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계약의 해지

위임계약은 원칙적으로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 제1항). 다만 임의해지 규율을 배제하거나 달리 정한 약정이 있다면, 그 규정이 약정과 별개로 적용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한 사유와 절차에 따라야 한다(2017다53265 판결요지 [1]). 약정한 해지사유가 없더라도 신뢰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그 사유로 해지할 수 있다(2025다219495 판결요지).

쉽게 말하면 — 맡긴 일을 그만두게 하거나 맡은 일을 그만둘 수는 있지만, 계약서에 해지 조건을 정해 두었다면 그 조건과 절차를 지켜야 합니다. 조건에 없더라도 서로 믿고 일을 맡길 수 없을 만큼 관계가 깨졌다면 해지할 수 있고, 갑자기 중단해서 생긴 손해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계약서에 해지 조건이 있으면 그 조건을 따라야 하는가?

약정이 민법 제689조의 임의해지 규율을 배제하거나 달리 정한 것이라면, 그 규정이 약정과 별개로 적용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한 사유와 절차에 의하지 않은 해지는 효력이 없다(2017다53265 판결요지 [1]·이유 1 다 4). 같은 조의 두 항은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가 해지 사유·절차·손해배상책임을 달리 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에 따라 계약관계를 판단한다(2017다53265 판결요지 [1]).

민법 제689조 제1항과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와 절차를 정한 약정을 단순히 주의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2017다286003 이유 2).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고 거래의 안전과 신뢰를 보호하려는 약정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2017다286003 이유 2).

대법원은 약정으로 임의해지 규정의 적용을 배제했는지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판단을 파기하였다(2017다53265 이유 1 다 5). 반면 위임인의 이익과 함께 수임인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는 유상위임을 위임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한 사건에서는 해지 자체의 효력을 인정했다. 다만 잔여 임기 동안의 기본급·자녀학비와 퇴임 시 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게 하였다(98다47108 이유 2·3). 따라서 약정이 해지의 효력을 제한하는지, 해지에 따른 배상책임을 정하는지 계약 내용에 따라 구별한다(2017다53265, 98다47108).

확인할 문서는 계약 본문뿐 아니라 편입된 규약과 별도 합의다. 해지 사유, 시정 요구, 통지 방법, 손해배상 조항을 나누어 정리하면 어느 요건이 충족됐는지 판단하기 쉽다.

신뢰관계가 깨졌어도 약정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가?

약정에서 정한 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상대방은 그 사유로 해지할 수 있다(2025다219495 이유 1 가 2). 앞 절의 약정 우선 원칙에 대한 예외다. 계약상 의무 위반이나 그 밖의 부당한 행위 등으로 위임관계의 기초가 무너졌다는 조건이 필요하다(2025다219495 판결요지·이유 1 가 2).

지역주택조합의 업무대행 사건에서는 대행자 피용자의 불법 리베이트 수수 등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대법원이 수긍했다(2025다219495 이유 1 나). 단순히 불만이 있다는 진술보다 위반 행위의 내용, 계약상 의무와의 관계, 업무를 계속 맡기기 어려운 경위를 자료로 정리한다.

상대방의 잘못을 입증하지 못하면 해지도 무효인가?

임의해지가 허용되는 계약이라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지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어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의사표시에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른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이 인정된다(2012다71411 이유 2 나 1). 약정으로 해지사유와 절차를 달리 정해 임의해지를 제한했는지를 먼저 판단한다. 임의해지권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지도 약정의 문언과 경위로 판단한다(2012다71411 이유 2 나 3).

따라서 해지 통지에 적은 잘못이 인정되는 문제와, 그 통지로 계약이 종료되는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 해지로 손해배상청구가 배제되지는 않으며, 임의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했는지라는 별도 요건에 따라 판단한다(민법 제551조, 같은 법 제689조 제2항, 2012다71411 이유 3 나 1). 이 전환 법리는 위임의 임의해지에 관한 것이다. 도급에서는 분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해제 의사표시에 민법 제673조의 임의해제 의사가 포함되었다고 보지 않는다(2024다282177 판시사항). 보수와 비용의 정산은 수임인의 보수청구권위임사무 처리비용에서 구별한다.

해지는 언제 효력이 생기는가?

해지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고, 상대방에게 도달하면 효력이 생기는 것이 원칙이다(민법 제111조 제1항, 같은 법 제543조 제1항). 해지의 의사표시는 철회하지 못한다(같은 법 제543조 제2항). 당사자의 일방 또는 쌍방이 여러 사람이면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하여 해지해야 한다(같은 법 제547조 제1항). 해지로 계약은 장래를 향하여 효력을 잃으며 손해배상청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같은 법 제550조, 같은 법 제551조).

위임종료의 사유는 상대방에게 통지하거나 상대방이 안 때가 아니면 그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692조). 위임이 끝났더라도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수임인, 그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은 위임인 측이 사무를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필요한 사무를 계속 처리해야 한다(같은 법 제691조). 다만 이 규정이 비법인 사단의 대표자가 임기 만료 후 장래에 향하여 업무수행권을 포괄적으로 행사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2006다23695 판시사항 [3]). 구체적인 범위는 위임종료 후 긴급처리에서 다룬다.

해지 후에도 수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인을 위해 자기 명의로 취득한 권리를 이전해야 한다(민법 제684조 제2항, 2012다71411 이유 4). 대법원은 권리 이전에 필요한 제3자의 동의를 얻지 못해 수임인의 귀책사유 없이 이전이 불가능해진 사안에서 그 불이행의 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다(2012다71411 이유 4). 추심을 위한 채권양도에서 위임이 해지되면 채권은 양도인에게 복귀하고,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할 의무를 진다(2010다100711 판결요지 [2]). 취득한 금전·물건의 인도와 권리 이전은 수임인의 금전 인도의무에서 함께 확인한다.

해지와 별도로 당사자 일방의 사망·파산이나 수임인이 성년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것도 법정 종료 사유다(민법 제690조).

불리한 시기에 해지하면 어떤 손해를 배상하는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했다면,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않았을 손해에 한정하여 배상한다(민법 제689조 제2항, 2012다71411 판결요지 [2]). 계약이 계속됐을 때 얻을 이익 전부를 이 규정으로 배상하는 것은 아니다(2012다71411 이유 3 나 1).

수임인이 사무를 마치기 전에 해지하여 위임인이 완료 후의 성과나 이익을 얻지 못했더라도, 특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정만으로 위임인에게 불리한 시기의 해지라고 볼 수 없다(2012다71411 이유 3 나 1). 해지 시점 때문에 추가로 지출한 비용이나 피할 수 없게 된 손해를 계약 종료 자체의 손실과 구별해야 한다.

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별도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임의해지를 배제하고 해지 사유를 정한 아파트 위·수탁관리계약에서, 그 사유 없이 계약을 종료시킨 데 따른 잔여 계약기간의 위탁관리수수료 등의 배상을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2017다286003 이유 3).

실무 체크포인트

계약서의 해지 조항과 실제 통지 내용을 먼저 대조한다. 해지 사유를 주장한다면 그 사유가 발생한 날짜와 자료, 약정한 시정·통지 절차의 이행 내역을 함께 정리한다.

신뢰관계 파탄을 주장할 때는 의무 위반이나 부당한 행위 때문에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경위를 구체화한다. 손해는 불리한 시점 때문에 발생한 항목과 약정 위반으로 청구하는 항목을 나누고, 이미 처리한 일의 보수와 비용은 별도로 정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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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10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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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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