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원인급여

불법원인급여란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746조 본문). 다만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조 단서). 조문은 재산의 급여와 노무의 제공을 나란히 들고 있어, 반환청구가 막히는 대상이 물건에 한정되지 않는다.

부당이득의 성립요건과 반환범위 일반은 부당이득에서 다룬다. 제746조는 그 반환청구를 정면에서 막는 자리에 있다. 어떤 법률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해 무효인지는 공서양속에서 다룬다.

쉽게 말하면 — 법이 용납하지 않는 목적으로 돈이나 물건을 건넸다면, 나중에 “그 약속은 무효였으니 돌려달라”고 해도 법원이 받아 주지 않습니다. 계약이 무효라는 말 자체는 맞지만, 무효를 이유로 돌려받는 것까지는 못 합니다. 돌려받지 못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미 넘긴 물건의 소유권을 아예 잃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잘못이 받은 사람에게만 있는 때에는 돌려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효인 행위인데 왜 돌려받지 못하는가?

무효인 행위로 넘어간 급부는 법률상 원인이 없으니 일반 법리대로라면 부당이득이 되어 반환을 구할 수 있다(민법 제741조). 그런데 그 청구를 인정하면 법의 이념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사람의 주장을 시인하고 보호하는 것이 되어, 공평의 이념에 서 있는 부당이득제도의 근본취지에 어긋난다(79다483 이유). 그래서 제746조는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민법 제103조와 표리를 이룬다(같은 판례 이유).

이 이해에 따라 판결요지는 제746조를 단지 부당이득제도만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라 제103조와 함께 사법의 기본이념을 표현한 것으로 본다. 결론은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은 스스로 불법한 행위를 주장하여 그 복구를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소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79다483 판결요지).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로 우회할 수 있는가?

할 수 없다. 급여를 한 사람은 원인행위가 무효라며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여전히 자기에게 있다며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79다483 판결요지). 그 반사적 효과로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이 판단이 나온 사안은 부동산이다. 내연관계를 맺으면서 그 대가로 임야를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뒤, 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기한 것이라 무효라는 주장이 나온 사건이었다(같은 판례 이유). 대법원은 수증자가 그대로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본 원심을 정당하다고 했다.

이 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와 달리 판시한 종전 판결(대법원 1960. 9. 15. 선고 4293민상57 판결, 대법원 1977. 6. 28. 선고 77다728 판결)을 변경했다.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해서는 대법관 3인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반대의견은 채권적 청구권인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제한하는 조문이 근거를 달리하는 물권적 청구권까지 제한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반대의견이므로 현재의 법리는 아니다.

“부당이득으로는 안 되니 내 물건이라며 소유권으로 돌려 달라고 하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그 길이 막혀 있습니다. 등기까지 넘어간 부동산이라면 그 등기를 무효라고 다투는 것도 어렵습니다.

강행법규를 위반한 급부는 모두 불법원인급여인가?

법을 어긴 약정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제746조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아래 요지 [1]의 전단은 급여 물건의 소유권이 수익자에게 귀속된다는 것이고, 이 글이 쓰는 것은 후단의 「불법」 판단 기준이다. 그 사건의 결론은 범죄수익 은닉 목적으로 교부된 양도성예금증서에 관한 횡령 불성립이다. 대법원은 제746조의 “불법”이 있으려면 급여의 원인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강행법규를 위반한 급여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그 규범 목적에 맞지 않는 경우 등에 해당해야 한다고 본다(2017도9254 판결요지 [1]).

아래 판결의 요지 [3]은 초과 차임의 무효와 부당이득 반환이고, 불법원인급여 주장을 배척한 부분은 이유에만 있다. 대법원은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로 종전 임대차가 갱신된 사안에서, 당시 시행되던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의 증액비율을 초과한 차임 약정은 그 초과 범위에서 무효이고 임차인이 초과 지급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2013다35115 판결요지 [3]). 이 사건에서 초과 차임의 지급이 불법원인급여라는 임대인 측 주장은 배척되었다(같은 판례 이유).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단서가 적용되어 반환청구가 막히지 않는다(민법 제746조 단서). 급여자와 수익자 모두에게 불법원인이 있으면 급여자는 원칙적으로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지만, 수익자의 불법성이 현저히 크고 급여자의 불법성이 미약하면 공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반환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2024다292464 판결요지 [1]).

대법원은 나아가 불법원인의 형성에 관여한 수익자에게 급여의 보유를 종국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도 예외적으로 반환청구를 허용한다. 급여의 목적과 경위, 위반 규범의 목적과 보호 대상, 당사자들의 관여 동기와 내용, 반환청구와 반환급여의 실질적 귀속 주체, 불법 억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2024다292464 판결요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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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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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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