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관할이란 외국법원의 확정판결을 내국에서 승인·집행할 때, 그 외국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적법하게 보유하고 있었는지를 내국 법원이 사후적으로 심사하는 관할 개념이다(민사소송법 제217조).
쉽게 말하면 — 예를 들어 미국 법원이 한국인 피고를 상대로 판결을 내렸을 때, 한국에서 그 판결의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미국 법원이 애초에 그 사건을 재판할 자격이 있었는가”를 한국 법원이 다시 따져봅니다. 이 사후 심사가 바로 간접관할입니다.
직접관할과 어떻게 다른가
직접관할은 소송이 처음 제기될 때 법원이 스스로 관할권을 갖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간접관할은 이미 종결된 외국 판결을 내국에서 승인하는 단계에서 사후적으로 그 외국법원의 관할권 유무를 검토하는 것이다.
간접관할 심사는 승인 요건 중 하나로,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한다(민사소송법 제217조 ②항).
사후 심사이므로 외국 소송이 끝난 뒤 비로소 문제됩니다. 외국에서 패소한 사람이 한국에서 “그 법원은 처음부터 재판할 권한이 없었다”고 다툴 수 있는 방어 수단이기도 합니다.
심사 기준 — 어떤 경우에 관할권이 인정되는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호는 “대한민국의 법령 또는 조약에 따른 국제재판관할의 원칙상 그 외국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될 것”을 요건으로 정한다. 즉 한국 기준에서 보아 그 외국법원에 관할권이 있었어야 한다.
한국의 국제재판관할 원칙은 국제사법에서 정한다.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한국 법원에 관할권이 있다고 규정한다(국제사법 제2조). 간접관할 심사에서는 이 기준을 반대로 적용해, 해당 외국이 당해 사건과 실질적 관련이 있었는지를 따진다.
국제사법 제3조는 피고의 일상거소, 사무소·영업소 소재지 등에 따른 일반관할을 규정하고(국제사법 제3조), 제4조 이하는 계약·불법행위·재산 소재지 등 특별관할을 정한다. 외국법원이 이러한 근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했다면 간접관할이 인정된다.
결국 “그 나라 법원이 이 사건을 맡을 이유가 충분했는가”를 한국 잣대로 다시 보는 것입니다. 피고가 그 나라에 살거나, 계약이 그 나라에서 이루어졌거나, 관련 재산이 그 나라에 있었다면 관할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속관할이 문제되는 경우
국제사법 제10조는 부동산 물권, 한국 법령에 따른 법인의 설립·해산, 한국 공적 장부의 등기·등록 등에 관한 소를 한국 법원의 전속관할로 규정한다. 이러한 전속관할 사항에 대해 외국법원이 판결을 내렸다면, 간접관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한국에서 승인이 거부된다.
간접관할 외의 승인 요건
간접관할 외에도 외국판결이 승인되려면 민사소송법 제217조에 따라 다음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 패소 피고가 적법한 방식으로 소장 등을 송달받았거나 소송에 응했을 것 (제2호)
- 판결 내용 및 소송절차가 한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을 것 (제3호)
- 상호보증이 있거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잃지 않을 것 (제4호)
간접관할은 이 중 제1호에 해당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외국판결의 강제집행을 허가받는 집행판결 소송(민사집행법 제26조)에서 피고가 간접관할 흠결을 항변으로 제출하는 경우가 잦다. 간접관할 심사는 직권조사 사항이므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접 따진다.
- 미국 법원의 디폴트 저지먼트(결석판결)는 송달 요건(제2호) 위반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으나, 간접관할(제1호) 흠결도 병행 다툼이 가능하다.
- 외국법원이 당사자 합의(국제사법 제8조)에 근거해 관할을 가졌다면 그 합의가 유효했는지까지 심사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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