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과 소명

증명과 소명은 법관에게 요구되는 심증의 정도에서 나뉜다. 증명은 법관이 확신에 이르는 것이고, 소명은 일응 확실하다는 추측에 이르면 족하다. 이 심증도의 차이는 조문에 명문화돼 있지 않고 학설·판례로 확립된 것이다. 본안판결은 증명을 요하고, 소명은 법률에 명문 규정이 있는 잠정적·신속한 절차에서만 인정된다.

쉽게 말하면 — 증명은 “거의 틀림없다”고 판사가 확신할 정도, 소명은 “아마 그럴 것 같다” 정도면 되는 것입니다. 본안재판은 확신(증명)이 필요하고, 가압류처럼 급한 절차는 소명만으로도 됩니다.

증명 — 확신의 심증

증명이란 법관이 요증사실의 존부에 대해 확신에 이르는 것, 또는 그 확신에 이르도록 증거를 대는 당사자의 노력이다. 본안판결은 권리의무를 종국적·확정적으로 가리므로 반드시 증명을 요한다.

확신이라고 해서 자연과학적 증명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판례는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할 때 그 사실이 있었다고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 즉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면 증명이 됐다고 본다(대법원 1990. 6. 26. 선고 89다카7730 판결).

“100% 확실”까지는 아니어도 보통 사람이라면 의심하지 않을 만큼은 입증해야 본안재판에서 이깁니다. 십중팔구는 그렇다는 정도의 확신을 판사가 가져야 합니다.

소명 — 일응 확실하다는 추측

소명은 증명보다 낮은 개연성으로 족하다. 법관이 “아마 그럴 것이다”라는 추측에 이르면 된다. 소명은 법률에 명문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소명으로 족한 대표적 경우는 보전소송(가압류·가처분)의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 소송구조 신청 사유(민사소송법 제128조), 소송기록 열람제한 신청 사유(민사소송법 제163조) 등이다.

소명에는 즉시성 제약이 있다. 소명은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99조). 그래서 현재 있는 서증·당장 신문할 수 있는 증인은 되지만, 시간이 걸리는 증인소환·문서송부촉탁은 소명방법으로 부적합하다.

가압류는 빨리 처리해야 하므로 “확실히”까지는 아니어도 “그럴 법하다” 정도만 보여주면 됩니다. 대신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류로 내야지, 나중에 받아올 자료로는 안 됩니다.

소명의 대용

즉시 조사할 증거를 대기 어려우면, 법원은 보증금 공탁이나 주장이 진실하다는 선서로 소명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99조 제2항). 다만 거짓 진술을 한 경우 제재가 따른다. 선서한 자가 거짓 진술을 하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민사소송법 제301조), 보증금을 공탁한 자가 거짓 진술을 하면 보증금 몰취다(민사소송법 제300조).

실무 체크포인트

  • 본안 청구원인은 증명 사항이다. 소장·준비서면을 쓸 때 확신에 이를 수 있는 서증·진술서를 충분히 붙이도록 준비한다.
  • 보전처분 신청은 소명으로 족하지만, 만족적 가처분(임금지급·건물인도 단행 등)은 실무상 증명에 가까운 고도의 소명을 요구한다. 소명자료 수준을 본안에 준해 준비한다.
  • 소명은 즉시성 제약이 있으므로, 현장검증이 필요하면 사진을, 법정 외 진술이 필요하면 진술서를 미리 서증으로 확보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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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판례·예규 원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 해설 ⓒ 신우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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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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