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주의

현명주의는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행위임을 표시해야 그 행위의 효과가 직접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원칙이다. 대리권이 있다는 사실과 누구를 위하여 행위하는지 표시하는 것은 별개의 요건이다(민법 제114조 제1항). 다만 권한 내의 행위라면 표시가 없어도 상대방이 대리행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본인에게 효력이 생기고, 상행위의 대리에는 별도의 특칙이 있다(민법 제115조, 상법 제48조).

쉽게 말하면 — 대신 계약하는 사람은 누구의 대리인인지 상대방에게 알려야 합니다. 꼭 계약서에 ‘대리인’이라고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과 대리인을 구분해 쓰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름 표시가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를 위한 계약인지 어떻게 표시하나?

본인을 위하여 행위한다는 뜻은 명시적으로도, 묵시적으로도 표시할 수 있다. 계약서의 명칭 한 곳만 보지 않고 교섭 경위와 행위자의 역할 등 전체 사정으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현명에 특정한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2023다225580 판결요지 [1]).

실무에서는 계약 당사자란에 본인을 적고 서명란에 대리인의 자격과 이름을 함께 표시하면 명확하다. ‘갑의 대리인 을’이라고 적더라도 실제 대리권이 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현명만으로 권한 없는 계약이 유효해지지는 않는다(민법 제114조 제1항, 무권대리).

표시하지 않으면 누구의 행위가 되나?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자기를 위한 의사표시로 본다. 그러나 상대방이 대리인으로서 한 행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권한 내의 행위는 직접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15조 단서, 같은 법 제114조 제1항). 표시 누락의 문제를 곧바로 계약 전체의 무효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갑에게 매수 권한을 받은 을이 계약하면서 갑을 따로 적지 않았다고 하자. 거래 경위상 상대방이 을을 갑의 대리인으로 알고 있었다면, 표시가 빠졌어도 갑에게 계약 효과가 귀속될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이 을 자신의 거래로 이해했고 대리행위임을 알 수도 없었다면, 그 의사표시는 을 자신을 위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15조, 2023다225580 판결요지 [1]). 상행위의 특칙은 다음 절에서 따로 본다.

상거래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나?

일반적인 상행위의 대리는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지 않아도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 다만 상대방이 본인을 위한 행위임을 몰랐다면 대리인에게도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48조). 이 특칙은 표시 요건에 관한 것이므로 본인을 위한 상행위와 대리권은 여전히 필요하다(같은 조, 민법 제114조, 2021다269722 판시사항 [1]).

2021다269722에서는 오피스텔 분양계약의 잔금 지급 최고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은 상법상 비현명주의가 적용될 여지가 있는데도 이를 심리하지 않고 최고의 효력을 부인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이 분양계약 해제의 모든 요건까지 확정한 판결은 아니다.

어음행위의 대리에는 별도의 형식적 요건이 있다. 대법원은 어음면에 본인을 위한 대리행위임이 드러나야 하고 대리인이 기명날인을 해야 하며, 실제 대리권도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반드시 ‘본인을 위하여’라는 정해진 문구를 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68다480). 현재 약속어음을 대리하여 발행할 때에는 대리인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해야 한다(어음법 제75조 제7호).

구분본인 표시가 없을 때의 처리직접 근거
민법상 원칙대리인 자신을 위한 의사표시로 봄민법 제115조 본문
상대방이 대리행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권한 내의 행위이면 본인에게 효력이 생김민법 제115조 단서·같은 법 제114조 제1항
일반적인 상행위의 대리본인에게 효력이 생기며, 이를 모른 상대방은 대리인에게도 이행 청구 가능상법 제48조
약속어음 발행의 대리어음면의 대리 표시, 대리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 실제 대리권 필요68다480 · 어음법 제75조 제7호

계약 이외의 통지에도 적용되나?

대리 규정은 의사·관념의 통지 같은 준법률행위에도 유추적용된다. 따라서 이행을 요구하는 통지도 누구를 위한 행위인지와 관련 대리권을 살펴야 한다(2023다225580 판결요지 [1], 2021다269722). 통지의 발신자 이름과 계약 당사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대리인에게 통지해도 본인에게 효력이 생기나?

해당 의사표시를 받을 권한이 있는 대리인에게 통지하면 직접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14조 제2항). 계약을 체결할 권한과 그 뒤의 모든 통지를 받을 권한이 언제나 같은 범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명만 확인하면 대리 문제가 해결되나?

현명은 대리행위의 효과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판단하는 요건 중 하나다. 권한이 이미 끝났는지는 대리권의 소멸, 대리인이 속거나 잘못 안 사정은 대리행위의 하자에서 별도로 판단한다(민법 제127조, 같은 법 제116조).

또한 본인이 지시했거나 최종 결정권한을 남겨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행위자를 단순한 전달자인 사자로 볼 수는 없다. 상대방의 합리적 시각에서 외부에 나타난 모습을 중심으로 자격·역할·재량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2023다225580 판결요지 [2]). 실제 권한이 있으면서 이를 본인의 이익에 반하여 행사한 경우에는 대리권 남용 문제가 남는다.

실무 체크포인트

  • 계약 당사자와 서명자를 나누어 적는다. 본인 표시와 대리권 증명은 각각 확인한다(민법 제114조).
  • 표시가 빠졌다면 교섭 자료를 확인한다. 상대방이 대리관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판단할 이메일·위임장·계약 초안을 확보한다(민법 제115조).
  • 상행위와 어음행위를 구별한다. 일반적인 상행위에는 비현명 특칙이 있지만, 어음행위는 어음 기재에 나타난 대리관계도 확인한다(상법 제48조, 68다480).
  • 수령 권한도 확인한다. 통지를 대리인에게 보낼 때는 그 통지를 받을 권한의 범위를 확인한다(민법 제114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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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7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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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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