단을 수긍했다(91다21640 이유 1). 둘째, 민법 제578조 제2항의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인 이 사건에서는 담보책임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보았다. 원고는 경매 채권자인 피고에게 그가 배당받은 금액에 대하여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91다21640 이유 2). 셋째, 채무자의 무자력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담보책임이 법리상 성립할 수 없으므로 무자력에 관한 주장이 옳더라도 결론에 영향이 없다고 하였다(91다21640 이유 3). 상고는 기각되었다.

이 판결에서 읽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매가 무효인 사건에서 매수인이 담보책임 조항을 근거로 삼으면 채무자 무자력을 아무리 증명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판례가 인정한 부당이득반환의 상대방과 범위가 “경매 채권자”와 “그가 배당받은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 판결은 경매 채권자에 대한 청구를 다룬 것이므로, 다른 배당채권자나 채무자에 대한 청구까지 같은 결론으로 넓혀 읽어서는 안 된다.

경매는 유효한데 권리를 얻지 못하거나 잃었으면 어떤 청구를 하나

매수인은 채무자에게 경매에 의한 매매계약의 해제나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8조 제1항). 이 청구의 근거는 매매의 담보책임 규정이다. 민법 제578조 제1항은 경락인이 그 앞의 8개 조, 즉 제570조부터 제577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해제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어떤 하자인지에 따라 끌어오는 조문이 다르다. 그 조문이 정한 요건과 기간도 함께 따라온다.

  • 권리 전부가 남의 것이어서 이전받을 수 없으면 해제를 청구한다(민법 제570조).
  • 권리 일부가 남의 것이면 감액을, 요건을 갖추면 해제를 청구하며, 1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572조, 민법 제573조). 아래에서 자세히 본다.
  • 목적물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질권·유치권의 목적이거나 그 부동산에 등기된 임대차계약이 있는데 매수인이 이를 몰랐다면, 그 때문에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권리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575조 제1항·제2항·제3항).
  • 저당권·전세권의 행사로 소유권을 잃으면 해제를 청구한다(민법 제576조 제1항).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의 본등기로 잃은 경우도 같다(96그64 판결요지 [3]). 아래에서 자세히 본다.

따라서 매수인은 먼저 자기 사안이 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목적 권리의 일부가 남의 것이었던 경우

경매로 산 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여 이전받을 수 없으면, 매수인은 그 부분의 비율로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2조 제1항, 같은 법 제578조 제1항). 감액청구는 매수인이 경매 당시 그 사정을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할 수 있다. 다만 아래에서 보듯 언제부터 1년을 세는지가 선의·악의에 따라 다르다(민법 제573조).

나아가 남은 부분만이었다면 사지 않았을 사정이 있으면, 그 사정을 몰랐던 선의의 매수인은 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72조 제2항, 민법 제578조 제1항). 전부 해제에는 두 조건이 모두 필요하다. 매수인이 선의여야 하고, 잔존 부분만으로는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필지 위에 건물을 짓기 위해 토지를 샀는데 그 필지의 상당 부분이 남의 땅이어서 건축이 어려워졌다면, 잔존 부분만으로는 사지 않았을 사정을 주장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매수인이 처음부터 그 사정을 알고 입찰했다면 전부 해제는 할 수 없고 감액청구만 남는다.

민법 제572조 제3항은 매매에서 선의의 매수인에게 감액이나 해제 외에 손해배상도 허용한다. 그러나 경매에 관한 민법 제578조 제1항은 채무자에 대한 해제와 감액만을 정한다. 경매에서 손해배상은 민법 제578조 제3항이 정한 경우에만 흠결을 안 채무자나 채권자에게 청구하며, 그 요건은 아래 「누구에게 먼저 청구하고, 언제 채권자에게 넘어가나」에서 본다.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의 본등기로 소유권을 잃은 경우

가등기란 장래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을 권리를 미리 보전해 두는 등기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는 가등기가 경매 전부터 있었는데, 매수인이 대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한 뒤 가등기권자가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치면 매수인은 일단 취득한 소유권을 잃는다(96그64 판결요지 [3]).

대법원은 이 상황을 매매 목적 부동산에 설정된 저당권이나 전세권의 행사로 매수인이 취득한 소유권을 잃은 경우와 비슷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민법 제576조와 같은 법 제578조를 유추적용하여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하였다(96그64 판결요지 [3]). 민법 제576조 제1항에 따르면 이런 경우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매수인이 자기 돈을 들여 소유권을 지킨 때 그 상환을, 제3항은 손해를 입은 때 그 배상을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민법 제576조 제2항·제3항).

경매에서는 민법 제578조 제1항을 거쳐 채무자에게 해제를 청구하고 대금 반환을 구한다. 채무자가 무자력이면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반환을 구한다(민법 제578조 제2항). 이 유추는 구 민사소송법 아래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다. 민법 제576조와 제578조는 그 뒤에도 바뀌지 않았으므로, 대금 납부 뒤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의 본등기로 소유권을 잃은 매수인이 담보책임을 묻는 근거로 지금도 이 판례를 내세울 수 있다.

누구에게 먼저 청구하고, 언제 채권자에게 넘어가나

담보책임의 1차 상대방은 채무자다(민법 제578조 제1항). 해제나 감액은 매도인의 위치에 있는 채무자에게 청구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채무자에게 자력이 없을 때에만 매수인은 대금의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전부나 일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8조 제2항). 여기서 “전부나 일부”는 채무자에게 해제했는지 감액을 청구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해제했다면 낸 대금의 반환이, 감액을 청구했다면 감액분의 반환이 문제된다. 무자력은 상대방을 채권자로 넓히는 요건일 뿐 반환 범위를 넓히는 요건이 아니다(민법 제578조 제1항·제2항).

채권자에 대한 청구는 채무자 무자력이라는 요건이 붙은 보충적 청구다. 그러므로 매수인은 채무자의 재산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를 갖추어야 한다(민법 제578조 제2항). 이 요건은 유효한 경매의 담보책임에 관한 것이고, 경매 자체가 무효여서 부당이득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요구되지 않는다(91다21640 이유 3).

손해배상은 별도다. 채무자가 흠결을 알고 고지하지 않았으면 채무자에게, 채권자가 흠결을 알고 경매를 청구했으면 그 채권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78조 제3항). 이 청구는 흠결을 안 사람만을 상대로 하므로, 그 사람이 흠결을 알았다는 사정이 청구의 요건이 된다. 매수인은 그 사정을 보여 줄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배당 전이면 집행법원에 대금 반환을 구할 수 있나

구할 수 있다. 매수인은 집행법원에 경매에 의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납부한 대금을 반환하라고 청구하는 방법으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96그64 판결요지 [3]).

다만 판례가 이 방법을 인정한 전제는 다음과 같다(96그64 판결요지 [3]).

  • 경매 목적 부동산에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가 되어 있었다.
  • 매수인이 대금을 납부해 소유권을 취득했다.
  • 그 뒤 가등기권자가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쳐 매수인이 일단 취득한 소유권을 잃었다.
  • 아직 배당이 실시되기 전이다.

96그64 사안: 지분 경매와 오래된 가등기

집행법원은 1995. 9. 4. 채권자의 신청으로 부동산 중 채무자 소유 지분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을 했고, 같은 해 9. 15. 다른 채권자의 신청으로 다시 강제경매개시결정을 했다(96그64 이유 1). 1996. 8. 21. 특별항고인 회사에게 낙찰허가결정이 선고되었고, 회사는 같은 해 9. 23. 낙찰대금을 완납했다(96그64 이유 1). 그런데 이 부동산에는 1985. 8. 19.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의 가등기가 되어 있었고, 가등기권자가 대금 완납 뒤인 1996. 10. 16.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쳤다(96그64 이유 1).

회사는 본등기로 경매신청 등기가 말소되어 경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없게 되었으니 경매절차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대법원에 각 강제경매개시결정과 낙찰허가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특별항고를 했다(96그64 이유 1). 그 사이 집행법원은 1996. 10. 30. 같은 달 31.로 잡았던 배당기일을 추후로 변경했고, 대법원 결정 당시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96그64 이유 1).

대법원은 1997. 11. 11. 특별항고를 각하했다(96그64 주문). 각하 이유는 불복 방법을 잘못 골랐다는 데 있었다. 특별항고는 불복을 신청할 수 없는 결정이나 명령에 대해서만 할 수 있는데, 구법상 강제경매개시결정에는 집행이의, 낙찰허가결정에는 즉시항고라는 불복 방법이 따로 있었다. 경매절차 취소를 직접 대법원에 구하는 취지라면 불복할 원심 결정이 없었다. 집행법원이 취소하지 않는 데 대한 불복이라면 집행에 관한 이의로 다툴 수 있었다(96그64 이유 2). 대법원은 이렇게 특별항고를 각하하면서, 배당 전인 이 사안에서 회사가 쓸 수 있는 구제 방법으로 집행법원에 대한 해제·대금 반환 청구를 제시했다(96그64 이유 2). 회사가 그 뒤 실제로 그 청구를 해 대금을 돌려받았는지는 이 결정에 나타나 있지 않다.

이 사안의 교훈은 분명하다. 매수인이 소유권을 잃었을 때 결정의 취소를 대법원에 바로 구하면 부적법 각하로 시간만 잃는다. 배당 전이라면 집행법원에 해제와 대금 반환을 청구하고, 집행법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이 필요하면 법이 정한 집행에 관한 이의나 즉시항고 같은 방법을 택해야 한다. 현행법에서 집행에 관한 이의는 민사집행법 제16조가 정한다.

왜 이런 방법이 인정되나

원래 담보책임은 매수인이 경매절차 밖에서 채무자나 채권자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별소)을 제기해 묻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배당이 아직 실시되지 않았다면 매수인이 낸 돈이 법원에 그대로 있다. 그런데도 배당이 끝나 돈이 채권자들에게 흩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소송으로 받아 오라고 하는 것은 매수인에게 가혹하다. 대법원은 이 점을 이유로 경매절차 취소에 관한 구 민사소송법 제613조를 유추적용하여 집행법원에 직접 해제와 대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하였다(96그64 판결요지 [3]).

경매절차 취소와는 무엇이 다른가

구 민사소송법 제613조는 강제경매 절차 중 부동산의 멸실이나 매각으로 인하여 권리의 이전을 불가능하게 하는 사정이 명백하게 된 때 집행법원이 반드시 경매절차를 취소하도록 한 규정이었다. 이 사안처럼 매수인이 대금을 내고 일단 소유권을 취득한 뒤 본등기로 잃은 것이라면, 매각으로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했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조항에 따른 취소결정을 받아 대금을 돌려받을 수는 없다(96그64 판결요지 [3]). 대법원은 취소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유추적용”하여, 취소결정이 아닌 매매계약 해제와 대금 반환 청구라는 구제 방법을 인정했다(96그64 판결요지 [3]).

또 이해관계인이 구법 제613조에 따른 경매절차 취소를 신청하더라도 그 신청은 집행법원의 취소를 촉구하는 의미만 가진다. 취소해야 할 사정이 명백한데도 집행법원이 취소하지 않을 때에는 집행에 관한 이의로 불복할 수 있다(96그64 판결요지 [2]). 따라서 법원의 직권 취소를 촉구하는 취소신청과, 매수인이 담보책임을 근거로 하는 해제·대금 반환 청구는 목적과 성질이 다르다.

현행법에서 구법 제613조에 해당하는 규정은 민사집행법 제96조다. 이 조 제1항은 부동산이 없어지거나 매각 등으로 말미암아 권리를 이전할 수 없는 사정이 명백하게 된 때 법원이 강제경매의 절차를 취소하도록 정하고, 제2항은 그 취소결정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민사집행법 제96조 제1항·제2항). 판례가 유추한 규정의 내용이 현행법에 이어져 있으므로, 배당 전에 소유권을 잃은 매수인은 96그64를 근거로 집행법원에 해제와 대금 반환을 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배당이 이미 실시되었다면 판례가 배당 전을 전제로 인정한 집행법원 청구는 쓸 수 없다(96그64 판결요지 [3]). 그때에는 원칙대로 경매절차 밖에서 별소로 채무자에게 담보책임을 묻는다. 채무자가 무자력이면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반환을 청구한다(민법 제578조 제2항).

기간은 어떻게 계산하나

목적 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의 감액청구와 전부 해제는 1년 안에 행사해야 하고, 이 1년이 지나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민법 제573조, 민법 제572조, 민법 제578조 제1항). 1년을 언제부터 세는지는 권리와 매수인의 선의·악의에 따라 다르다.

권리행사할 수 있는 사람기간의 시작점
그 부분의 비율로 하는 대금감액선의의 매수인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민법 제572조 제1항, 민법 제573조)
그 부분의 비율로 하는 대금감액악의의 매수인계약한 날부터 1년(민법 제572조 제1항, 민법 제573조)
계약 전부 해제잔존 부분만이면 매수하지 않았을 선의의 매수인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민법 제572조 제2항, 민법 제573조)

전부 해제는 선의의 매수인만 할 수 있으므로 안 날부터 1년만 문제된다(민법 제572조 제2항, 민법 제573조). 악의의 매수인은 계약한 날부터 1년이다(민법 제573조). 그러므로 일부가 남의 것이라는 사정을 알고 입찰한 매수인은 기간이 생각보다 일찍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민법 제573조의 1년은 민법 제572조의 권리에 관한 기간이다. 가등기의 본등기로 소유권을 잃은 경우는 민법 제576조를 유추하는 사안이므로(96그64 판결요지 [3]) 이 표의 기간을 그대로 옮겨 적용하지 않는다. 그 경우에도 집행법원에 대한 해제·대금 반환 청구는 배당이 실시되기 전에만 할 수 있으므로(96그64 판결요지 [3]), 소유권을 잃은 사실을 알게 되면 바로 배당 실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청구 전에 어떤 자료를 모으나

아래는 실무상 확인 자료이고, 법령이 정한 첨부서류가 아니다. 각 자료가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는지에 맞추어 모은다.

자료뒷받침하는 주장누가 지금 모을 수 있나
등기사항증명서가등기 일자,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 일자, 본등기에 따른 경매신청 등기의 말소 등 등기부상 변동(사안: 96그64 이유 1에서는 1985. 8. 19. 가등기, 1996. 10. 16. 본등기, 본등기로 경매신청 등기가 말소되어 경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특별항고인의 주장)매수인이 직접 발급
등기 말소 확정판결과 그 이유집행권원이 위조되어 경매가 무효이고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사실(사안: 91다21640 이유 2)그 소송의 당사자였던 매수인
경매기록의 매각허가결정, 대금 완납 자료매수인이 언제 얼마를 냈고 언제 소유권을 취득했는지. 매수인은 매각대금을 다 낸 때 소유권을 취득하므로(민사집행법 제135조) 대금 완납일이 취득 시점이 된다. 본등기로 “일단 취득한 소유권을 잃은” 사안인지는 이 완납일과 본등기 일자를 비교해 가린다(사안: 96그64 이유 1에서는 1996. 9. 23. 완납 뒤 1996. 10. 16. 본등기, 판결요지 [3])매수인(자기가 받은 결정문·납부 영수 자료, 경매기록)
경매기록의 배당기일 지정·변경 내역배당이 아직 실시되지 않아 집행법원 청구가 가능한지매수인
배당표 또는 배당 내역누가 얼마를 배당받았는지, 즉 부당이득이나 담보책임 청구의 상대방과 금액매수인
채무자 재산 자료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담보책임을 물을 때의 요건인 채무자 무자력(민법 제578조 제2항)매수인이 모을 수 있는 범위에서 수집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 자료일부 타인 소유 사정을 입찰 당시 알았는지, 즉 선의·악의와 기간의 시작점매수인
채무자나 채권자가 흠결을 알았음을 보여 주는 자료민법 제578조 제3항의 손해배상 청구매수인

자료가 필요한 이유는 청구마다 법이나 판례가 정한 요건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부당이득을 청구할 때에는 경매가 무효라는 사정과 경매 채권자가 배당받은 금액이 반환의 상대방과 범위를 정한다(91다21640 판결요지 나).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담보책임을 물을 때에는 채무자 무자력이 요건이고(민법 제578조 제2항), 손해배상을 구할 때에는 채무자나 채권자가 흠결을 알았다는 사정이 요건이다(민법 제578조 제3항).

상대방의 인식을 주장할 때에는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자료가 필요하다. 91다21640은 경매가 무효인 사건이어서 제578조 제3항의 손해배상을 다룬 판결은 아니다. 다만 그 사건에서도 원고는 피고가 위조를 알았거나 과실로 몰랐다고 주장했고, 원심은 이를 증거상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대법원은 그 판단을 수긍했다(91다21640 이유 1). 이 판결은 원고가 그런 주장을 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줄 뿐, 증명책임의 분배를 따로 판시한 것은 아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등기 말소 확정판결이나 경매기록으로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인지(예: 집행권원 위조), 경매는 유효한데 목적 권리의 하자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잃었는지부터 확인한다(91다21640 판결요지 가).
  • 경매가 무효이면 배당표에서 경매 채권자의 명의와 그가 배당받은 금액을 확인하고, 그 채권자에게 그 금액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다. 채무자 무자력은 요건이 아니다(91다21640 판결요지 나, 이유 3).
  • 유효한 경매의 담보책임이면 채무자에게 해제·감액을 먼저 청구한다.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전부나 일부의 반환을 구하려면 채무자 재산 자료로 무자력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하고, 반환 범위는 해제했는지 감액을 청구했는지에 따른다(민법 제578조 제1항·제2항).
  • 손해배상은 흠결을 알고 고지하지 않은 채무자나 흠결을 알고 경매를 청구한 채권자에게만 청구하므로, 그 사람이 흠결을 알았음을 보여 주는 자료를 확보한다(민법 제578조 제3항).
  • 균열·누수 같은 물건 자체의 하자는 경매에서 담보책임 근거가 되지 않는다(민법 제580조 제2항).
  • 소유권에 관한 가등기의 본등기로 소유권을 잃었다면 등기사항증명서의 본등기 일자가 대금 완납일 뒤인지 비교하고, 경매기록의 배당기일 지정·변경 내역으로 배당 실시 여부를 즉시 확인한다. 배당 전이면 집행법원에 매매계약 해제와 대금 반환을 청구한다(96그64 판결요지 [3]). 대법원에 특별항고로 결정 취소를 구하지 않는다(96그64 판결요지 [1]).
  • 배당이 이미 실시되었다면 별소로 채무자에게 담보책임을 묻고, 채무자가 무자력이면 배당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반환을 청구한다(96그64 판결요지 [3], 민법 제578조 제2항).
  • 일부 타인 소유를 이유로 한 감액은 선의이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악의이면 계약한 날부터 1년 안에 행사한다. 선의·악의는 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 자료로 입찰 당시 그 사정을 알았는지를 보고 확인한다(민법 제572조 제1항, 민법 제573조).
  • 잔존 부분만이면 매수하지 않았을 선의의 매수인이 계약 전부를 해제하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안에 해제한다(민법 제572조 제2항, 민법 제573조).

상세 요건은 담보책임 (경매), 법원 절차상 과오로 소유권을 잃은 경우는 경매절차의 과오로 매수인이 소유권을 잃은 경우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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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22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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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