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능력이란 단독으로 유효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자격이다.
쉽게 말하면 — 계약서에 혼자 서명해서 그 계약이 법적으로 완전히 효력을 갖는 능력입니다. 미성년자나 성년후견인이 있는 사람은 이 능력이 제한되어, 계약을 혼자 맺었다가 나중에 취소당할 수 있습니다.
행위능력은 왜 필요한가
법률행위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권리·의무를 변동시킨다. 행위능력 제도는 판단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범위에서 법률행위의 효력을 제한한다. 행위능력이 없거나 제한된 사람이 한 법률행위는 나중에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5조 제2항, 민법 제10조 제1항).
판단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맺은 불리한 계약을 나중에 되돌릴 수 있도록 법이 안전망을 두는 것입니다.
완전한 행위능력자는 누구인가
19세에 달한 성년자는 단독으로 모든 법률행위를 할 수 있다(민법 제4조). 미성년자라도 혼인을 하면 성년자로 본다(민법 제826조의2).
행위능력이 제한되는 경우
민법은 행위능력을 제한하는 세 가지 유형을 두고 있다.
① 미성년자(민법 제5조)
19세 미만인 사람은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법률행위를 할 수 없다(민법 제5조 제1항). 동의 없이 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5조 제2항).
예외적으로 동의 없이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행위가 있다.
-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민법 제5조 제1항 단서)
- 법정대리인이 범위를 정해 처분을 허락한 재산의 처분(민법 제6조)
- 법정대리인으로부터 허락을 얻은 특정 영업에 관한 행위 — 이 경우 그 영업에 관하여 성년자와 동일한 행위능력이 있다(민법 제8조 제1항)
예를 들어 부모가 “이 가게 운영은 네가 해도 된다”고 허락하면, 그 가게와 관련한 계약은 미성년자가 혼자 맺어도 유효합니다. 하지만 허락 범위를 벗어난 다른 계약은 여전히 취소될 수 있습니다.
② 피성년후견인(민법 제10조)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가정법원이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하면 피성년후견인이 된다(민법 제9조 제1항).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조 제1항). 다만 일용품 구입 등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대가가 과도하지 않은 행위는 취소할 수 없다(민법 제10조 제4항).
③ 피한정후견인(민법 제13조)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가정법원이 한정후견개시 심판을 하면 피한정후견인이 된다(민법 제12조 제1항). 가정법원이 정한 범위의 행위에 대해서만 한정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동의 없이 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3조 제1항, 제4항).
피한정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정한 범위 밖의 행위는 단독으로 할 수 있어, 피성년후견인보다 제한 범위가 좁다.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의 차이를 한 줄로 정리하면, 성년후견은 거의 모든 행위가 취소 가능하고 한정후견은 법원이 지정한 범위의 행위만 취소 가능합니다.
제한능력자의 법률행위 효과
제한능력자가 단독으로 한 법률행위는 무효가 아니라 취소할 수 있는 행위다. 취소권자는 제한능력자 본인, 대리인, 승계인이다(민법 제140조). 취소하면 그 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민법 제141조 본문). 다만 제한능력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만 상환 의무가 있다(민법 제141조 단서).
상대방 보호를 위해 다음 제도가 있다.
- 추인 촉구권: 상대방은 능력자가 된 후 1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추인 여부의 확답을 촉구할 수 있다. 기간 내에 확답을 발송하지 않으면 추인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5조 제1항).
- 철회권·거절권: 추인 전까지 상대방은 계약을 철회하거나 단독행위를 거절할 수 있다. 다만 계약 당시 제한능력자임을 알았으면 철회할 수 없다(민법 제16조).
- 속임수: 제한능력자가 속임수로 능력자로 믿게 한 경우에는 취소할 수 없다(민법 제17조 제1항). 여기서 속임수는 적극적으로 사기수단을 쓴 것을 말하고, 단순히 자기가 능력자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속임수가 아니다(71다2045).
미성년자와 계약한 상대방도 무작정 불리한 위치에 놓이지는 않습니다. 취소되기 전까지 계약을 철회하거나, 능력자가 된 뒤 추인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대리인과 행위능력
대리인은 행위능력자일 필요가 없다(민법 제117조). 행위능력 규정은 본인 보호를 위한 것이므로, 대리인 자격과는 별개다.
실무 체크포인트
- 미성년자와 계약할 때는 법정대리인(부모)의 동의서를 받는다. 구두 동의는 나중에 다툼의 소지가 있어 서면이 안전하다.
- 성년후견·한정후견 여부는 가족관계증명서가 아니라 후견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한다. 후견인의 동의 없이 체결한 계약은 취소 위험이 있다.
- 미성년자가 속임수를 써서 성년으로 믿게 한 경우 취소권이 차단되지만(민법 제17조 제1항), 단순히 성년이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속임수로 인정되지 않는다(71다2045). 속임수는 적극적 사기수단을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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