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관할이란 관할법원이 재판권을 법률상·사실상 행사할 수 없거나 법원의 관할구역이 분명하지 않을 때, 상급법원이 결정으로 관할법원을 정하는 것이다(민사소송법 제28조). 관계된 법원과 공통되는 바로 위의 상급법원이 그 관계된 법원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지정한다.
쉽게 말하면 — 어느 법원에서 재판해야 할지 법규만으로 정해지지 않는 경우, 위 등급 법원이 “이 사건은 여기서 하라”고 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지정 사유
지정 사유는 두 가지다(민사소송법 제28조 제1항). 첫째는 “관할법원이 재판권을 법률상 또는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때”다(제1호). 법관 전원이 제척·기피로 그 사건에 관여할 수 없거나, 천재지변으로 법원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법원의 관할구역이 분명하지 아니한 때”다(제2호). 관할구역의 경계나 관할 원인이 생긴 곳이 어느 법원 구역에 속하는지 확정되지 않는 경우다.
조문이 드는 사유는 이 둘뿐이다. 관할법원이 멀거나 심리에 불편하다는 사정만으로 지정할 수 없다. 이송은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별도로 판단한다(민사소송법 제35조).
담당 법관이 모두 그 사건을 맡을 수 없거나, 사건이 어느 법원 구역에 속하는지 확정되지 않을 때 쓰는 제도입니다. 법원이 멀어 불편하다는 이유로는 쓰지 못합니다.
신청과 결정 절차
신청은 사유를 적은 신청서를 바로 위의 상급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한다(민사소송규칙 제7조 제1항). 소 제기 후의 사건이면 신청 사실을 알린다. 신청인이 관계된 법원인 때에는 그 법원이 당사자 모두에게, 신청인이 당사자인 때에는 신청을 받은 법원이 소송이 계속된 법원과 상대방에게 통지한다(같은 조 제2항).
신청을 받은 법원은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관할법원을 지정하는 결정을, 이유가 없다고 인정하면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한다(민사소송규칙 제8조 제1항). 결정정본은 소 제기 전의 사건이면 신청인에게, 소 제기 후의 사건이면 소송이 계속된 법원과 당사자 모두에게 송달한다(같은 조 제2항).
소 제기 후의 사건에 관하여 관할지정신청이 있으면 그 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소송절차를 정지한다(민사소송규칙 제9조). 다만 긴급한 필요가 있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정지 중에도 할 수 있다(같은 조 단서).
지정의 효력과 불복
소송이 계속된 법원이 바로 위의 상급법원으로부터 다른 법원을 관할법원으로 지정하는 결정정본을 송달받으면, 그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은 바로 결정정본과 소송기록을 지정된 법원에 보낸다(민사소송규칙 제8조 제3항). 지정된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는 데 별도의 이송결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이 관할위반에 의한 이송과 다르다.
관할법원을 지정하는 제1항의 결정에는 불복할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28조 제2항).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은 민사소송규칙 제8조 제1항이 정하지만, 제28조 제2항의 불복금지 문언은 지정결정을 대상으로 한다.
지정결정이 나면 기록이 곧바로 그 법원으로 넘어가고, 결정 자체는 다시 다투지 못합니다.
다른 관할 제도 안에서의 자리
관할은 무엇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법정관할·합의관할·변론관할·지정관할로 나뉜다(관할 참조). 지정관할은 관할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거나 관할구역이 불분명한 경우에 작동한다.
전속관할이 정하여진 소에는 제2조, 제7조 내지 제25조, 제29조 및 제30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민사소송법 제31조). 제28조는 그 제외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 문언상 전속관할 사건이라고 하여 관할의 지정이 배제되지는 않는다.
가사·비송사건의 관할 지정
사건이 가정법원과 지방법원 중 어느 법원의 관할에 속하는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관계 법원의 공통되는 고등법원이 관할법원을 지정한다(가사소송법 제3조 제1항). 이 지정에는 민사소송법 제28조를 준용한다(같은 조 제2항). 가정법원의 관할로 정하여진 사건은 가사소송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지방법원의 관할로 정하여진 사건은 민사소송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같은 조 제3항).
비송사건에서는 여러 개의 법원의 토지 관할에 관하여 의문이 있을 때 관할법원의 지정을 한다(비송사건절차법 제4조 제1항). 관계 법원에 공통되는 바로 위 상급법원이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지정하고, 그 결정에 대하여는 불복신청을 할 수 없다(같은 조 제2항).
실무 체크포인트
- 신청서는 사유를 적어 바로 위의 상급법원에 낸다(민사소송규칙 제7조 제1항). 소송이 계속된 법원에 내는 서면이 아니다.
- 소 제기 전에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결정정본은 신청인에게 송달되므로(민사소송규칙 제8조 제2항), 지정된 법원을 확인한 뒤 소장을 제출한다.
- 소 제기 후에 신청하면 결정이 날 때까지 소송절차가 정지된다(민사소송규칙 제9조). 긴급한 필요가 있는 행위는 단서에 따라 정지 중에도 할 수 있다.
- 지정결정에는 불복할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28조 제2항). 사유 소명은 신청 단계에서 끝낸다.
- 가정법원과 지방법원 사이의 관할이 명백하지 않은 사건은 공통되는 고등법원에 신청한다(가사소송법 제3조 제1항). 상급법원이 민사소송법과 달라지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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