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개시결정 전에 근저당권이 이미 소멸했다면 그 권리에 기초한 임의경매와 매각은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매수인은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다만 구체적 사정에 따라 금반언·신의칙으로 무효 주장이 제한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 경매개시결정 당시 담보권이 유효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개시결정 뒤 소멸한 경우와 그 전에 이미 소멸한 경우를 구별하고,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의 앞선 행동도 확인해야 합니다.
경매개시 전에 근저당권이 소멸했다면
그 임의경매는 원칙적으로 무효다. 경매개시결정 전에 담보권이 이미 소멸한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26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이다(2018다205209).
소멸한 근저당권 등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경매의 공신력이 생기지 않는다. 이를 인정하면 소멸한 담보권 등기에 공신력을 주는 결과가 되어 현행 등기제도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의견의 근거다.
경매개시 뒤 소멸한 경우와 무엇이 다른가
경매개시결정 당시 유효한 담보권이 그 뒤 소멸했더라도 절차가 취소되지 않은 채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면 소유권 취득이 보호된다(민사집행법 제267조, 2018다205209).
반대로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할 당시 실행하고자 하는 담보권이 이미 소멸하였다면, 그 경매개시결정은 아무런 처분권한이 없는 자가 국가에 처분권을 부여한 데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2018다205209). 제267조는 이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확인하나
경매 효력의 기준은 경매개시결정 시점이지만, 그 전에 피담보채무의 확정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확정 전 개별 채무의 소멸은 근저당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민법 제357조 제1항). 같은 법 제369조는 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이 시효의 완성 기타 사유로 인하여 소멸한 때에는 저당권도 소멸한다고 정한다.
근저당권자가 피담보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경매를 신청하면 신청 시 피담보채무가 확정된다. 신청하려는 태도만 보인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92다48567).
2018다205209 사건에서 대법원은 근저당권자가 그 근저당권에 기하여 제1차 경매를 신청하여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고 채권 전액을 변제받아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했다(2018다205209).
대법원은 부동산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우리 법체계하에서 일반인들은 실체관계와 부합하지 않는 등기가 남아 있어도 그 효력이 없다고 신뢰하고 그러한 신뢰에 기하여 이미 소멸한 담보권 등기를 말소하지 않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보았다(2018다205209). 등기가 남아 있었더라도 실제로 담보권이 소멸한 때가 경매개시결정 전인지를 확인한다.
무효 경매 뒤의 법률관계는 어떻게 되나
무효인 임의경매의 매수인은 경매채권자 등 배당금을 수령한 사람을 상대로 그 수령액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2023다228107).
무효인 경매절차에서 소유자가 적극적인 이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권리를 상실시킬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2018다205209). 다만 다수의견은 구체적 사안에서 소유자가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을 다투는 것이 부당하고 그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금반언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충분히 타당한 결론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경우의 예로 든 것은 소유자가 경매가 유효하다는 신뢰를 부여하였거나 경매를 저지하지 않은 데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다.
2018다205209 사건에서 금반언·신의칙이 적용된 사람은 소유자가 아니라 경매를 신청하고 배당받은 근저당권자(피고)였다. 피고는 그 근저당권에 기하여 제1차 경매를 신청하여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고 채권 전액을 변제받아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다. 피고는 이미 소멸한 그 근저당권에 기하여 제2차 경매를 신청했다. 제2차 경매에서 피고는 1순위 근저당권자로서 배당을 받고 가압류채권자의 승계인인 원고는 아무런 배당을 받지 못하였다. 원고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배당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원고가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했다. 피고는 원심에서 이미 소멸한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루어진 제2차 경매는 무효이므로 원고도 배당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2차 경매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배당받을 권리가 없음에도 배당금을 계속 보유하기 위한 것으로서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2018다205209).
- ① 피고는 그 근저당권에 기하여 제2차 경매를 신청하고 경매 과정에서 배당금을 수령하였다. 이는 모두 그 근저당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행동이다.
- ② 피고는 제1심에서도 그 근저당권이 소멸하지 않아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고 다투었다가 패소하자, 원심에서 비로소 피고 스스로 신청하여 개시된 경매가 소멸한 근저당권에 기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 ③ 원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제2차 경매가 종료된 지 이미 7년 이상 경과하였다. 경매 종료 후 현재까지 제2차 경매 당시 소유자와 매수인 사이에 매각된 부동산의 소유권 귀속에 관한 다툼이 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2018다205209).
- ④ 원고는 그 부동산의 전 소유자에 대한 가압류채권자의 승계인으로서 이미 집행권원을 취득하였다. 제2차 경매 당시 소유자가 매각된 부동산의 등기 명의를 회복하더라도 원고가 강제경매를 신청할 것이 확실시되고 원고의 채권액만 하여도 부동산 가액을 훨씬 상회한다. 그러므로 그 소유자가 부동산의 소유 명의를 회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그 소유자가 매수인을 상대로 매각된 부동산의 소유권 회복을 위한 소를 제기할 가능성이나, 그 결과로서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 매수인이 피고를 상대로 배당금 반환을 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 ⑤ 제2차 경매절차에서 원고는 첫 경매개시결정 전에 등기된 가압류채권자 해동신용금고의 승계인으로서 배당받을 자격이 있는 반면 피고는 그 근저당권이 소멸하였으므로 배당받을 자격이 없다.
결국 대법원은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제2차 경매절차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고, 원고는 위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수 있었던 범위에서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2018다205209).
실무 체크포인트
- 경매개시결정일과 담보권 소멸 원인 발생일을 대조한다. 담보권의 소멸은 그 소멸 시기가 경매개시결정 전인지 또는 후인지에 따라 그 법률적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2018다205209).
- 피담보채권의 변제·상계·시효 자료를 확보한다.
- 판례는 민사집행법 제267조가 경매개시결정이 있은 뒤에 담보권이 소멸하였음에도 경매가 계속 진행되어 매각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본다(2018다205209). 개시 전 소멸인지 개시 후 소멸인지를 구별한다.
- 진행 중인 경매에서는 이해관계인이 매각대금이 모두 지급될 때까지 법원에 개시결정 이의를 신청하여 담보권 부존재·소멸을 주장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86조, 같은 법 제265조, 같은 법 제268조). 정지·취소는 같은 법 제266조가 정한 문서와 그 효과를 확인한다.
- 개시 전에 소멸했다면 매수인의 소유권취득이 부정된다는 판례를 확인한다(2018다205209).
- 경매가 무효인 경우 매수인은 경매채권자 등 배당금을 수령한 자를 상대로 그가 배당받은 금액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2023다228107).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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