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사망이란 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 그들이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민법 제30조). 누가 먼저 죽었는지 밝히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망의 선후를 법이 추정으로 정리해, 상속 관계를 확정할 수 있게 한다.
쉽게 말하면 — 부모와 자녀가 같은 사고로 함께 숨져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 알 수 없을 때, 법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본다”고 정해 둡니다. 사망 순서에 따라 재산이 누구에게 가는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이 추정으로 상속을 정리합니다.
왜 필요한가
상속은 사람이 사망한 순간 개시되고(상속개시), 그 시점에 살아 있는 사람만 상속인이 될 수 있다(상속능력). 그래서 함께 사고를 당한 두 사람 중 누가 몇 초라도 먼저 사망했는지에 따라 재산의 이동 경로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데 동일한 위난에서는 선후를 증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민법 제30조는 이 난점을 사망 선후 불명 시 동시사망 추정으로 해결한다.
어떤 효과가 있는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면, 그 사망자들 사이에서는 서로 상속이 일어나지 않는다. 동시에 사망한 이상 어느 한쪽도 다른 쪽의 사망 시점에 생존해 있던 것이 아니어서, 상속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사망으로 추정되면, 아버지의 재산이 아들에게 갔다가 다시 아들의 상속인에게 가는 경로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대습상속은 인정된다(99다13157). 피대습자(먼저 사망했어야 할 사람)가 피상속인과 동시사망으로 추정되더라도, 그 직계비속이나 배우자는 대습상속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한다. 대습상속은 피대습자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를 규정하지만, 동시사망 추정의 경우를 여기서 제외하면 오히려 상속의 공평을 해치기 때문이다. 위 사례에서 아들에게 자녀(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있으면, 그 손자녀가 아들을 대습하여 할아버지의 재산을 상속한다.
동시에 숨진 부모와 자녀는 서로 물려받지 못하지만, 그 자녀에게 다시 자녀(손주)가 있으면 손주가 자기 부모를 대신해 조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습니다. 이것이 대습상속입니다.
추정이므로 번복할 수 있다
동시사망은 ‘간주’가 아니라 ‘추정’이다. 따라서 어느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먼저 또는 나중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추정은 깨지고, 실제 사망 선후에 따라 상속관계가 정해진다. 이 점에서 사망을 확정적으로 의제하는 실종선고(사망 간주, 민법 제28조)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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