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자녀만 상속포기를 하고 손자손녀는 빠뜨린 경우, 손자손녀는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민법 제1019조).
쉽게 말하면 — 할머니(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포기를 하면 채무가 손자녀에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손자녀 본인이 “내가 상속인이 됐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포기 또는 한정승인 신청을 하면 됩니다. 채권자에게 청구서를 받은 날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점으로 인정되는 흔한 예입니다.
상속포기 가능 기간은 언제부터 기산하는가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할 수 있다. ‘상속개시일’이 아니라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 기산점이다.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손녀에게 상속이 개시된다. 손자손녀는 제2순위가 아니다. 자녀와 손자손녀는 모두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으로 같은 제1순위이고(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 자녀가 전부 포기하면 같은 제1순위 안에서 최근친인 손자손녀가 상속인이 된다(제1000조 제2항). 제2순위는 직계존속이다(제1000조 제1항 제2호). 상속은 사망으로 개시되고(같은 법 제997조),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로 소급해 효력이 있다(같은 법 제1042조). 그래서 선순위가 전원 포기하면 손자손녀는 처음부터, 곧 피상속인이 사망한 때부터 상속인이었던 것이 된다(95다27769). 손자손녀에게 따로 상속이 개시되는 날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포기심판서 송달일도 개시일이 아니다.
3개월 숙려기간은 개시일과 별개다. 손자손녀가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몰랐다면 기간은 시작되지 않고, 그 사실을 안 날부터 기산한다(2003다43681).
선순위 전원의 상속포기를 알았어도 ‘상속개시 있음을 안 것’은 아닌가
선순위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손녀가 상속인이 된다는 결론은 법률 해석을 통해 도출되는 것이므로, 일반인은 이를 알 수 없다고 본다(대법원 2013다15869).
성년인 손자손녀가 배우자·자녀 전원의 상속포기 사실을 알았더라도, 그것만으로 자신에게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안 것은 아니다.
미성년 손자손녀의 경우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은 미성년자 본인이 안 날이 아니라 그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안 날을 기준으로 한다. 자녀들이 직접 상속포기를 하면서 자신의 자녀에게 상속채무가 승계되도록 방치할 리 없으므로, 손자손녀에 대한 상속포기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부모도 손자손녀에게 상속이 개시된다는 것을 몰랐음을 뒷받침한다.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은 언제인가
법정 기산점은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을 알고 그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이다(2003다43681). 채권자가 손자손녀에게 상속채무 변제를 청구한 때는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점으로 인정되는 흔한 예이지, 그 자체가 기산점 규정은 아니다. 청구를 받기 전에 이미 선순위 전원의 포기와 자기 순위를 알았다면 그때부터 기간이 진행한다.
법률 무지는 일반적으로 면책 사유가 되지 않지만, 이 경우는 법이 ‘안 날’부터 기간을 기산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법을 몰라서 상속개시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손자손녀의 상속포기·한정승인 방법
배우자와 자녀 전원이 상속포기하여 손자손녀가 상속인이 된 경우,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신청을 하면 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안 날을 소명할 자료를 모은다. 법정 기산점은 자기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이므로(민법 제1019조 제1항, 2003다43681), 청구서·내용증명의 봉투와 수령일은 그 날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보관한다.
- 미성년 손자손녀는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신청한다. 부모가 먼저 상속포기를 했으면 이해충돌이 생기므로 특별대리인 선임 필요 여부를 확인한다.
- 선순위 전원의 상속포기심판서 사본을 첨부한다. 손자손녀가 상속인이 된 근거이므로 신청서에 붙이면 순위 확인이 수월하다.
- 상속개시 한참 뒤에 청구를 받아도 신청할 수 있다. 기간은 자기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기산하므로(민법 제1019조 제1항), 사망일로부터 오래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막히지 않는다. 다만 청구를 받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면 그때부터 세므로, 언제 무엇을 알았는지를 먼저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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