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만료되거나 사임한 집합건물의 관리인도 원칙적으로 신임 관리인이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2024다280508 판시사항). 이 계속 수행은 그 임무를 수행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인정된다(2024다280508 이유 2 가). 판결이 준용 근거로 든 조문은 구 집합건물법 제26조 제3항이다. 현행법에서 이 법 또는 규약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관리인의 권리의무에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조문은 집합건물법 제26조 제5항이다.
쉽게 말하면 — 관리인의 임기가 끝났거나 관리인이 그만두었는데 새 관리인이 아직 뽑히지 않았다면, 종전 관리인이 새 관리인이 뽑힐 때까지 관리인 일을 이어서 볼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그 사람에게 계속 맡기기에 적당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고, 급한 사정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범위의 일만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미리 정해진 관리비를 청구하고 받는 일이 관리단과 그 대표자의 통상 업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임기가 끝난 관리인도 새 관리인이 뽑히기 전까지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그 점을 다시 심리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임기가 끝나거나 사임한 관리인도 계속 일할 수 있나?
원칙적으로 계속 수행할 수 있다. 대법원은 민법상 법인의 이사가 임기만료되거나 사임한 경우 신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이사의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지를 원칙적으로 긍정했다(2024다280508 판시사항).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가 구 집합건물법 제26조 제3항에 따라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는 집합건물의 관리인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2024다280508 판시사항).
민법상 법인과 그 기관인 이사와의 관계는 위임자와 수임자의 법률관계와 같은 것으로서,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 일단 그 위임관계는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2024다280508 이유 2 가). 그러나 후임 이사 선임시까지 이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관에 의하여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법인은 당장 정상적인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되고, 대법원은 이를 민법 제691조에 규정된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와 같이 볼 수 있다고 했다(2024다280508 이유 2 가). 그러므로 임기만료되거나 사임한 이사라고 할지라도 그 임무를 수행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신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이사의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2024다280508 이유 2 가).
2024다280508은 이 법리를 설시하면서 2007다6307 판결 등을 참조했다. 2007다6307은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사건에서 같은 법리를 밝히면서, 이러한 법리는 법인 아닌 사단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2007다6307 판결요지 [2]). 법인 아닌 사단 대표자의 업무수행권과 그 한계에 관한 다른 판례는 위임종료 후 긴급처리에서 함께 읽는다.
관리인에게는 어떤 규정을 거쳐 이 법리가 적용되나?
관리인에게는 집합건물법이 준용하는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거쳐 적용된다. 이 법 또는 규약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관리인의 권리의무에 관하여는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집합건물법 제26조 제5항). 위임종료의 경우에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수임인, 그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은 위임인, 그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사무의 처리를 계속하여야 한다(민법 제691조 전문). 이 경우에는 위임의 존속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같은 조 후문).
민법은 법인은 이사를 두어야 한다고 정하고(민법 제57조), 이사는 법인의 사무를 집행한다고 정한다(같은 법 제58조 제1항). 2024다280508은 이 두 조문과 민법 제691조, 구 집합건물법 제26조 제3항을 참조조문으로 들었다.
| 구분 | 준용 조문의 위치 | 확인 근거 |
|---|---|---|
| 판결이 적용한 법 | 구 집합건물법(2023. 3. 28. 법률 제192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3항 | 판결의 참조조문 |
| 현행법 | 집합건물법 제26조 제5항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6조 |
현행 제26조에는 장부의 월별 작성·보관을 정한 제2항과 일정한 건물에 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적용하지 않는 제4항이 새로 들어갔고, 둘 다 조문에 「신설 2023.3.28」 표시가 있다(집합건물법 제26조 제2항·제4항). 이 법 또는 규약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관리인의 권리의무에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문언은 현행 제5항에 있다(같은 조 제5항). 따라서 판결을 현행법에 옮겨 읽을 때는 준용 근거를 제26조 제5항으로 적는다.
계속 수행에는 어떤 한계가 있나?
2024다280508이 밝힌 한계는 임무 수행의 적부, 직무의 범위, 계속 수행의 기간 세 가지다.
- 그 임무를 수행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2024다280508 이유 2 가).
-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직무여야 한다(2024다280508 이유 2 가).
- 계속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은 신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이고, 관리인에게는 새로운 관리인이 선임되기 전까지다(2024다280508 이유 2 가·나).
관리비 청구에 관하여 2024다280508은 그 청구가 집합건물의 관리를 위해 통상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인지를 원심이 판단했어야 할 사항으로 들었다(2024다280508 이유 2 다). 판결이 통상 업무라고 본 것은 관리단이 집합건물의 유지·관리를 위해 구분소유자 등에게 미리 정해진 관리비를 청구하고 수령하는 일이다(2024다280508 이유 2 나).
법인 이사 사안인 96다37206은 임기만료된 이사의 업무수행권은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퇴임이사로 하여금 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96다37206 판결요지 [3]). 이 판결은 그 업무수행권이 퇴임이사라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또 포괄적으로 부여되는 지위는 아니므로, 그 임기만료된 이사에게 이사로서의 지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했다(96다37206 판결요지 [3]). 2024다280508은 퇴임 관리인에 관하여 이 두 점을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법인 아닌 사단 대표자에 관한 판례는 어디까지 인정했나?
2002다74817과 2007다6307은 집합건물 관리인이 아니라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대표자와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관한 판결이어서, 민법 규정이 적용되는 경로가 관리인과 다르다. 관리인에게는 구 집합건물법 제26조 제3항(현행 집합건물법 제26조 제5항)에 따라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고, 2024다280508은 법인 이사에 관한 법리가 이러한 관리인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2024다280508 이유 2 가).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임기만료된 대표자의 사무처리에 관해서는 2002다74817이 민법 제691조가 유추적용된다고 했다(2002다74817 판결요지 [3]).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대표자
권리능력 없는 사단인 재건축주택조합의 종전 대표자에 관한 2002다74817은 업무수행권을 한정하여 인정했다. 구 대표자로 하여금 조합의 업무를 수행케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고 종전의 직무를 구 대표자로 하여금 처리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후임 대표자가 선임될 때까지 임기만료된 구 대표자에게 대표자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업무수행권이 인정된다(2002다74817 판결요지 [1]). 후임자 선임시까지 업무수행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임기만료된 대표자의 업무수행권은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그로 하여금 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2002다74817 판결요지 [2]). 그 업무수행권은 임기만료 후 후임자가 아직 선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포괄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2002다74817 판결요지 [2]).
2002다74817은 민법 제691조가 종전 대표자가 임기만료 후에 수행한 업무를 사후에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예외적으로 그 효력을 인정케 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뿐이라고 했다(2002다74817 판결요지 [3]). 이 판결은 같은 조문이 종전 대표자로 하여금 장래를 향하여 대표자로서의 업무수행권을 포괄적으로 행사하게 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보았다(2002다74817 판결요지 [3]). 그래서 법인 아닌 사단의 사원 기타 이해관계인이 임기가 만료된 대표자의 직무수행금지를 소구하면 민법 제691조만을 근거로 이를 배척할 수는 없다(2002다74817 판결요지 [3]).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2007다6307은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임기만료에 따른 후임 회장의 선출이 부적법하여 효력이 없게 된 사안에서, 차기 회장이 적법하게 선출될 때까지 전임 회장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대표자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2007다6307 판결요지 [3]). 같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의 당사자능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2007다6307 판결요지 [3]). 대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의 당사자능력과 회장의 대표권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다(2007다6307 이유 2 라·주문).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상당한 기간 동안 후임 회장이 선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직무수행권한이 당연히 소멸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2007다6307 이유 2 나). 또 대표자가 통상업무에 속하지 아니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대표자의 대표권이 당연히 소멸되거나 정지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2007다6307 이유 2 다).
관리비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은 무엇을 판단했나?
대법원은 임기가 만료된 관리인이 대표자로 제기한 관리비 청구의 소를 곧바로 부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했다(2024다280508 주문). 원심은 원고의 대표자 소외인이 2019. 11. 30. 이후에는 원고의 관리인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그 이후 소외인이 대표자로 제기한 소는 대표자가 아닌 자에 의하여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2024다280508 이유 1).
대법원은 원고가 구 집합건물법 제23조에서 정한 관리단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집합건물의 유지·관리를 위해 구분소유자 등에게 미리 정해진 관리비를 청구하고 수령하는 것은 원고 및 그 대표자의 통상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2024다280508 이유 2 나). 이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대표자인 관리인은 임기만료 후에도 새로운 관리인이 선임되기 전까지 위 관리비 청구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2024다280508 이유 2 나). 현행법상 관리인은 공용부분의 관리비용 등 관리단의 사무 집행을 위한 비용과 분담금을 각 구분소유자에게 청구ㆍ수령하는 행위 및 그 금원을 관리하는 행위를 할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집합건물법 제25조 제1항 제2호). 관리단의 사업 시행과 관련하여 관리단을 대표하여 하는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행위도 관리인의 권한과 의무다(같은 조 제1항 제3호).
대법원은 원심이 이 관리비 청구가 통상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인지와 전 관리인이 관리비 청구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지를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2024다280508 이유 2 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위임종료 시의 긴급처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다(2024다280508 이유 2 다·3). 환송 후 원심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므로, 관리비 청구의 당부는 이 판결로 확정되지 않았다(2024다280508 이유 3).
실무 체크포인트
- 규약이 정한 관리인의 임기와 만료일 또는 사임일을 확인한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2항).
- 후임 관리인 선임 결의가 있었는지 확인한다.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된다. 다만, 규약으로 제26조의3에 따른 관리위원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되도록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3항).
- 규약에 관리인의 권리의무에 관한 정함이 있는지 먼저 본다.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은 이 법 또는 규약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관리인의 권리의무에 준용된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5항).
- 퇴임 관리인이 관리단을 대표해 관리비를 청구하면, 그 청구가 집합건물의 관리를 위해 통상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인지와 그 임무를 수행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한 주장과 자료를 준비한다(2024다280508).
- 후임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았으면, 그 상태가 「제24조제3항에 따라 선임된 관리인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지와 임시관리인 선임 청구 요건을 확인한다. 구분소유자, 그의 승낙을 받아 전유부분을 점유하는 자, 분양자 등 이해관계인은 제24조제3항에 따라 선임된 관리인이 없는 경우에는 법원에 임시관리인의 선임을 청구할 수 있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의2 제1항). 청구 요건의 자세한 내용은 집합건물 임시관리인 선임 요건에서 본다.
- 임시관리인 선임 청구와 별개로 관리단집회 소집 규정도 확인한다. 관리인이 없는 경우에는 구분소유자의 5분의 1 이상은 관리단집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이 정수는 규약으로 감경할 수 있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4항). 퇴임 관리인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는 상태가 「관리인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이 조문 문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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