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계약이란 질병·장애·노령 등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해질 상황에 대비해, 본인이 미리 자신의 재산관리와 신상보호 사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사무에 관한 대리권을 주는 계약이다(민법 제959조의14 제1항). 임의후견이라고도 한다.
법정후견은 능력이 이미 저하된 뒤 법원이 후견인을 정하지만, 후견계약은 본인이 판단능력을 갖고 있을 때 스스로 후견인과 사무를 정해 둔다. 본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데 취지가 있다.
쉽게 말하면 — 나중에 치매 등으로 판단력이 약해질 때를 대비해, 아직 정신이 온전할 때 “그때가 되면 이 사람이 내 재산과 생활을 돌봐 달라”고 미리 정해 두는 계약입니다. 법원이 후견인을 골라 주는 것과 달리 누구에게 무엇을 맡길지 본인이 직접 정합니다.
어떻게 체결하나
공정증서로 체결해야 한다(민법 제959조의14 제2항). 방식을 갖추지 않은 후견계약은 효력이 없다.
맡기는 사무는 재산관리와 신상보호에 걸치고, 그 전부든 일부든 본인이 정한다(같은 조 제1항). 계약의 내용은 그 사무를 위탁하고 그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는 것이다(같은 항).
후견계약은 반드시 공증을 받아야 합니다. 두 사람이 사적으로 작성한 문서만으로는 효력이 없습니다.
효력은 언제 발생하나
계약을 맺은 때가 아니라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다(민법 제959조의14 제3항). 이 점이 후견계약의 핵심이다.
공정증서로 계약을 맺어 두어도 본인의 판단능력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임의후견인의 권한이 작동하지 않는다. 나중에 본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해져 법원이 감독인을 선임해야 비로소 후견이 시작된다. 사적 계약이면서도 효력 발생을 법원의 감독인 선임에 걸어, 감독 없는 임의후견을 막는 구조다.
가정법원과 임의후견인, 임의후견감독인은 계약을 이행·운영할 때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같은 조 제4항).
계약을 맺고 공증까지 마쳤어도 곧바로 후견이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판단능력이 실제로 약해졌을 때 법원이 감독인을 선임해야 그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계약서만 있는 동안에는 후견인에게 아무 권한이 없습니다.
본인이 고른 사람이면 언제나 후견인이 되나
아니다. 임의후견인이 후견인 결격사유에 해당하거나, 현저한 비행을 했거나, 후견계약에서 정한 임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유가 있으면 가정법원은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지 않는다(민법 제959조의17 제1항). 감독인이 선임되지 않으면 후견계약은 효력을 얻지 못한다.
감독인이 선임된 뒤에 그런 사유가 생기면 가정법원은 임의후견인을 해임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본인이 지정한 사람이라도 전과가 있거나 크게 잘못한 일이 있거나 그 일을 감당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법원이 감독인을 선임하지 않아 후견 자체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미 시작된 뒤라면 그 사람을 해임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끝나나
감독인 선임을 기준으로 나뉜다.
감독인 선임 전에는 본인이나 임의후견인이 언제든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계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민법 제959조의18 제1항). 아직 효력이 생기지 않은 단계라 철회가 자유롭다.
감독인 선임 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후견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효력이 발생한 뒤에는 본인 보호를 위해 임의 종료를 제한한다.
임의후견인의 대리권이 소멸하더라도 그 소멸은 등기하지 않으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959조의19). 권한이 끝났다는 사실은 등기로 공시해야 거래 상대방에게 주장할 수 있다.
감독인이 선임되기 전에는 인증받은 서면으로 자유롭게 계약을 거둘 수 있지만, 선임된 뒤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법원 허가까지 받아야 그만둘 수 있습니다. 또 후견인의 권한이 끝났더라도 등기하지 않으면, 그 사정을 모르고 거래한 상대방에게는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하지 못합니다.
법정후견과 어떤 관계인가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임의후견이 법정후견보다 우선한다.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임의후견인 또는 임의후견감독인의 청구로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 심판을 할 수 있다(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려는 취지다(2017스515).
이 우선 원칙은 한정후견개시심판 청구가 제기된 뒤 그 심판이 확정되기 전에 후견계약이 등기된 경우에도 적용된다(2017스515). 뒤에 대법원은 이를 법정후견 개시심판 일반으로 넓혔다(2020으547). 청구가 먼저 들어왔다고 해서 우선 원칙을 피해 갈 수 없다.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란 후견계약의 내용, 임의후견인이 그 임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유가 있는지, 본인의 정신적 제약의 정도, 그 밖에 후견계약과 본인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후견계약에 따른 후견이 본인의 보호에 충분하지 않아 법정후견에 의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2017스515).
법정후견 심판을 하면 후견계약은 본인이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 개시심판을 받은 때 종료한다(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다(2020으547). 조문이 감독인 선임을 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같은 결정).
반대로 본인이 이미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피특정후견인인 상태에서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할 때에는, 가정법원은 종전 법정후견의 종료 심판을 함께 해야 한다(민법 제959조의20 제2항). 다만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을 계속하는 것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감독인을 선임하지 않는다(같은 항).
후견계약을 등기해 두면 법원은 그 계약을 먼저 존중하고, 계약만으로 본인을 지키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에만 법정후견을 엽니다. 누가 먼저 법원에 갔는지는 기준이 아닙니다. 법정후견이 열리면 후견계약은 그때 끝나는데, 감독인이 아직 선임되지 않았더라도 끝납니다.
이 개념이 쓰이는 절차
-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 후견계약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심판. 청구권자·관할·심리 절차를 다룬다
- 성년후견개시 심판 · 한정후견개시 심판 — 후견계약이 등기된 경우 법정후견 개시가 제한되는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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