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질약정은 변제에 갈음해 질권자가 질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법정 방법 외의 처분을 하기로 하는 약정이다. 민법은 채무변제기 전에 체결하는 이러한 약정을 금지하지만,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는 질권에는 상법상 예외가 있다(민법 제339조, 상법 제59조).
쉽게 말하면 — “돈을 못 갚으면 맡긴 담보를 가져간다”는 약정은 체결 시기와 담보하는 채권의 성격에 따라 효력이 달라집니다. 약정이 허용되더라도 처분 방법과 정산 문제까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언제 체결한 약정이 금지되는가?
민법 제339조가 금지하는 것은 채무변제기 전에 체결한 약정이다. 소유권 취득 약정뿐 아니라 법률에 정한 방법 외의 처분 약정도 포함된다(민법 제339조).
권리질권에도 동산질권 규정이 준용되므로 이 제한을 함께 확인한다(민법 제355조). 변제기 뒤에 새로 체결한 합의는 민법 제339조의 변제기 전 약정 금지 대상이 아니다(같은 법 제339조). 동산질권의 경매·법원에 의한 간이변제충당과 채권질권의 직접청구·민사집행법상 실행은 법률이 정한 방법에 해당한다(민법 제338조, 같은 법 제353조, 같은 법 제354조). 채권질권의 금전 직접청구는 자기 채권의 한도이며, 질권의 목적인 채권의 변제기가 질권자의 채권보다 먼저 도래하면 질권자는 제3채무자에게 변제금액의 공탁을 청구할 수 있고, 공탁되면 질권은 그 공탁금에 존재한다(같은 법 제353조 제2항·제3항).
설정자가 상인이 아니어도 유질약정이 허용되는가?
피담보채권이 상행위로 생겼다면 설정자 자신이 상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방적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는 질권에도 상법 제59조가 적용된다(2017다207499 판결요지·이유 1가, 상법 제3조). 대법원은 금융기관의 대출채권을 담보하는 주식 질권에서 설정자가 상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질약정을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원심이 채권의 발생 당사자를 잘못 전제한 부분은 지적했지만 유질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결론은 유지했다(2017다207499 이유 1다).
허용된 유질약정은 어떤 방법으로 실행하는가?
허용된 유질약정의 실행 방법과 절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권설정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야 한다(2018다304007 판결요지 [1]·이유 1). 상법 제59조는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질권에 유질약정을 허용하지만, 그 실행 방법이나 절차까지 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계약에서 처분정산과 직접 취득 중 어떤 방식을 정했는지, 실행 요건·통지·가격 산정 방법을 어떻게 약정했는지 확인한다. 유질약정 자체가 적법한지와 실제 실행이 계약에서 정한 방법·절차를 따랐는지는 나누어 판단한다. 비상장주식의 가격 산정 방식과 처분 효력에 관한 한정된 판단은 다음 절에서 살펴본다.
평가액이 잘못되면 담보 처분도 무효인가?
적법한 비상장주식 유질약정의 처분정산에서는 다음 조건을 갖추면, 사후에 평가액이 비합리적이라고 밝혀져도 채권자와 처분 상대방 사이에서 처분행위 자체가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2018다304007 판결요지 [2]·이유 1). 가격·산정방식의 약정이 없고 객관적 시장가격도 없거나 확인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평가방법으로 처분가액을 정했으며, 다른 특별한 사정도 없는 경우다(2018다304007 판결요지 [2]·이유 1). 이 경우 유질약정의 내용에 따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피담보채무의 소멸 범위·초과액 반환·손해배상이 문제 될 수 있다(2018다304007 판결요지 [2]·이유 1).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주식을 0원으로 평가해 처분했다는 이유로 실행을 무효라고 본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합리적인 평가액만큼 채무가 소멸했는지나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은 별도로 다툴 여지를 인정했다(2018다304007 이유 3).
다른 무효 사유나 다른 담보의 제한도 없어지는가?
상법 제59조는 민법 제339조의 금지를 배제하는 규정이므로, 계약의 다른 무효 사유나 다른 담보제도의 실행 요건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상법 제59조). 주식 질권 사건에서 대법원은 해당 유질조항이 개별 협의로 계약 내용이 되어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2017다207499 이유 1 라). 통정허위표시·반사회질서 법률행위와 처분권한 흠결 주장은 별도로 심리되었다(2017다207499 이유 2 가·나).
저당권의 준용 조문 목록에는 제339조가 없다(민법 제370조). 가등기담보법은 차용물의 반환에 갈음하여 다른 재산권을 이전할 것을 예약할 때 그 재산의 예약 당시 가액이 차용액과 이자를 합산한 액수를 초과하는 경우에 적용되며, 그 담보계약에 실행 통지·청산 절차를 정한다(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조, 같은 법 제2조 제1호, 같은 법 제3조, 같은 법 제4조). 등기 또는 등록할 수 있는 부동산소유권 외의 권리를 취득하려는 담보계약에는 제3조부터 제17조까지가 준용되며, 그 취득 대상 권리에서 질권·저당권·전세권은 제외한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담보등기를 마친 경우도 준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같은 법 제18조). 자세한 청산 절차는 양도담보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약정 체결일과 채무변제기를 확인하고, 담보하는 채권이 어떤 거래에서 발생했는지 증빙한다(민법 제339조, 상법 제59조).
- 설정자의 상인 여부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말고 피담보채권의 상행위성을 확인한다(2017다207499 판결요지·이유 1가).
- 임의 처분과 직접 취득을 구별하고 실행 요건·평가 방법·통지 약정을 확인한다(2018다304007 이유 1·2나).
- 가격을 다투면 약정된 평가방식, 시장가격의 존재·확인 가능성, 채택한 평가방법과 자료를 함께 검토한다(2018다304007 판결요지 [2]).
- 처분 무효 주장과 채무 소멸액·초과액 반환·손해배상 청구를 구분한다(2018다304007 판결요지 [2]·이유 3).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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