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인지(强制認知)란 혼인 외의 출생자가 재판을 통해 생부 또는 생모에게 인지를 강제하는 제도로, 인지청구의 소가 그 수단이다(민법 제863조).
쉽게 말하면 — 아버지가 “내 자식이 아니다”라며 인지 신고를 거부해도, 자녀 쪽에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강제로 친자 관계를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이 인정하면 판결로 인지의 효력이 생기고, 상속권도 갖게 됩니다.
임의인지와 어떻게 다른가
임의인지는 생부나 생모가 자발적으로 가족관계등록 신고를 하는 방식이다(민법 제859조 제1항). 강제인지는 부모가 인지를 거부하거나 사실 확인 자체를 다투는 경우, 자녀 측이 소로써 인지를 구하는 것이다.
임의인지는 신고 수리로 효력이 생기나, 강제인지는 청구 인용 판결이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긴다.
누가 청구할 수 있는가
자(子)와 그 직계비속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부 또는 모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민법 제863조). 자녀 본인 외에 손자녀 등 직계비속도 청구권자가 된다. 법정대리인(친권자·미성년후견인)은 자녀가 미성년자이거나 행위능력이 없는 경우에 대리하여 제기한다.
혼인 외 출생자와 생모 사이의 법률상 친자관계는 인지 없이 출생만으로 성립하므로, 강제인지의 피고는 실질적으로 생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2018다1049).
친생추정을 받는 자녀는 곧바로 생부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할 수 없다. 친생부인의 소로 친생추정을 먼저 깨뜨려야 한다(민법 제844조). 다만 호적(가족관계등록부)상 부모의 혼인 중 자녀로 올라 있어도 생부모가 등록부상 부모와 다른 사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면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으므로, 이때는 친생부인 절차 없이 곧바로 생부모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할 수 있다(99므1817).
인지청구권은 본인의 일신전속적인 신분관계상 권리라 포기할 수 없고, 포기했더라도 효력이 없다(2001므1353). 인지청구권 포기를 내용으로 하는 재판상 화해가 이루어져 화해조항에 표시됐더라도 그 화해는 효력이 없다(85므70). 포기가 허용되지 않는 이상 오래 행사하지 않았다는 사정으로 권리가 실효되는 실효의 법리도 적용되지 않는다. 인지청구가 상속재산에 대한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었더라도, 정당한 신분관계를 확정하기 위한 것이면 신의칙 위반으로 막을 수 없다.
자녀가 성인이 된 뒤에도 청구할 수 있고, 자녀가 어릴 때는 어머니가 법정대리인으로 소를 대신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다른 남자의 친생자로 추정되는 아이라면, 먼저 친생부인 소송으로 그 추정을 깨야 생부에게 인지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등록부상 아버지가 진짜 아버지가 아님이 명백한 경우는 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인지를 구할 권리는 포기하겠다고 각서를 쓰거나 재판상 화해로 포기해도 효력이 없고, 오래 행사하지 않았다고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부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가
부 또는 모가 사망한 때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방으로 하여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민법 제864조).
사망을 안 날이 기산점이므로, 사망한 지 오래됐더라도 사망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 그 안 날부터 2년이 적용된다. 기간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인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여기서 ‘사망을 안 날’은 사망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안 날을 뜻한다. 사망자가 자신의 생부·생모라는 사실, 즉 친생자관계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2014므4871). 따라서 사망 사실 자체는 알았으나 그가 친아버지임을 나중에 알게 됐더라도 기산점은 사망을 안 날이다. 친생자관계를 안 때로 기산점을 늦추면 이해관계인이 주장하는 시기에 따라 제소기간을 둔 취지가 무너지기 때문이다(같은 판결).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셨어도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안이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아버지가 아니라 검사입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것은 ‘돌아가신 사실을 안 날’이지, ‘그분이 내 친아버지라는 걸 안 날’이 아닙니다. 그러니 사망 사실을 안 지 2년이 지났다면, 친아버지임을 뒤늦게 확인했더라도 늦습니다.
소는 어느 법원에 제기하는가
인지청구의 소는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 전속관할이다(가사소송법 제26조 제2항). 상대방이 모두 사망한 경우에는 그중 1명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에 제기한다(같은 조 제2항).
가정법원은 다른 증거조사로 혈족관계 유무에 관한 심증을 얻지 못한 때에는 검사받을 사람의 건강과 인격의 존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유전자 검사 등을 명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29조 제1항). 명령할 때에는 불응에 따른 제재를 고지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인지의 효력은 언제 생기는가
강제인지의 효력은 인지청구 인용 판결이 확정된 때 발생한다. 다만 그 효력은 자의 출생 시로 소급한다(민법 제860조). 소급효로 인해 인지된 자는 출생 때부터 법적 친자였던 것으로 취급된다.
소급효가 있으나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는 해치지 못한다(민법 제860조 후단). 다만 후순위 상속인의 상속권은 단서가 보호하는 제3자의 권리에 포함되지 않는다(92다48512).
상속개시 후 인지 판결이 확정되어 새로 공동상속인이 된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이나 처분을 했다면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1014조). 이 청구는 인지판결 확정일부터 3년 안에 해야 하지만,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제한은 적용되지 않는다(2021헌마1588).
판결이 확정되면 아이가 태어난 때부터 법적 자녀였던 것으로 인정됩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인지가 확정되면 상속을 받을 수 있고, 이미 다른 상속인이 나눠 가진 경우에도 금전으로 정산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부모가 사망한 경우 인지청구의 소는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제기해야 한다(민법 제864조).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도 당사자 일방이 사망하면 같은 날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제기해야 하므로, 기간 도과 뒤의 우회수단이 아니다(민법 제865조 제2항, 2014므4871).
- 인지청구 인용 판결이 확정되면 소를 제기한 사람은 확정일부터 1개월 안에 판결 등본과 확정증명서를 첨부하여 신고해야 한다(가족관계등록법 제58조 제1항). 소의 상대방도 신고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 상속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인 경우 인지청구 결과가 상속분 산정에 영향을 미치므로, 상속재산분할 전에 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 인지된 자녀의 양육책임과 면접교섭권은 이혼 시 규정을 준용한다(민법 제864조의2).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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