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증거력은 두 단계로 나눠 판단한다. 먼저 그 문서가 작성명의인의 의사로 만들어졌는지(형식적 증거력 = 진정성립)를 보고, 그것이 인정돼야 비로소 기재 내용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가치가 있는지(실질적 증거력 = 증명력)를 본다. 형식적 증거력이 없으면 기재 내용으로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다만 진정성립 자체는 필적이나 인영을 대조하여 증명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59조).
쉽게 말하면 — 서류 증거는 두 관문을 거칩니다. 1관문은 “이 서류를 진짜 그 사람이 만든 것이 맞냐”(형식적 증거력), 2관문은 “그래서 그 내용이 믿을 만하냐”(실질적 증거력)입니다. 1관문을 통과 못 하면 2관문은 볼 것도 없습니다.
1단계에서는 무엇을 보나
형식적 증거력이란 문서가 증거신청인이 주장하는 특정인(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해 작성된 것을 말한다.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를 두고 “형식적 증거력이 있다”고 한다.
공문서와 사문서는 이 단계에서 취급이 다르다. 공문서는 작성방식·취지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한 것으로 인정되면 진정성립이 추정된다(민사소송법 제356조). 진정한지 의심스러우면 법원이 직권으로 해당 공공기관에 조회할 수 있고, 외국 공공기관이 작성한 것으로 인정되는 문서에도 이 추정과 조회 규정이 준용된다. 사문서는 원칙적으로 진정한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같은 법 제357조). 본인이나 대리인의 서명·날인·무인이 있으면 진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같은 법 제358조). 판례는 이를 ‘2단의 추정’으로 설명한다. 인영이 명의인의 인장에 의해 현출된 것이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날인이 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으로 추정되고(1단), 그러면 제358조에 의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지만(2단), 날인이 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인지 의심하게 할 반증이 있으면 1단의 추정이 깨진다(2002다59122).
관공서가 만든 서류(공문서)는 형식만 갖추면 일단 진짜로 봐줍니다. 개인이 만든 서류(사문서)는 그런 대접이 없어서, 다투면 낸 쪽이 진짜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본인 서명이나 도장이 있으면 사문서도 진짜로 추정해 줍니다.
2단계에서는 무엇을 보나
실질적 증거력이란 형식적 증거력이 인정된 문서의 기재 내용이 증명할 사실을 뒷받침하는 가치다. 이 단계는 법관의 자유심증으로 판단한다. 다만 문서의 종류에 따라 자유심증의 폭이 다르다.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기재 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해, 법관의 자유로운 배척이 제한된다(94다16601). 보고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돼도 그 내용이 진실한지는 법관이 자유심증으로 판단한다(처분문서와 보고문서).
1관문을 통과해도 “그래서 그 내용을 얼마나 믿을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계약서 같은 처분문서는 진짜로 인정되면 적힌 대로 인정해야 하지만, 영수증·일기 같은 보고문서는 내용이 진짜인지 판사가 다시 따집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서증을 다툴 때 두 단계를 구분한다. 진정성립을 다투는 것(형식적 증거력)과 내용의 신빙성을 다투는 것(실질적 증거력)은 주장·입증 방향이 다르다.
-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해 버리면 내용까지 거의 인정되므로, 진정성립 인부 단계에서 신중하게 답한다(처분문서와 보고문서).
- 공문서로 분류되면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진정한지 의심스러우면 법원은 직권으로 해당 공공기관에 조회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5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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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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