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동호수 추첨의 무효와 손해배상

관리처분계획상 우선배정권이 있는 조합원을 빼고 한 재건축 동·호수 추첨은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가 될 수 있다(2006다77272 이유 2). 종전 배정을 포기하고 일반분양 예정 아파트를 받기로 조합과 별도 약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2006다77272 이유 1). 재추첨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해졌다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한 판례가 있다(2013다65710 이유 1다).

쉽게 말하면 — 큰 평형을 먼저 받을 권리가 있는 갑을 빼고 조합이 다른 조합원들끼리 먼저 동·호수를 뽑은 경우입니다. 갑이 남은 세대를 받았더라도 다시 뽑으면 더 좋은 동·호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면 추첨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2006다77272 이유 2). 다만 갑이 그 아파트를 포기하고 일반 분양분을 받기로 조합과 따로 약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습니다(2006다77272 이유 1). 대다수 조합원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쳐 재추첨을 구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해진 사안에서는 그때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2013다65710 이유 1다).

어떤 배정 하자를 다툴 수 있나?

관리처분계획상 우선배정권이 있는 조합원을 배제한 추첨은 중대한 하자로 무효가 될 수 있다(2006다77272 이유 2). 이 글에서는 판결 사안에 나타난 두 가지 하자를 살펴본다. 하나는 추첨 절차에서 조합원의 배정 권리를 빼앗은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분양신청이 끝난 뒤 그 권리를 소급해 제한한 경우다.

우선배정권 배제

관리처분계획은 사업시행자가 분양신청기간이 끝난 뒤 분양신청 현황을 바탕으로 분양설계 등을 담아 세우는 계획이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4조 제1항 본문). 사업시행자는 이 계획을 시장·군수등에게 인가받아야 하고, 계획을 변경·중지·폐지할 때도 같다(같은 항 본문).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할 때는 시장·군수등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같은 항 단서). 우선배정권은 이 계획의 배정 기준에 따라 특정 평형을 다른 조합원보다 먼저 배정받을 권리를 말한다.

판결 사안은 다음과 같다. 구 아파트 41평형을 소유한 조합원들은 관리처분계획상 신축 60평형을 우선 배정받을 권리가 있었고, 60평형을 1지망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조합은 이들을 빼고, 우선배정권이 없는 26평형·상가 소유 조합원까지 넣어 1·2차 추첨을 마쳤다. 이들에게는 남은 세대를 배정했다. 이는 조합원으로서의 기본적 권리인 동·호수 추첨권을 빼앗은 것이어서 추첨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고 무효이다(2006다77272 이유 2).

이 조합원들이 결국 60평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 좋은 동·호수를 받을 확률에 차이가 없었더라도 마찬가지다. 다시 추첨하면 선호도가 더 높은 동·호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이상,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2006다77272 이유 2). 소의 이익은 판결로 분쟁을 해결할 실제 필요를 말하며, 이것이 없으면 소가 부적법해 각하된다(2006다77272 이유 1·6 및 주문). 이 판결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적용된 재건축조합 사안이다.

분양신청권의 소급 제한

조합이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은 조합원의 분양신청권을 제한하려면 분양신청 전에 조합원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2006다77272 이유 5). 분양신청이 끝난 뒤 총회 등을 거쳐 이 권리를 소급해 제한하면 효력이 없다(같은 판결 이유 5). 이 판결은 근거를 이렇게 들었다. 조합 규약은 조합원에게 관리처분계획으로 정한 분양청구권을 주고, 권리·의무의 변동은 총회 결의로 정하게 했다. 판결 당시 법률도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총회 결의 사항으로 정하고 있었다.

추첨 결과 통보를 행정소송으로 취소해야 하나?

구체적인 권리·의무를 바꾸지 않는 추첨 결과 통보 자체는 행정처분이 아니다(2001두6333 판결요지 [4]).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법상 행위로 권리를 설정하거나 의무를 지우는 등 국민의 구체적 권리·의무에 직접 변동을 가져오는 행위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3]). 법률은 처분을 행정청이 구체적 사실에 관해 법을 집행하면서 하는 공권력 행사나 그 거부 등으로 정의한다(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법령에 따라 행정권한을 위임·위탁받은 공공단체나 사인도 여기서 말하는 행정청에 포함된다(같은 법 제2조 제2항).

관리처분계획의 내용과 추첨 결과 통보는 구별한다. 대법원은 그 사건의 관리처분계획을 처분으로 보면서도, 이미 정해진 계획에 따라 계약과 대금 납부를 안내한 통보 자체는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2001두6333 판결요지 [1]·[4]). 관리처분계획 자체나 그 수립결의를 다툴 때의 소송대상·소송방법·제소기간은 재개발 조합원 자격 다툼과 관리처분계획 취소·무효 소송에서 설명한다.

통보가 처분이 아니라고 본 사안은 구 도시재개발법상 재개발조합 사안이다. 조합은 추첨을 마친 뒤 ‘조합원 동·호수 추첨결과 통보 및 분양계약체결 안내’ 서면을 보냈다. 서면에는 계약 일정, 납부 내역, 지연 시 개인적 불이익에 유념해 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었다. 이 서면은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기한까지 계약하고 대금을 내라고 안내한 데 그친다. 계약 체결이나 납부를 명하거나 법률상 효과를 새로 발생시키지 않았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4]).

이 판단은 그 서면의 내용을 보고 내린 것이므로 모든 통보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받은 통보가 새 의무를 명하거나 법률상 효과를 새로 발생시키는지는 서면 내용으로 판단한다(2001두6333 판결요지 [3]).

자기 호수 외의 추첨과 분양계약도 다툴 수 있나?

일부 배정을 바로잡으려면 나머지 배정도 순차 변경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추첨 전체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2006다77272 이유 3). 다른 조합원이 맺은 분양계약도 그 추첨과 배정에 기초한 것이면 함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같은 판결 이유 4).

전체 추첨의 무효

판결 사안에서 조합의 평형 결정 기준에는 다음 내용이 모두 들어 있었다(2006다77272 이유 3).

  • 내림차순 해당 조합원이 먼저 평형을 배정받는다.
  • 남은 물량에 다른 조합원의 신청이 겹치면 권리가액이 큰 순서로 배정한다.
  • 제1신청 평형에서 탈락한 조합원은 제2신청부터 제8신청까지의 평형 배정에 참여할 수 있다.
  • 권리가액이 같은 조합원끼리 겹치면 무작위 전산 추첨을 한다.

이런 기준에서는 60평형 추첨과 배정이 무효가 되면 나머지 평형의 배정도 일부씩 순차로 바뀔 수밖에 없다. 26평형 소유 조합원의 청구로 41·40·34평형 추첨이 무효가 되는 경우도 같다. 평형마다 일부라도 변경이 불가피한 이상 모든 동·호수의 추첨과 배정이 무효다(같은 판결 이유 3). 60평형 우선배정권이 있는데도 이를 받지 못한 조합원은 60평형 전부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 우선배정권 없는 조합원 2명이 받은 부분만 다툴 수 있는 것이 아니다(2006다77272 이유 3).

다른 조합원 분양계약의 무효확인

확인의 소는 권리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결로 확인받는 소송이다. 확인의 대상이 당사자 사이의 권리관계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일방과 제3자 사이 또는 제3자끼리의 권리관계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 권리관계에 관하여 소송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어 당사자 일방의 권리관계에 불안이나 위험이 생겨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법률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그 불안이나 위험을 없애는 유효·적절한 수단이면 확인의 이익이 있다(2006다77272 이유 4).

조합이 우선배정권을 배제한 채 추첨·배정을 하고 조합원들과 분양계약을 맺으면 배제된 조합원의 수분양 지위가 불안해진다. 추첨과 배정은 조합원 전원의 이해가 걸린 단체법적 법률행위이고, 이를 기초로 수많은 법률관계가 생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추첨이 무효로 확인되기 전에는 새 추첨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배제된 조합원은 조합을 상대로 추첨·배정과 분양계약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같은 판결 이유 4). 다른 조합원들과 분양계약 체결이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재추첨이 불가능해지지는 않는다(같은 판결 이유 4).

다른 아파트를 받기로 합의해도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나?

종전 배정을 포기하고 일반분양분을 받기로 별도 약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2006다77272 이유 1). 그런 약정을 하면 관리처분계획 기준에 따른 재추첨을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같은 판결 이유 1).

판결 사안에는 두 경우가 있었다. 한 조합원은 배정받은 41평형을 포기하고 일반 분양분인 68평형 남향 세대를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다른 조합원은 항소심 판결 뒤 68평형을 새로 배정받기로 합의하고 분양계약까지 맺었다. 두 경우 모두 무효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소를 각하했다(2006다77272 이유 1·6 및 주문). 뒤의 조합원처럼 상고심이 진행되는 중에 합의한 경우에도 소는 그때 부적법해졌다(같은 판결 이유 1).

배정 결과를 받아들인 사정과 배정을 포기하고 다른 세대를 받기로 한 약정은 구별된다. 우선배정권을 침해당한 조합원이 결국 60평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소의 이익이 사라지지 않았다(2006다77272 이유 2). 소의 이익이 사라진 것은 종전 배정을 포기하고 다른 세대를 받기로 한 별도 약정이 있었기 때문이다(같은 판결 이유 1).

재추첨이 불가능해지면 손해를 어떻게 계산하나?

판결 사안에서는 재추첨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해진 때의 평균 기대수익과 실제 수익의 차액으로 손해를 산정해야 한다고 보았다(2013다65710 이유 1다). 이 기준은 위법한 동·호수 배정을 불법행위로 보고 배상을 구한 재건축조합 사안에서 나왔다. 고의나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0조).

손해액 산정의 기준시점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한 때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다만 불법행위와 결과 발생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으면 결과가 생긴 때, 즉 손해가 발생한 때를 기준으로 한다(2013다65710 이유 1가). 판결 사안에서는 늦어도 대다수 조합원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2011년 12월경 재추첨을 구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해졌다고 보았다(2013다65710 이유 1다(1)). 그 무렵 손해 발생 여부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었으므로 이때를 기준시점으로 보았다.

손해액은 다음 두 금액의 차액이다(2013다65710 이유 1다(2)).

  • 평균 기대수익: 원고들이 배정받을 수 있었던 110세대 아파트의 각 시가와 각 분양가를 고려해 산정한 수익의 평균이다.
  • 실제 수익: 원고들이 실제로 취득한 아파트의 시가와 분양가를 고려해 산정한 수익이다.

110세대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그 사안의 사정 때문이다. 원고들을 포함한 구 아파트 26평형 소유 조합원 110세대는 평형·방향·층수가 다른 신축 110세대를 배정받을 수 있었고, 분양가도 평형·방향·층수에 따라 달랐다(같은 판결 이유 1다(2)). 원고가 좋은 호수를 반드시 받았을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고 배정 가능한 세대 전체의 평균으로 계산한다.

손해액의 증명

평균을 쓰는 방식은 손해 발생 사실이 증명된 뒤에 쓰는 산정 방법이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구체적 액수를 증명하기가 사안의 성질상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때 법원은 당사자 관계, 손해 발생 경위, 손해의 성격, 그 뒤의 정황 등 간접사실을 모두 종합해 액수를 정할 수 있다(2013다65710 이유 1가). 이것은 증명의 정도를 낮춘 것이지 법관에게 자유재량을 준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간접사실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평가해 객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하여야 한다(같은 판결 이유 1가).

원심은 원고들이 남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또 조합이 이익 불균형 해소 조치를 했다는 이유로 손해가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원심이 변론종결 무렵을 기준시점으로 삼은 점을 문제로 보았다. 추단할 수 있는 손해액의 범위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같은 판결 이유 1다(3)·2). 따라서 이 판결이 배상액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조합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손해액 산정의 기준시점과 시효 기산점은 구별하며, 구체적인 기산·중단은 손해배상·소멸시효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관리처분계획의 분양설계와 배정 기준에서 자신에게 우선배정권이 있는지 확인한다(2006다77272 이유 2).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의 수립·변경을 의결할 총회 개최일 1개월 전에 각 조합원에게 문서로 통지하여야 한다. 경미한 변경은 제외하며, 통지 내용은 제1항 제3호부터 제6호까지의 사항이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4조 제5항).
  • 배정을 포기하고 다른 세대를 받는 합의서나 각서에 서명하기 전에 그 효과를 확인한다. 이런 약정을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첨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어진다(2006다77272 이유 1).
  • 분양신청이 끝난 뒤 신탁등기 미이행을 이유로 분양신청권을 제한하는 총회 결의가 있었는지 본다. 이렇게 소급해 제한한 것은 효력이 없다(2006다77272 이유 5).
  • 받은 추첨 결과 통보서가 새 의무를 명하는지, 기존 계획에 따른 안내인지 서면 내용을 확인한다(2001두6333 판결요지 [4]).
  • 재추첨이 불가능해진 시점에 배정받을 수 있었던 세대들의 시가·분양가 자료와 실제로 취득한 아파트의 시가·분양가 자료를 모은다(2013다65710 이유 1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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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21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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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