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배제특약

유치권배제특약은 당사자가 미리 유치권의 발생을 막기로 하는 약정이다. 유효한 특약이 있으면 다른 법정요건을 갖추어도 유치권은 발생하지 않으며, 특약 상대방 외의 사람도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2016다234043 판결요지 [1]). 다만 조건부 약정인지, 불공정한 약관인지에 따라 효력이 달라질 수 있다.

쉽게 말하면 — 공사대금을 못 받으면 건물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주장도, 미리 유치권을 배제한 유효한 약정이 있으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각서에 서명했다는 사실과 그 각서가 언제 어떤 조건에서 효력을 갖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2016다234043).

받을 돈이 남아 있어도 유치권이 생기지 않는가?

유효한 배제특약이 있으면 점유·관련 채권·변제기 등 다른 요건을 갖추더라도 유치권은 생기지 않는다. 대법원 2018년 1월 24일 선고 2016다234043 판결은 제한물권은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자유로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전제했다. 그리고 유치권은 채권자를 보호하는 법정담보물권이지만, 당사자가 미리 발생을 막는 특약을 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보았다(2016다234043 판결요지 [1]).

특약이 없다면 민법 제320조의 요건에 따라 유치권 성립을 판단한다. 타인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하고,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해야 하며, 불법행위로 인한 점유는 제외된다. 성립·점유·경매 매수인에 대한 대항 여부는 유치권에서 확인한다.

유치권의 배제와 공사대금 등 채권 자체의 포기는 다른 문제다. 위 판결이 배제특약에 따라 유치권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대금채권까지 포기한 것으로 읽지는 않는다. 계약서에서 포기한 대상은 문언의 내용, 약정의 동기와 경위,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종합하여 해석한다(2016다234043 판결요지 [3]).

건물을 산 사람도 특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가?

특약 당사자가 아닌 사람도 유효한 배제특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 이는 유치권은 생기되 약정 상대방에게만 주장하지 못한다는 구조와 다르다. 다른 요건을 갖추어도 유치권 자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2016다234043 판결요지 [1]).

위 사건에서는 시공사가 사업약정에 공사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신축건물의 유치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두었고, 이후 건물을 공매에서 산 사람이 그 약정을 원용했다. 대법원은 그 매수인이 특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2016다234043 이유 2·3). 계약서와 각서가 서로 다른 상대방에게 작성되었다면 각 문서의 당사자·대상 건물·포기 범위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대금을 지급할 때만 유치권을 포기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는가?

유치권배제특약에도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조건을 붙이려는 의사가 있었는지는 문언, 약정의 동기와 경위,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종합하여 해석한다(2016다234043 판결요지 [2]·[3]).

다만 채권자가 마음속으로 대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는 사실과 배제 효력에 조건을 붙였다는 사실은 다르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사업약정의 문언과 목적 등에 비추어 시공사가 수탁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받기로 하는 조건이 붙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2016다234043 이유 3).

실제 정지조건을 붙였다면 조건이 성취한 때부터 약정의 효력이 생기고, 해제조건을 붙였다면 조건이 성취한 때부터 효력을 잃는다. 당사자가 소급효를 정한 때에는 그 의사에 따른다(민법 제147조). 예를 들어 지급 조건이 적힌 원계약과 별도 각서의 문언·작성 순서를 함께 대조하면 조건이 있는 약정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정지조건이 아직 성취되지 않아 배제약정의 효력이 생기지 않았더라도, 유치권을 주장하려면 점유·관련 채권 등 별도의 성립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같은 법 제147조, 같은 법 제320조). 조건 성취를 신의칙에 반하여 방해하거나 만들어 낸 경우의 주장은 조건에서 살펴본다(같은 법 제150조).

미리 인쇄된 포기각서도 언제나 유효한가?

유치권 행사를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약관은 무효가 될 수 있다.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항변권·상계권 등의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약관은 무효이며,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도 무효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호, 같은 법 제6조 제1항).

대법원 2009년 12월 10일 선고 2009다61803 판결은 금융기관이 양도담보 목적물인 냉동 수산물을 보관하는 창고업자에게서 유치권 행사를 배제하는 인쇄된 확약서를 받은 사건이다. 그 조항은 보관료를 확보하려는 창고업자의 유치권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고 금융기관의 담보 실행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여 무효라고 보았다(2009다61803 판결요지 [1]·[2]). 모든 공사계약의 배제특약이 이 사건과 같은 약관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고객은 사업자로부터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제안받은 상대방이므로, 창고업자 같은 사업자도 해당할 수 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약관은 명칭·형태와 관계없이 여러 상대방과 계약하기 위해 미리 마련한 계약 내용이다. 개별적으로 작성한 각서처럼 보여도 이 정의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같은 법 제2조 제1호). 약관과 다르게 개별 합의한 내용은 그 합의가 우선하며, 뜻이 명백하지 않은 약관은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같은 법 제4조, 같은 법 제5조 제2항).

설명을 듣지 못하고 서명했다면 배제 조항을 다툴 수 있는가?

약관에 해당하면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사업자가 적용되는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 서명 여부와 불공정성 판단만으로 결론을 정하지 않는다.

사업자는 계약할 때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약관 내용을 분명히 밝히고, 고객이 요구하면 그 사본을 내주어야 한다. 다만 여객운송업, 전기·가스 및 수도사업, 우편업, 공중전화 서비스 제공 통신업의 약관에는 이 의무의 예외가 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약관의 중요한 내용은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계약의 성질상 설명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에는 설명의무의 예외가 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계약 당시 받은 문서와 설명 자료를 정리하여 배제 조항의 제시·설명 여부와 예외 사유를 구별해 확인한다.

배제 조항이 무효면 계약과 대금 책임도 모두 바뀌는가?

약관의 일부가 무효라고 계약 전체가 당연히 무효인 것은 아니다. 나머지 부분만으로 유효하게 존속하는 것이 원칙이며, 그 부분만으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한쪽에 부당하게 불리한 경우에는 계약도 무효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6조).

유치권배제 조항의 무효와 누가 보관료를 지급해야 하는지도 구별한다. 2009다61803 사건에서 대법원은 배제 약관이 무효라고 보면서도, 보관계약 당사자가 아닌 금융기관이 양도담보권자 또는 소유자라는 이유로 보관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창고업자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2009다61803 이유 2).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 상대방과 채권의 채무자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상인 사이의 상행위에서 생긴 채권에 관한 상사유치권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적용하지 않는다는 명문 단서가 있다(상법 제58조). 대법원은 이 배제특약이 묵시적 약정으로도 가능하다고 보았다(2012다37176 판결요지 [1]).

2012다37176 사건에서는 은행이 추심위임을 받아 보관한 어음에 관한 상사유치권이 문제 되었다. 대출약정에 편입된 약관이 채무자의 이행지체 때 어음의 계속 점유·추심·처분을 허용한 상황에서, 그와 다른 배제특약을 인정하려면 약관에 우선하는 다른 약정이 명확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추심위임만으로 묵시적 배제 합의를 인정한 원심은 파기환송했다(2012다37176 판결요지 [2]·이유 4). 이는 상법 제58조 단서에 관한 판단이다. 민사유치권인지 상사유치권인지, 배제 조항이 유효한지, 대금채무자는 누구인지를 구별하여 확인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원계약·사업약정·별도 포기각서의 당사자와 대상 재산, 포기한 권리를 대조한다(2016다234043 판결요지 [1]·[3]).
  • 대금 지급을 기대했다는 사정과 배제 효력에 조건을 붙인 약정을 구별한다(2016다234043 이유 3).
  • 문서가 여러 계약에 쓰도록 마련된 약관인지, 개별 합의가 있는지 확인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같은 법 제4조).
  • 계약할 때 약관이 제시되었는지와 중요한 배제 내용의 설명을 받았는지, 명시·설명의무의 예외가 있는지 확인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 배제할 상당한 이유와 계약상 다른 보호수단을 확인한다. 금융기관에만 유리하게 창고업자의 권리를 없앤 조항은 무효로 판단된 사례가 있다(2009다61803 이유 1).
  • 유치권을 다투는 사람과 공사대금·보관료의 채무자를 각각 특정한다(2009다61803 이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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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8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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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