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인에게 소송을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면 채권양도는 무효다(2004다20807 이유 1). 그런 거래로 취득한 채권은 채무자 상대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대위소송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2014다74919 이유 2).
쉽게 말하면 — 아파트 주민들이 하자배상채권을 입주자대표회의에 넘겨 함께 소송했다고 해서 양도가 곧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양도 경위와 당사자 관계, 하자보수의 효율성 등을 종합해 소송을 맡기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2004다20807 이유 1).
소송하려고 채권을 넘겨받으면 언제 무효인가?
양수인에게 소송을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면 채권양도는 무효다(2004다20807 이유 1). 채권을 넘기는 사람이 양도인이고 넘겨받는 사람이 양수인이다. 양도 뒤 소송이 예상된다는 사정만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양도의 경위와 실제 목적을 살펴야 한다(2004다20807 이유 1).
소송신탁은 다른 사람에게 소송을 수행하게 하려고 권리를 맡기는 것을 말한다. 그중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신탁은 무효다(신탁법 제6조). 채권양도가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하지 않아도 소송 수행이 주목적이면 이 금지 규정을 유추적용한다(2004다20807 이유 1). 부동산 매매계약도 소송을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면 같은 이유로 무효가 된다(2014다74919 이유 1 가).
일반적인 채권은 양도할 수 있지만,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않으면 양도할 수 없다(민법 제449조 제1항). 당사자가 양도금지를 약정하면 양도할 수 없지만, 그 약정으로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같은 법 제449조 제2항). 양도금지특약의 선의·중과실 판단과 다른 법률상 양도 제한은 채권양도에서 설명한다.
2006년 판결이 인용한 소송신탁 금지 조항은 당시 신탁법 제7조다(2004다20807 이유 1). 현재 이 금지를 정한 조항은 신탁법 제6조다.
소송을 맡기는 것이 주목적인지는 무엇으로 판단하나?
법원은 거래 경위와 방식, 계약 뒤 제소까지의 간격, 당사자 관계 등을 종합해 주목적을 판단한다(2014다74919 이유 1 가). 다음은 함께 살피는 사정들이며, 하나만으로 결론을 정하는 기준은 아니다(2014다74919 이유 1 가).
- 계약 체결 경위와 거래 내용이 실제 경제적 목적에 맞는지 살핀다(2014다74919 이유 1 나 (1)).
- 계약일과 제소일 사이의 간격뿐 아니라 기존 소송과 공증, 새 소송의 진행 경위를 함께 본다(2014다74919 이유 1 나 (2)).
- 대금 지급 자료와 당사자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계약 내용에 부합하는지 살핀다(2014다74919 이유 1 나 (3)).
대법원이 무효 판단을 유지한 사건은 건물 매매 사건이었다. 매도인은 근저당권이전등기 말소소송의 제1심에서 패소한 상태였고, 건물의 경매도 진행되고 있었다(2014다74919 이유 1 나 (1)·(2), 다). 매수인 측은 경매로 다른 사람들이 소유권을 취득한 뒤 계약서와 영수증을 공증받고 새 소송을 냈다(2014다74919 이유 1 나 (2)).
원심은 대금 전액을 받았다는 영수증과 채무인수로 지급을 갈음하기로 한 약정의 이행 상황도 대조했다(2014다74919 이유 1 나 (3)). 대법원은 이런 사정들을 종합한 원심의 무효 판단을 받아들였다(2014다74919 이유 1 다).
구분소유자들의 하자배상채권 양도나 관리위탁도 금지되나?
구분소유자의 하자배상채권 양도도 소송을 맡기는 것이 주목적인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한다(2004다20807 이유 1). 채권 자체를 넘기는 경우와 관리업무를 맡기면서 소송수행권을 주는 경우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하자배상채권의 양도
아파트 지하주차장 하자 사건에서 구분소유자들은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채권을 입주자대표회의에 양도했다(2004다20807 이유 1). 대법원은 양도 경위·방식·시기, 구분소유자와 대표회의의 관계, 하자보수의 효율성을 함께 살폈다. 그 결과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2004다20807 이유 1).
이처럼 공동으로 하자 문제를 처리하는 목적도 판단에 반영되지만, 하자배상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양도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2004다20807 이유 1).
관리업무와 소송수행권의 위탁
관리단이나 관리인이 관리비 부과·징수를 포함한 포괄적 관리업무를 맡긴 경우에는 재판상 청구 권한도 수여한 것으로 본다(2025다210153 이유 2). 이를 맡은 위탁관리업자가 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자기 이름으로 체납 관리비를 청구하는 것을 대법원은 임의적 소송신탁으로 보았다(2025다210153 이유 2). 대법원은 집합건물 관리업무의 성격과 거래현실 등을 고려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된다고 했다(2025다210153 이유 2). 다만 관리위탁계약이 종료되면 관리비를 청구할 당사자적격을 잃는다(2025다210153 이유 2).
이는 관리업체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자기 이름으로 소송에서 행사하는 임의적 소송담당의 문제다(2025다210153 이유 2). 위탁 종료 뒤 제기한 소가 각하된 사례와 소송 중 계약이 끝난 경우의 처리는 위탁관리업자의 관리비 소송수행권에서 설명한다.
양도인에게 승소한 확정판결이 있으면 대위소송도 가능한가?
승소판결이 확정되어도 채권 취득이 소송을 맡기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여 무효라면 대위소송을 할 수 없다(2014다74919 이유 2). 대위소송의 기초가 되는 채권의 발생과 그 취득이 유효한지를 구별해야 한다.
피보전채권과 제3채무자
대위소송은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려고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소송이다(민법 제404조 제1항). 이때 보호하려는 자기 채권이 피보전채권이고, 대신 행사하는 권리의 상대방이 제3채무자다. 예컨대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한 등기청구권을 보전하려고 매도인의 등기말소청구권을 행사하면, 말소청구를 받는 사람이 제3채무자가 된다(2014다74919 이유 2).
채무자 본인만 행사할 수 있는 일신전속권은 대위할 수 없다(민법 제404조 제1항 단서). 자기 채권의 기한이 오기 전에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보전행위는 예외다(같은 법 제404조 제2항). 보전 필요성과 권리 불행사 등 일반 요건은 채권자대위권에서 설명한다.
확정판결이 있어도 다툴 수 있는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피보전채권의 이행을 청구해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청구권의 발생원인이 되는 사실관계는 제3채무자와의 관계에서도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2017다228618 판결요지 [1]). 그러나 채권 취득이 소송 수행을 주목적으로 하여 무효라면, 제3채무자는 그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있다(2014다74919 이유 2).
소송 수행을 주목적으로 한 취득처럼 강행법규 위반으로 채권 취득이 무효인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확정판결이나 재판상 화해조서의 효력이 남아 있어도 마찬가지다(2017다228618 판결요지 [1]). 재심이나 준재심으로 그 판결이나 화해조서가 취소되지 않았더라도, 제3채무자와의 관계에서는 피보전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2017다228618 이유 3 가·나).
이때 법원은 대위소송을 할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한다(2017다228618 이유 3 나·4). 각하는 소송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청구 내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끝내는 것이다. 당사자 사이의 확정판결 자체를 없애는 판단과는 구별된다(2017다228618 이유 3 가·나).
채권을 넘겨받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양수인은 계약서와 지급 자료, 소송 경과, 당사자 관계를 함께 살펴 거래의 실제 목적을 확인한다(2014다74919 이유 1 가~다). 다음 자료들은 거래 목적과 채권의 취득 경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계약서와 대금 지급 자료를 대조해 약정한 거래와 실제 이행 내용이 맞는지 확인한다(2014다74919 이유 1 나 (3)).
- 양도 전후의 소송기록을 나란히 놓고, 누가 어떤 청구를 하다가 누구에게 권리를 넘겼는지 정리한다(2014다74919 이유 1 나 (2)).
- 공동으로 처리하려는 업무가 있다면 양도인과 양수인의 관계, 함께 처리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모은다(2004다20807 이유 1).
- 대위소송을 계획한다면 자기 채권의 발생·취득 근거와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진 권리를 각각 특정한다(2014다74919 이유 2).
양도의 효력과 양도 사실을 채무자 등에게 주장하기 위한 대항요건도 별도로 확인한다. 지명채권은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해야 채무자와 제3자에게 양도를 주장할 수 있다(민법 제450조 제1항). 채무자 이외의 제3자에게 주장하려면 통지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루어져야 한다(같은 법 제450조 제2항). 소송 수행이 주목적인 양도의 무효 여부는 이러한 통지 형식과 별도로 거래의 실질에 따라 판단한다(2004다20807 이유 1).
실무 체크포인트
- 양도계약서의 명칭과 별개로 계약·지급·제소의 경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한다(2014다74919 이유 1 가~다).
- 하자배상채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려면 구분소유자와 대표회의의 관계, 양도 방식과 효율적인 하자 처리 목적을 확인한다(2004다20807 이유 1).
- 대위소송에서는 판결문 유무와 함께 피보전채권을 취득한 계약의 효력도 확인한다(2017다228618 판결요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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