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물책임

공작물책임이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공작물점유자가 1차로 지는 손해배상 책임이다(민법 제758조 제1항).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은 때에는 그 소유자가 2차로 배상한다(같은 항 단서). 배상한 점유자나 소유자는 손해의 원인에 대하여 책임 있는 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쉽게 말하면 — 건물·담장·도로 시설이나 차량처럼 사람이 만들어 놓은 물건이 안전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가 사고를 냈다면, 우선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보수·관리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점유자)이 배상합니다. 단순히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아 관리를 돕는 점유보조자는 책임주체가 아닙니다. 점유자가 사고를 막기 위한 주의를 다한 것으로 인정되면 그때는 주인(소유자)이 배상하고, 소유자는 주의를 다했다는 이유로는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배상한 사람은 진짜 원인을 만든 사람에게 그 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작물의 하자란 무엇인가?

민법 제758조 제1항의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다68348 판결 요지). 안전성을 갖추었는지는 그 공작물을 설치·보존하는 사람이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같은 판결 요지).

하자로 어떤 손해가 생겼더라도, 그 손해가 하자와 관련한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가 아니다(같은 판결 요지). 임시물막이가 무너져 단수가 되자 주민들이 정신적 고통을 주장한 사안도 있다. 대법원은 이 손해에 관하여는 별도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가 공작물책임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과 관련된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하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같은 판결 이유).

반대로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 중 하나라면 하자로 인한 손해로 본다. 화재 원인이 따로 있거나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하자 때문에 화재가 확산되어 손해가 생긴 경우가 포함된다. 다만 하자의 존재는 피해자가 증명해야 한다(2025다211711).

조문에 공작물의 정의는 없다.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구 민법 제717조 제1항과 달리 공작물책임의 원칙적인 적용 대상을 「토지의 공작물」로 한정하지 않고 「공작물」, 즉 인공적 작업에 의하여 제작된 물건으로 넓혔다(2022다233713). 그래서 토지에 붙어 있지 않은 물건도 대상이 되며, 제작결함이 있는 차량에서 난 화재에 공작물책임을 인정한 사안이 그 예다(같은 판결).

보유 판례가 공작물책임의 법리로 다룬 대상으로는 건물(96다30113), 도로(2002다15917 · 99다12796), 임시물막이(2015다68348), 차량(2022다233713)이 있다. 수목의 재식 또는 보존에 하자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이 준용된다(민법 제758조 제2항).

점유자와 소유자 중 누가 배상하는가?

책임은 두 단계다. 공작물점유자는 공작물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사고 방지를 위하여 보수·관리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타인의 지시를 받아 관리만 돕는 점유보조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2019다208724). 가사상·영업상 그 밖에 유사한 관계로 타인의 지시를 받아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때에는 그 타인만을 점유자로 보기 때문이다(민법 제195조). 먼저 공작물점유자가 배상 책임을 지고,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8조 제1항). 즉 점유자는 손해를 막는 데 필요한 주의를 다한 것으로 인정되면 책임을 벗고, 그 자리를 소유자가 이어받는다. 조문이 이 주의를 점유자 쪽 면책 요건으로 두었으므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점유자가 내세워야 한다. 하자의 존재를 증명할 책임은 피해자에게 있다(2025다211711).

조문에는 소유자를 위한 면책 문언이 없다. 점유자와 달리 소유자는 주의를 다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만 소유자의 무과실책임도 언제나 손해 전액에 미치는 것은 아니며, 손해 발생과 관련된 제반 사정에 따라 형평의 원칙상 책임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2022다233713). 어느 쪽이든 책임의 출발점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는 요건이다(민법 제758조 제1항). 하자가 없거나 손해가 하자와 관련한 위험의 현실화로 발생한 것이 아니면 소유자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2015다68348 판결 요지).

점유자와 소유자 비교: 순서와 빠져나갈 길이 다릅니다.

  • 점유자: 먼저 배상 책임을 집니다. 다만 손해를 막는 데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소유자: 점유자가 위와 같이 책임을 벗은 경우에 배상 책임을 집니다. 조문에 소유자를 위한 면책 규정이 없어서, 주의를 다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벗어나지 못합니다.

제3자가 만든 위험도 하자가 되는가?

도로 설치 후 제3자의 행위로 통행상의 안전에 결함이 발생한 경우, 그런 결함이 있다는 것만으로 성급하게 보존상 하자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2. 9. 27. 선고 2002다15917 판결 요지). 당해 도로의 구조, 장소적 환경과 이용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함을 제거하여 원상으로 복구할 수 있는데도 방치한 것인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심리하여 하자 유무를 판단한다(같은 판결 요지). 주차금지구역인 편도 1차선 도로의 75% 정도를 차지한 불법주차 차량을 5일간 방치한 사안에서는 도로 관리상의 하자가 인정되었다(같은 판결).

반대로 객관적으로 보아 안전상의 결함이 시간적·장소적으로 점유·관리자의 관리행위가 미칠 수 없는 상황에 있었던 경우에는 관리상의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9. 7. 9. 선고 99다12796 판결 요지). 고속도로에 떨어져 있던 철판이 앞차 바퀴에 튕겨 뒤차 탑승자를 충격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도로 보존·관리상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수긍했다(같은 판결 이유). 두 판결 모두 도로 사안이라 참조조문에 민법 제758조와 국가배상법 제5조가 나란히 있다. 그중 99다12796은 이 판단을 공작물의 점유자의 책임에 관한 법리라고 불렀다(같은 판결 이유). 도로처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관리하는 시설의 사고에서는 국가배상법 제5조가 함께 문제된다. 하자 판단의 기준은 통용되나 근거 법률이 다르므로, 청구 상대와 절차는 그 법에서 따로 확인한다.

불이 나서 번진 손해까지 배상해야 하는가?

화재가 어떤 공작물의 하자 자체로 인하여 직접 발생한 경우에는, 민법 제75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공작물의 점유자 또는 소유자가 그 화재로 입은 타인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30113 판결 요지).

반면 위 판결은 화재가 피용자 아닌 타인의 독립된 행위로 발화된 뒤 공작물에 연소·확산되는 과정에서 제3자에게 입힌 손해를 달리 보았다. 그런 손해는 당시의 실화책임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소유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배상 책임이 있다고 했다(같은 판결 요지).

다만 이 판결이 전제한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은 2009. 5. 8. 법률 제9648호로 전부 개정되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이유에 개정 사실 언급). 현행 실화책임법은 연소로 인한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한하여 적용되고(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 중대한 과실이 없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아니라 배상의무자가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는 요건이다(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법원이 직권으로 깎는 구조가 아니고, 그 청구가 있을 때 화재의 원인과 규모, 피해의 대상과 정도 등을 고려하여 경감할 수 있을 뿐이다(같은 조 제2항). 「중과실이 없으면 연소 부분은 배상하지 않는다」는 위 판결 당시의 결론을 현행법 아래에서 그대로 쓰면 안 된다. 실화책임법은 배상액 경감을 정한 민법 제765조의 특례다(같은 법 제1조).

현행법에서도 실화책임법이 화재 전부에 붙는 것은 아니다. 실화책임법은 발화점과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물건의 소실, 즉 직접 화재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그로부터 연소한 부분에만 적용된다(2019다208724). 직접 화재로 인한 손해는 실화책임법의 경감을 거치지 않고 민법 제758조 제1항으로 다룬다.

배상한 뒤의 정산은 어떻게 하는가?

배상한 점유자 또는 소유자는 「그 손해의 원인에 대한 책임있는 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758조 제3항). 예컨대 제3자가 만든 위험 때문에 점유자·소유자가 먼저 배상했다면, 그 제3자에게 부담을 넘기는 길이 열려 있다. 구상 관계 일반은 구상권을 본다.

피해자 쪽에 부주의가 있었다면 배상액에서 참작된다. 단순한 부주의라도 손해의 발생·확대의 원인을 이루었다면 과실상계를 할 수 있고, 배상의무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소송자료에서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30113 판결 요지). 상세는 과실상계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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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0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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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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