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감리계약이 중간에 끝났을 때의 보수는 공사 진척률만으로 정하지 않는다. 실제 수행한 감리사무를 중심으로, 보수의 지급기한이 이미 왔는지와 종료에 감리자의 책임이 있는지를 구별한다(2000다19342 판결요지 [2]). 공사가 중단된 사실과 감리계약이 종료된 사실도 따로 확인해야 한다(2002다11236).
쉽게 말하면 — 현장 공사가 멈췄어도 감리자는 도면을 검토하거나 공정 지연의 원인을 살피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물을 이만큼 지었으니 감리비도 그만큼”이라는 계산만으로 정산하면 실제로 한 일을 빠뜨릴 수 있습니다. 지급기한이 온 보수와, 아직 기한이 안 왔지만 중도종료 때문에 정산할 보수를 나눠 살펴야 합니다(2000다19342).
공사가 멈추면 감리계약도 끝나는가?
공사 중단이나 사업주체의 파산만으로 감리계약이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감리계약의 종료 사유와 통지, 감리자 지정에 적용되는 법령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감리를 공사의 완성과 독립된 용역을 제공하는 위임 성격의 계약으로 본다(2000다19342). 다만 지정감리의 특수성 때문에 일반 위임의 종료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2002다11236).
일반 위임은 당사자 한쪽의 파산으로 종료된다(민법 제690조). 그러나 구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승인권자가 지정한 감리자와 공동사업주체가 함께 계약한 사안에서는, 공동사업주체 중 일부의 파산만으로 계약이 당연히 종료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정감리의 성격과 계약 당사자가 여럿이라는 사정을 함께 살폈다(2002다11236 판결요지 [1]·[2]).
계약 당사자의 한쪽 또는 양쪽이 여러 사람이면, 해지·해제는 그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하여 해야 한다(민법 제547조 제1항). 위 사안에서는 보증인이 공동사업주체 중 한 회사를 대위하여 한 해제 의사표시만으로는 효력이 없다고 보았다(2002다11236 이유 2. 가. (3)).
현재 주택건설사업의 감리자 지정은 사업계획승인권자가 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국가·지방자치단체 등 법정 예외와 건축법에 따라 감리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구별된다. 사업주체와 감리자의 책임은 법이 정한 내용 외에는 계약으로 정한다(주택법 제43조 제1항·제4항). 종료를 주장할 때에는 단순히 공사가 멈춘 날을 적기보다 계약상 종료 사유, 지정·교체 관계와 통지 자료를 확인한다. 위임종료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종료 사유를 상대방에게 통지하거나 상대방이 이를 알지 않으면 그 사유로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692조).
감리비는 공사 진척률로 계산하는가?
감리비는 수행한 감리사무를 중심으로 계산한다. 공사 진척률은 고려할 사정이지만, 감리업무의 수행 비율과 언제나 같지는 않다. 대법원은 공사 착공 전이나 중단 기간의 도면·서류 검토를 일률적으로 부수업무라며 보수에서 제외한 원심 판단을 파기했다(2000다19342 이유 2. 나.·다.).
중도종료 정산에 적용할 수 있는 특약이 있으면 그 특약부터 살핀다. 그 상황에 적용할 특약이 없거나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음 사정을 종합한다(2000다19342 판결요지 [2]).
- 법령상 감리업무의 내용과 실제 처리한 사무.
- 전체 감리기간 중 실제 업무를 수행한 기간.
- 감리인력의 등급별 인원과 투입기간.
- 감리비 산정 기준과 업계 관행.
- 대상 공사의 진척 정도.
기성고에 따라 나누어 지급한다는 약정이 곧 최종 정산액을 공사 진척률로 정한다는 뜻인지는 계약 내용을 해석해야 한다. 대법원은 3개월 단위로 기성고에 따라 지급하도록 한 특정 계약에서 이를 보수의 지급시기·방법에 관한 약정으로 보았다. 약정 감리기간이 지났어도 업무가 완료되지 않은 채 감리인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도중에 종료되었다면 처리한 사무의 비율로 보수를 정한다.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상 공사가 완료된 후 감리완료보고서를 작성해 더 이상 감리할 필요가 없어져야 업무가 완료된다고 설명했다(2004다3925 이유 2. 가. (2)).
따라서 공정표만으로 정산표를 만들지 않는다. 감리일지·도면 검토·시정 요청·보고서 등으로 실제 수행한 업무를 함께 확인한다. 공사가 중단된 기간에도 어떤 감리업무를 수행했는지를 구별해야 한다(2000다19342).
지급기한이 온 보수와 아직 안 온 보수는 어떻게 다른가?
기간보수 중 실제 감리업무를 수행한 시점까지 지급기한이 온 부분은 그 부분의 약정 보수를, 아직 기한이 안 왔거나 후불 일시불 약정이라면 중도종료의 사유와 처리 비율을 확인한다. 보수를 나누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민법 제686조 제2항·제3항·2000다19342 판결요지 [2]).
| 보수의 상태 | 중도종료 시 확인할 내용 |
|---|---|
| 기간으로 보수를 정했고 실제 감리업무 수행 시점까지 지급기한이 도래한 부분 | 그 부분의 약정 보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실제 지급액과 약정상 공제도 대조한다. |
| 후불 일시불 보수 또는 기간보수 중 지급기한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부분 | 감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감리가 종료된 경우,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
지급기한이 오지 않은 보수의 비율 청구에는 감리자에게 책임 없는 종료라는 조건이 붙는다. 단순히 일을 일부 했다는 이유만으로 남은 약정 보수 전부를 청구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실제 업무를 수행한 기간 중 이미 기한이 온 기간보수를 모두 공사 진척률로 다시 줄이는 것도 위 구별과 맞지 않는다(2000다19342).
받은 선급금을 미지급 감리비에서 모두 빼도 되는가?
선급금의 반환 사유가 생겼는지와 약정상 충당할 금액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계약이 계속되는 경우와 실제로 종료되어 반환할 선급금이 생긴 경우를 같은 계산으로 처리할 수 없다(2002다11236 이유 2.·3.).
공동사업주체 일부가 파산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감리계약의 존속을 인정했다. 그 사안에서는 이미 지급기한이 온 감리비에 약정대로 충당할 선급금과 미수령 잔액을 계산하면서, 계약 종료를 전제로 나머지 선급금까지 당연히 충당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계약이 종료되지 않아 선급금 반환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2002다11236 이유 3.).
정산표에는 약정 보수, 지급기한, 이미 받은 보수, 선급금 수령액, 약정상 충당액을 따로 적는다. 종료를 이유로 선급금 전액 공제를 주장한다면 실제 종료 여부와 반환 사유를 뒷받침하는 자료도 함께 확인한다(2002다11236).
누구에게 청구하고 주택공사의 예치 감리비는 어떻게 받는가?
계약상 지급의무자와 지급보증인을 구별한다. 감리비 지급보증이 있다면 보증서에 적힌 계약·채무·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해당 보증약관이 보장한 사업주체의 미지급 감리비에 관하여 보증인의 책임을 판단했다(2002다11236 이유 2. 가.). 공동감리라면 계약상 각 감리자의 채권 귀속과 지분도 대조한다. 위 사안에서는 원고의 감리지분 70%에 해당하는 보수를 판단했다(2002다11236 이유 2. 가.).
주택법의 감리비 예치 제도는 2018년 3월 13일 공포된 법률 제15459호의 시행 후 최초로 사업계획승인 또는 리모델링허가를 신청한 경우부터 적용한다. 이 법의 해당 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 시행된다(주택법 부칙 제1조(2018.3.13)·같은 법 부칙 제2조(2018.3.13)).
현재 주택법상 예치 대상 감리비는 사업주체가 계약에 따른 공사감리비를 사업계획승인권자에게 예치하고, 승인권자가 감리자에게 정해진 절차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감리업무 소홀로 법정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그 명령을 이행할 때까지 지급이 유예될 수 있다(주택법 제44조 제6항·제7항). 예치금의 지급 절차와 계약상 미지급 보수·보증채무의 청구를 구별하여 확인한다.
사업주체는 계약상 지급예정일 14일 전까지 예치하고, 감리자는 지급예정일 7일 전까지 승인권자에게 지급을 요청해야 한다. 승인권자는 감리업무 수행 상황을 확인한 후 지급해야 한다. 다만 선급금·해제·해지·일시중지 때의 예치·지급을 계약에서 별도로 정했다면 그 계약에 따른다(주택법 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부터 제4항까지). 중도종료 정산에서는 이 계약상 특칙도 확인한다.
건축법상 감리비는 언제 지급하는가?
건축법에 따라 감리자를 지정하는 건축물에서는 착공신고 때 감리비용을 적은 계약서를 제출하고, 사용승인 신청 때 계약내용에 따라 감리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허가권자는 그 지급 여부를 확인한 뒤 사용승인해야 한다(건축법 제25조 제11항). 주택법상 감리와 건축법상 감리의 적용 대상도 먼저 확인한다(같은 조 제10항). 건축주가 지정한 감리자까지 확대한 제25조 제11항의 개정규정은 2020년 12월 22일 공포된 법률 제17733호의 시행 후 착공신고를 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같은 법 부칙 제2조(2020.12.22)). 해당 규정의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이다(같은 법 부칙 제1조(2020.12.22)).
사용승인 신청 때 해당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감리비용을 지급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한다(건축법 시행규칙 제16조 제1항 제6호).
보수청구의 시효는 무엇을 확인하는가?
공사의 설계·감독에 종사하는 사람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3년의 단기시효를 적용한다(민법 제163조 제3호). 감리업무의 보수를 청구할 때에는 실제 업무와 채권의 성격을 이 규정에 맞춰 확인한다.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라도 다른 법령이 더 짧은 시효를 정하면 그 단기시효에 따른다(상법 제64조).
보증채무의 시효는 주채무와 별도로 채무의 성질에 따라 정한다. 대법원도 상행위로 인한 연대보증채무에는 5년의 시효가 적용된다고 보았으므로, 감리비 주채무의 단기시효를 보증채무에 그대로 대입하지 않는다(2010다28031 이유 2.). 다만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항변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 주채무의 시효완성 항변과 보증채무 자체의 시효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433조 제1항).
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민법 제166조). 기간보수라면 지급기한별 미지급 내역을, 중도종료에 따른 비율 보수라면 종료와 정산 근거를 확인해 행사 가능한 시점을 정리한다. 감리자의 잘못으로 생긴 손해배상과 감리업무에 대한 보수는 청구 주체와 원인이 다른 채권이므로, 보수의 시효를 배상청구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중개업무를 완료하지 못한 뒤 보수를 다투는 경우는 중개사를 배제한 직거래와 중개보수 청구에서 따로 설명한다. 두 글은 업무를 끝내지 못했을 때 이미 한 일에 대한 보수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설명한다. 적용할 계약과 실제 업무·중단 경위는 각각 구별하여 살핀다.
실무 체크포인트
다음 자료로 실제 수행업무와 지급할 보수를 대조한다.
- 감리계약서에서 지급기한·정산 특약을 찾고, 종료 통지와 지정·교체 자료로 실제 종료 여부를 확인한다(2000다19342·2002다11236).
- 공정표뿐 아니라 감리일지·검토서·시정 요청·인력 투입기록을 모아 사무 처리 비율을 검토한다(2000다19342).
- 받은 보수와 선급금을 구별하고, 선급금 충당 약정과 반환 사유를 확인한다(2002다11236).
- 지급보증이 있으면 보증서와 약관을, 주택법상 예치 대상이면 예치·지급 내역과 지급유예 사유를 확인한다(2002다11236·주택법 제4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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