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의 일종인 화재보험은 다른 특약이 없는 한 피보험자가 그 목적물의 소유자인 타인에게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게 됨으로써 입게 되는 손해까지 보상하기로 하는 책임보험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2025다211931 이유 3 가). 법률도 화재로 생길 손해를 보상하는 화재보험자의 책임과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배상할 책임을 보상하는 책임보험자의 책임을 따로 정한다(상법 제683조, 같은 법 제719조). 따라서 임차인 등이 가입한 보험이 그 사람의 배상책임까지 보상하는지는 계약에 다른 특약이나 책임보험계약이 들어 있는지로 확인한다(2009다43355 판결요지 [1], 2024다324200 이유 3 나 4). 다만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특약부화재보험은 화재로 인한 건물의 손해와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특수건물 소유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한다.
쉽게 말하면 — 세 든 사람이 건물과 가게 물건에 화재보험을 들었어도, 그 보험이 건물주에게 물어줄 배상금까지 당연히 대신 내주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에 배상책임을 보상하는 부분이 따로 들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법이 정한 특수건물은 소유자가 건물 손해와 남에게 물어줄 배상책임을 함께 담보하는 보험에 들어야 합니다. 같은 보험회사가 건물주 보험과 세입자 보험을 함께 맡았고 세입자 보험에 배상책임 부분이 들어 있다면, 건물주 보험에서 보험금을 준 뒤 그 돈을 세입자에게 청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화재보험에 들면 건물주에게 물어줄 배상금도 보상받나?
다른 특약이 없는 한 화재보험은 그런 배상책임까지 보상하는 책임보험으로 보지 않는다. 대법원은 보통약관이 보험에 가입한 물건이 입은 화재에 따른 직접손해·소방손해·피난손해 등을 보상하도록 되어 있으면 그 계약은 화재보험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았다(2009다43355 판결요지 [1]). 이러한 화재보험은 다른 특약이 없는 한 피보험자가 목적물 소유자인 타인에게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해 입는 손해까지 보상하는 책임보험의 성격을 갖는다고는 할 수 없다(2009다43355 판결요지 [1]).
같은 법리는 이후 판결의 이유에서도 되풀이되었다(2025다211931 이유 3 가). 화재보험계약의 보험자는 화재로 인하여 생길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683조).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의 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배상할 책임을 진 경우에 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같은 법 제719조).
부동산 매수인이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체결한 화재보험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를 위한 보험계약이라고 보아야 한다(2009다43355 판결요지 [2]). 그 사건의 원심은 매수인의 보험이 책임보험의 성격을 갖지 않고 매도인을 위한 계약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 판단이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보았다(2009다43355 이유 1 나). 다만 대법원은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의 심판대상과 보험회사 항소의 이익에 관한 소송법상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09다43355 이유 1 다·2·주문).
특수건물의 화재보험은 무엇이 다른가?
특수건물의 소유자는 건물 손해와 법률이 정한 손해배상책임을 함께 담보하는 특약부화재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본문). 이 보험은 법률이 건물 손해와 소유자의 손해배상책임을 함께 담보하도록 정의한 보험이어서, 다른 특약이 있는지로 책임보험 성격을 판단하는 일반 화재보험과 구별된다. 다만 이 법의 배상책임을 지는 사람은 특수건물의 소유자이므로, 임차인의 배상책임이 보상되는지는 임차인이 든 계약으로 확인한다(같은 법 제4조 제1항).
특약부화재보험의 담보 범위
특약부화재보험이란 화재로 인한 건물의 손해와 제4조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는 보험을 말한다(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특수건물은 국유건물·백화점·공동주택 등 여러 사람이 출입 또는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건물로서 화재의 위험이나 건물의 면적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물이다(같은 조 제3호).
특수건물의 소유자는 그 특수건물의 화재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을 때 또는 다른 사람의 재물에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제8조제1항제2호에 따른 보험금액의 범위에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전단). 이 경우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도 불구하고 특수건물의 소유자에게 경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같은 조 제1항 후단). 특수건물 소유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 외에는 「민법」에 따른다(같은 조 제2항).
가입의무와 적용 제외
특수건물의 소유자는 그 특수건물의 화재로 인한 해당 건물의 손해를 보상받고 제4조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하기 위하여 그 특수건물에 대하여 손해보험회사가 운영하는 특약부화재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본문). 다만, 종업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종업원에 대한 제4조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중 사망이나 부상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는 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할 수 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특수건물 중 외국 사절·국제연합 기관 등·외국 군대가 소유하는 건물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군사용 건물·외국인 소유 건물에는 이 법의 배상책임과 가입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특수건물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건물에 대하여는 제4조와 제5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제6조).
- 대한민국에 파견된 외국의 대사·공사(公使)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절(使節)이 소유하는 건물
- 대한민국에 파견된 국제연합의 기관 및 그 직원(외국인만 해당한다)이 소유하는 건물
- 대한민국에 주둔하는 외국 군대가 소유하는 건물
- 군사용 건물과 외국인 소유 건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물
임차인 보험계약에 배상책임 보상이 들어 있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
보험증권·약관에서 화재손해 담보와 배상책임 담보를 나누어, 그 계약에 책임보험계약이 들어 있는지와 그 배상책임도 보상되는지를 확인한다. 한 사건의 보험증권에는 건물·시설·집기 비품·동산에 관한 화재손해와 별도로 화재배상책임이 명시되어 있었다. 보험회사는 그중 화재손해에 관한 보장내용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했다(2025다211931 이유 3 나). 대법원은 그 계약 중 화재손해에 관한 보장 부분이 손해보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2025다211931 이유 3 다).
임차인 보험계약에 책임보험계약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대법원이 원심에 다시 심리하도록 한 사항이다(2024다324200 이유 3 나 4). 이 판결 사건의 손해사정보고서에는 임차인 보험계약에 화재배상책임 특별약관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가 적혀 있었다(2024다324200 이유 1 라). 대법원은 임차인 보험계약이 책임보험계약을 포함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임차인이 화재사고로 부담하는 배상책임도 보험회사가 보상하는지 등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대법원은 포함 여부를 스스로 정하지 않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24다324200 이유 3 나 4·4·주문).
피보험자가 누구인지도 함께 확인한다.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의 종류만 정해져 있고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명확하지 않으면, 자기를 위한 보험인지 타인을 위한 보험인지는 보험계약서·약관·체결 경위·보험회사의 실무처리 관행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한다(2025다211931 이유 3 가). 그 결정 기준은 손해보험의 피보험자 확정에서 다룬다.
임차인 기타 타인의 물건을 보관하는 자가 그 지급할 손해배상을 위하여 그 물건을 보험에 붙인 경우에는 그 물건의 소유자는 보험자에 대하여 직접 그 손해의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725조). 그래서 소유자는 임차인이 든 보험이 그런 목적으로 체결된 것인지 보험증권과 약관으로 확인한다.
배상책임 보상이 들어 있으면 소유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회사가 임차인에게 대위청구할 수 있나?
같은 보험회사가 건물 소유자와 임차인의 보험자를 겸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임차인 보험계약에 책임보험계약이 포함되어 있다면 소유자 보험금 지급을 이유로 임차인에게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그 사건의 보험회사는 건물 소유자와는 소유자 보험계약을, 임차인과는 임차인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대법원은 판결요지 [3]이 든 사정 ①~③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이 결론을 냈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사정 ①은 소유자의 손해가 임차인 보험금과 소유자 보험금 등으로 모두 전보되었고, 임차인이 종국적으로 배상할 액수가 임차인 보험금보다 적었다는 점이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사정 ②는 임차인 보험금이 책임보험자 지위에서 지급된 것이라면 그 범위에서 소유자의 보험회사에 대한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이 만족을 얻는다는 점이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이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자의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도 그 목적을 달성하여 소멸한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사정 ③은 보험회사가 임차인 보험금을 화재보험자 지위에서 지급하였더라도 책임보험자 지위를 겸하는 이상 마찬가지라는 점이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이 판단은 원심이 책임보험계약의 포함 여부와 보상 여부를 심리하지 않고 보험자대위를 인정한 사건에서 나왔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다(2024다324200 이유 3 나 4·4·주문).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과 책임보험자 지위를 겸하는 경우의 논리는 책임보험 피해자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에서 다룬다.
화재손해 담보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누구의 권리를 대위하나?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상법 제682조 제1항 본문). 다만 같은 조는 보험금 일부 지급과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에 대한 권리를 따로 제한하고, 대법원은 피보험이익을 기준으로 대위 범위를 정한다(같은 조 제1항 단서·제2항, 2025다211931 이유 3 가).
일부 지급과 가족에 대한 제한
보험자는 보험금 일부 지급 때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에 대한 권리는 그 가족의 고의로 손해가 생긴 경우가 아니면 취득하지 못한다.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의 일부를 지급한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상법 제682조 제1항 단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제1항에 따른 권리가 그와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에 대한 것인 경우 보험자는 그 권리를 취득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2항 본문). 다만, 손해가 그 가족의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조 제2항 단서).
피보험자별 대위 범위
대법원은 보험자가 보험계약의 목적이 되는 피보험이익을 기준으로 보험목적물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지급한 보험금의 한도 내에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할 수 있다고 보았다(2025다211931 이유 3 가). 임차인이 체결한 보험에서 대법원은 임차인 소유의 시설·집기 비품·동산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계약자 겸 소유자인 임차인을 피보험자로 볼 수 있다고 했다(2025다211931 이유 3 다).
그 사건의 화재는 피고가 사무실로 사용하던 같은 동의 다른 호실에서 발생해 확산되었고, 이로써 보험목적물이 소훼되었다(2025다211931 이유 1 나). 원심은 피고의 공작물 점유·관리상의 하자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아 피고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2025다211931 이유 2). 대법원은 임차인 소유의 시설·집기 비품·동산 부분에 발생한 전체 손해액을 기준으로 보면 피고의 책임 비율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액이 임차인의 남은 손해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았다(2025다211931 이유 3 다). 그래서 대법원은 그 부분 손해에 대해 지급한 보험금에 관하여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원심판단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았다(2025다211931 이유 3 다).
반면 대법원은 화재손해 보장 부분 중 임차 건물에 관한 부분은 임차인이 소유자를 위하여 체결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았다(2025다211931 이유 3 다). 그 경우 건물 부분은 나머지 보험목적물 부분과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다르므로, 소유자에게 건물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가 소유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는 범위는 건물만을 대상으로 산정하여야 한다(2025다211931 이유 3 다). 대법원은 전체 손해액을 기준으로 건물 보험금 부분의 대위까지 부정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건물 손해에 관하여 지급한 보험금 관련 구상금 88,511,22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만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다(2025다211931 이유 4·주문). 대위 범위의 계산은 보험자대위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담보 구분: 보험증권·약관에서 화재손해 담보와 화재배상책임 담보를 따로 확인한다(2025다211931 이유 3 나).
- 특약 유무: 배상책임 보상을 주장하려면 다른 특약이나 책임보험계약이 계약에 들어 있는지 자료로 확인한다(2009다43355 판결요지 [1]).
- 보상 범위: 배상책임 담보가 있어도 임차인의 그 배상책임이 보상 범위에 들어가는지 보험증권·약관으로 확인한다(2024다324200 이유 3 나 4).
- 특수건물: 건물이 특수건물이면 소유자가 특약부화재보험에 가입했는지와 적용 제외 건물인지 확인한다(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같은 법 제6조).
- 피보험자: 임차 건물 부분과 임차인 소유 물건 부분의 피보험자를 나누어 정리한다(2025다211931 이유 3 다).
- 지급 지위: 보험금이 어느 계약의 어느 담보에 따라 지급됐는지와 함께, 같은 보험회사가 임차인 보험계약의 책임보험자 지위를 겸하는지 확인한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 소유자 직접청구: 임차인이 지급할 손해배상을 위하여 물건을 보험에 붙였다면 소유자가 보험자에게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상법 제725조).
- 대위청구 대응: 보험회사가 임차인에게 대위청구하면 임차인 보험계약의 책임보험 포함 여부와 보상 범위를 확인한다(2024다324200 판결요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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