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소유자는 이웃 땅의 지반이 붕괴할 정도로 자기 땅을 깊이 파서는 안 된다. 충분한 방어공사를 한 경우에는 굴착할 수 있지만, 경계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과 붕괴 위험을 막는 것은 별개의 의무다. 건축물의 건축등을 위한 지하 굴착에 거리 규정의 예외가 적용되더라도 필요한 안전조치는 해야 한다(민법 제241조, 같은 법 제244조, 건축법 제9조 제1항).
쉽게 말하면 — 내 땅이라도 이웃 땅의 지반이 무너질 만큼 깊이 팔 수는 없습니다. 이웃 땅에 건물이 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계에서 얼마나 떨어져야 하는지와 이웃 땅이 안전한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금이 갔다면 배상은 과실·인과관계 같은 요건으로 따지고, 공사중지는 남은 공사가 피해를 더 키울지로 따집니다.
어느 정도로 땅을 파면 문제가 되는가?
이웃 지반이 붕괴할 정도의 굴착이 금지되며, 충분한 방어공사를 한 경우는 예외다. 조문은 몇 미터 이상을 파지 말라는 식의 깊이를 정하지 않는다. 기준은 인접지의 지반이 붕괴할 정도의 심굴인지, 충분한 방어공사를 했는지 두 가지다(민법 제241조).
민법 제244조 제1항에 열거된 공사를 할 때에는 토사가 붕괴하거나 하수·오액이 이웃에 흐르지 않도록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도 있다. 경계와의 거리를 확보했더라도 이러한 위험 방지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244조 제1항·제2항).
지하시설은 경계에서 얼마나 떨어져야 하는가?
우물과 물·오물 등을 저장하는 지하시설은 경계에서 2미터 이상, 저수지·도랑·지하실 공사는 깊이의 50% 이상 떨어져야 하는 것이 민법의 원칙이다. 시설의 종류와 특별법상 적용 배제 여부를 구별한다(민법 제244조 제1항, 건축법 제9조 제1항).
| 시설·공사 | 경계에서 확보할 거리 | 근거 |
|---|---|---|
| 우물, 용수·하수·오물 등을 저장할 지하시설 | 2미터 이상 | 민법 제244조 제1항 |
| 저수지, 구거(도랑), 지하실 공사 | 깊이의 50% 이상 | 민법 제244조 제1항 |
예를 들어 깊이 4미터인 도랑 공사에 이 규정이 적용된다면 경계에서 2미터 이상 떨어져야 한다. 다만 건축물의 건축등을 위한 지하 굴착인지, 당사자 사이에 거리와 관련한 유효한 합의가 있는지에 따라 적용이 달라진다(민법 제244조 제1항, 건축법 제9조 제1항, 80다1634 판결요지).
우물의 일부만 제한거리 안에 있다면 매몰 범위도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계에서 2미터 안의 우물 부분은 매몰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2미터 밖의 부분까지 매몰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2미터 안의 부분을 특정해 그 부분만 매몰을 명해야 한다며, 우물 전체의 매몰을 명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80다745 판결요지 및 이유).
건물의 지하실을 만들 때도 위 거리를 지켜야 하는가?
건축물의 건축등을 위하여 지하를 굴착하는 경우에는 민법의 지하시설 거리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여 위해를 방지해야 한다(건축법 제9조 제1항).
건축법이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민법 제244조 제1항의 거리 규정뿐이다. 제241조와 제244조 제2항은 배제 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 지하실을 파더라도 충분한 방어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웃 지반이 붕괴할 정도로 파지 않을 의무가 남고, 토사 붕괴나 하수·오액 유출을 막을 적당한 조처 의무도 남는다(민법 제241조, 민법 제244조 제2항).
여기서 ‘건축물의 건축등’에는 건축·대수선·용도변경, 건축설비 설치와 공작물 축조가 포함된다. 우물이나 도랑이라는 이름만으로 적용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해당 굴착이 이 법정 목적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건축법 제2조 제1항 제12호).
공사하는 쪽은 착공 전에 어떤 안전 절차를 거치나?
굴착공사의 착공 전 안전 절차에서 공사하는 쪽이 행정청에 대해 지는 절차를 다룬다. 공사시공자는 대지를 조성하거나 건축공사를 하기 위하여 토지를 굴착·절토·매립 또는 성토 등을 할 때 그 변경 부분에 위험 방지 등의 조치를 한 뒤 그 사실을 공사현장에 게시해야 한다. 깊이에 따라 흙막이를 설치해야 할 수 있다. 사업의 종류와 굴착깊이에 따라 지하안전평가나 소규모 지하안전평가의 협의, 건설사업자·주택건설등록업자의 안전관리계획 승인을 착공 전에 마쳐야 할 수도 있다. 굴착이 깊은 건설공사의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내야 하고, 근로자가 높은 굴착면을 파는 작업에는 작업계획서도 필요하다. 대상이 되는 깊이, 제출처, 부유식·가설건축물과 공작물의 적용 여부, 위반 시 제재는 그 글에서 본다.
누구에게 방어공사나 공사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가?
방해 사정을 현실적으로 지배하거나 방해할 염려가 있는 사람에게 요구할 수 있으며, 건축주라는 명칭만으로 상대방을 결정하지 않는다.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게 방해 제거를, 방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게 예방 또는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14조, 80다2832 이유 1).
대법원은 건축주가 제시한 설계·시방서에 따라 공사하고 감독자의 지시를 받도록 한 도급관계를 살폈다. 이 사안에서는 위험을 일으킨 공사 사정이 건축주의 현실적인 지배 아래 있다고 보아 건축주를 가처분 상대방으로 삼은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80다2832 이유 1).
지상권자와 전세권자도 법정 준용관계에 따라 보호를 주장할 수 있다. 지상권자 상호 및 지상권자와 인접 토지소유자 사이에는 관련 규정이 준용되며, 구분지상권에도 연결된다. 전세권자 상호 및 전세권자와 인접 토지소유자·지상권자 사이의 준용도 정해져 있다(민법 제290조 제1항·제2항, 같은 법 제319조).
이미 균열이 생겼다면 남은 공사도 모두 멈출 수 있는가?
이미 생긴 침하나 균열만으로 남은 공사를 멈출 수는 없다. 대법원은 충분한 예방공사 없이 판 탓에 이웃 땅이 일부 침하하고 건물에 금이 갔더라도 다음 두 사정이 있으면 공사중지가처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남은 공사 대부분이 지상 건물 축조라 더 깊이 팔 필요가 없어 보이는 경우, 그리고 침하와 균열이 더 커질 사정이 없는 경우다(80다2832 판결요지).
거꾸로 남은 공사에 추가 굴착이 필요하거나 침하·균열이 커질 사정이 있다면, 이 판결요지에 비추어 공사중지가처분을 구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신청하는 쪽은 이미 생긴 피해보다 앞으로의 위험을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공사중지가처분을 허용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이는 손해배상청구까지 배척하거나 모든 공사중지 신청을 최종 기각한 판결은 아니다. 잠정적인 공사 제한은 피보전권리와 함께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 등을 피할 필요가 있는지 살피며, 신청 절차는 공사중지가처분에서 다룬다(80다2832 이유 2·3 및 주문,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이웃과 합의하면 거리 제한이나 손해배상은 어떻게 되는가?
지하시설의 이격거리에 관한 특약은 유효할 수 있지만, 합의 이후 새로운 불법행위와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별도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민법 제244조가 강행규정이 아니라고 보았다. 이미 생긴 손해를 배상받고 거리 주장을 양보하여 공사 계속을 승인한 합의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도 수긍했다(80다1634 판결요지 및 이유).
그 사건은 1969년의 합의를 기초로 계속된 공사와 합의 이후 새로운 불법행위·손해가 있었는지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은 새로운 불법행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을 유지하여 상고를 기각했다. 이미 발생한 손해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과 이후 추가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80다1634 이유 및 주문).
거리 합의의 효력과 오늘날 건축공사에 적용되는 안전조치 의무는 별개의 문제다. 현재 건축물의 건축등을 위한 지하 굴착에는 거리 규정의 적용 배제가 있더라도 위해 방지 의무가 남으며, 공사시공자의 법정 조치 의무도 확인해야 한다(건축법 제9조 제1항, 같은 법 제41조).
굴착 시설이 실제로 내 땅을 침범했다면 어떻게 되는가?
자신의 토지를 실제로 침범한 시설에는 방해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 소유자는 자신의 토지에 대한 방해 제거를 청구할 수 있으며, 건축물의 건축등을 위한 지하 굴착에 거리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타인의 토지를 침범할 권한이 생기지는 않는다(민법 제214조, 80다2859 이유 제1점).
대법원은 한 건물에서 세 부분의 결론을 따로 냈다. 첫째, 이웃 대지를 실제 침범한 지하실 3.8평은 철거·매몰을 명한 원심을 유지했다. 둘째, 침범하지 않은 나머지 지하실과 정화조 등은 당시 건축법에 따라 민법 제244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거리 위반을 이유로 한 철거청구를 배척했다(80다2859 이유 제1점).
셋째, 지상 건물은 민법 제242조의 0.5미터 대신 30센티미터만 두어 층마다 1.2평이 법정거리 안에 있었다. 대법원은 완공 뒤 수년이 지나 그 부분을 철거해도 원고에게 거의 이익이 없다는 사정에서 철거청구를 권리남용으로 본 원심을 수긍했다. 이는 지상 건물의 거리 문제이고 그 사안의 사정에 따른 판단이다. 건물의 거리 제한은 경계선 부근의 건축에서 다룬다(80다2859 이유 제2점 및 주문, 민법 제242조 제1항).
이미 발생한 손해의 배상은 위법한 고의·과실 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 책임 요건에 따라 판단한다. 방해 제거·예방과 손해배상은 목적이 다르므로, 보수가 필요한 손해와 앞으로 막아야 할 위험을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750조, 같은 법 제21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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