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해제

합의해제란 이미 성립한 계약을 당사자가 서로 합의해 소멸시키는 것이다. 합의로 해지한 경우도 같은 층에서 다루어지는데, 해지는 계약이 장래에 대하여 효력을 잃는 것이고(민법 제550조) 합의해제는 당초부터 계약이 없던 상태로 복귀시키는 새 계약이라는 점이 다르다. 해제권을 가진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하는 해제(해제)와 달리, 합의해제는 기존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새로운 계약이다(94므1515 이유 중 판단). 판례도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합의해제를 다루면서 그 분할협의를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계약으로 보고 전원의 합의에 의한 해제를 인정했다(2002다73203 판결요지 [1]).

쉽게 말하면 — 한쪽이 “해제한다”고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이 “없던 일로 하자”고 새로 약속해 계약을 푸는 것입니다. 민법에는 이 합의해제를 직접 정한 조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어디까지 돌려줄지, 이자와 위약금은 어떻게 할지를 합의서에 적어 두어야 나중에 다투지 않습니다. 다만 그 계약을 믿고 이미 등기까지 마친 제3자는 이 합의로 밀어내지 못합니다.

민법에 합의해제를 정한 조문이 있는가?

없다. 해지·해제를 정한 민법 제543조부터 제553조까지에 해제계약을 대상으로 한 규정은 없다. 민법 제543조 제1항은 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당사자의 일방이나 쌍방이 해지 또는 해제의 권리가 있는 때에는 그 해지 또는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약정·법정 해제권을 가진 사람이 그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을 정한 것이다. 해제권 발생 원인과 행사 방법은 해제가 담당한다.

합의해제는 그 해제권의 행사가 아니라 당사자가 새로 하는 합의다. 그러므로 민법 제548조·민법 제551조가 합의해제에도 적용되는지는 조문 문언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판례로 확인해야 한다. 아래에서 이 위키가 확보한 판시와 확보하지 못한 부분을 나누어 적는다.

합의해제는 어떻게 성립하는가?

합의해제는 계약이므로 기존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키려는 청약과 승낙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일치해야 한다(94므1515 이유 중 판단). 합의해제는 명시적으로도,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묵시적 합의해제가 성립하려면 쌍방 당사자가 계약을 실현하지 않으려는 의사가 일치해야 한다(94므1515 판결요지 가).

아래 판결의 판시사항·판결요지는 민법 제397조의 지연이자에 관한 것이고, 합의해제가 부정된 대목은 이유의 원심 수긍이다. 99다49644는 매매계약이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게 되자 매도인이 매수인 측의 소개로 제3자와 그 토지의 매매를 협의한 사정만으로는 매매계약이 합의해제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이유 중 판단). 같은 사건의 원심은 통상 합의해제가 성립하려면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의 범위 등에 관한 합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부가적인 판단에 불과하다고 보아, 그 부분에 합의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는지는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했다(이유 중 판단). 이 설시를 대법원이 승인한 법리로 읽지 않는다.

상속재산 분할협의도 합의해제의 대상이 되는 계약이다. 공동상속인들은 이미 이루어진 분할협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원의 합의에 의하여 해제한 다음 다시 새로운 분할협의를 할 수 있다(2002다73203 판결요지 [1]). 재협의의 등기 처리는 상속재산분할협의가 담당한다.

합의해제하면 이미 생긴 권리변동은 어떻게 되는가?

합의해제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합의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95다16011 판결요지 [3]).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합의해제되면 그 협의에 따른 이행으로 변동이 생겼던 물권은 당연히 그 분할협의가 없었던 원상태로 복귀한다(2002다73203 판결요지 [2]). 이 판시는 상속재산 분할협의 사안의 것이다. 매매 등 다른 계약의 합의해제에 이 물권 복귀를 그대로 확장한 판시는 이 위키에 확보되어 있지 않다.

특약이나 유보가 없으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도 청구하지 못한다. 그 직접 근거는 판례이고, 민법 제551조는 해지·해제가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는 조문이어서 무배상의 근거가 아니다. 합의해제에는 민법 제548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별도 약정이 없으면 반환할 금전에 받은 날부터의 이자를 가할 의무가 없다(95다16011 판결요지 [3]). 또 손해배상 특약이나 청구를 유보한 의사표시 등이 없으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그러한 특약이나 유보가 있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증명해야 한다(민법 제551조, 2017다220416 판결요지 [1]). 기존 계약의 위약금·손해배상 약정도 합의해제에 적용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며, 특약이나 청구 유보가 있었는지는 합의해제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2017다220416 판결요지 [2]). 따라서 반환 범위·이자·손해배상·위약금의 처리를 합의서에 직접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합의해제로 제3자의 권리를 밀어낼 수 있는가?

없다. 계약의 합의해제에 있어서도 민법 제548조의 계약해제의 경우와 같이 이로써 제3자의 권리를 해할 수 없다(91다2601 판결요지). 이 판례의 판시사항은 쟁점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적용 여부(적극)로 적는다.

보호되는 제3자의 범위는 넓지 않다. 그 대상부동산을 전득한 매수자라도 완전한 권리를 취득하지 못한 자는 위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91다2601 판결요지). 상속재산 분할협의 사안에서도 보호 대상은 해제 전의 분할협의로부터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고 등기·인도 등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다(2002다73203 판결요지 [2]).

합의해제하면 이미 낸 취득세를 돌려받는가?

아래 요지 [1]은 일반론이고, 그 사건의 쟁점은 등기 후 조건 성취에 따른 대금감액과 경정청구다. 부동산 취득세는 부동산의 취득행위를 과세객체로 하는 행위세다. 일단 적법하게 취득한 이상 이후에 계약이 합의해제되거나 해제조건의 성취 또는 해제권의 행사 등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실효되었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2015두57345 판결요지 [1]). 등기·등록 전 해제의 예외는 지방세법 시행령 제20조가 정하고, 신고·경정 절차는 취득세가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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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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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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