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보충적 해석은 당사자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계약의 목적과 적용법규 등에 비추어 약정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을 밝혀 계약의 공백을 메우는 해석이다(2023다206138 판결요지 [3]). 대법원은 계약의 전제나 기초에 관한 쌍방의 공통된 착오 때문에 약정을 두지 않은 경우, 착오가 없었더라면 약정했을 내용으로 의사를 보충하여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2005다13288, 2019다200126).
쉽게 말하면 — 계약할 때 두 사람이 같은 사실을 잘못 알고 있어 비용 부담을 정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약정을 했을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한쪽이 원하는 내용을 넣는 것이 아니라, 계약 목적과 법에 맞는 합리적인 부담을 찾는 과정입니다(2005다13288).
어떤 공백을 보충하는가?
공통된 착오로 특정 사항을 약정하지 않은 경우뿐 아니라, 약정이 무효여서 유효한 정함이 없는 경우에도 공백 보충이 문제 된다(2023다206138 판결요지 [3]·[4]).
공통 착오 유형에서는 계약의 기초에 관한 같은 착오 때문에 특정 사항의 약정을 두지 않은 공백을 보충한다. 공통된 착오가 있었는지와 그 때문에 구체적 약정을 하지 않았는지가 연결되어야 한다. 단지 계약 결과가 한쪽에 불리해졌다는 사정만으로 이 유형의 보충적 해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2005다13288, 2019다200126).
예컨대 당사자들이 거래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누가 세금을 부담할지 정하지 않았는데 뒤에 과세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 반대로 과세되는 거래로 알고 가격을 정했으나 실제로는 면세여서, 공제받지 못하는 매입세액을 용역대금에 어떻게 반영할지 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두 판결은 서로 반대 방향의 착오를 다루면서도, 착오가 없었을 때 계약 내용을 어떻게 정했을지를 계약 전체와 적용법규에 비추어 판단했다(2005다13288, 2019다200126).
택시운전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 사건에서는 근로시간 약정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여 무효로 볼 여지가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에 유효한 정함이 없다면 최저임금 미달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의사를 보충하여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실제 근로시간과 같은 지역 택시회사들의 소정근로시간·근무형태 등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청구를 기각한 원심 중 원고들 부분을 파기환송했으며, 특정 근로시간이나 지급액을 최종 확정하지는 않았다(2023다206138 판결요지 [3]·[4], 이유 3 및 주문).
가정적 의사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가정적 의사는 당사자의 실제 의사나 사후의 주관적 희망이 아니라, 계약 목적·거래관행·적용법규·신의칙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추인되는 정당한 이익조정 의사다. 계약의 공백을 확인한 다음에도 어느 한쪽이 제시하는 내용이 그대로 계약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2005다13288).
따라서 계약 당시 어떤 비용과 위험을 고려했는지, 그 거래에서 어떤 약정이 가능했는지, 주장하는 관행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적용법규가 허용하지 않는 내용을 당사자가 약정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는 없다. 2005다13288 판결은 주장된 거래관행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고, 구 국유재산법령상 기부채납 재산가액에는 부가가치세액이 포함되지 않아 피고가 그와 다른 약정을 할 여지도 없다는 이유로, 국가가 부가가치세를 부담했을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2005다13288).
임의규정과 당사자의 약정은 어떤 관계인가?
당사자가 임의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했다면 그 의사에 따르지만, 이는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에 관한 원칙이다. 민법 제105조가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이유로 모든 법규를 다른 약정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충적 해석에서도 적용법규가 허용하는 계약 내용을 살펴야 한다(민법 제105조, 2005다13288).
보충할 내용도 계약의 다른 부분과 적용법규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2005다13288, 2019다200126).
국가가 세금을 부담한다고 인정한 판결인가?
2005다13288 판결은 국가의 세금 부담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한 판결이다. 건물을 기부채납하고 국유재산을 사용·수익하기로 한 계약에서 양측이 부가가치세를 고려하지 않았다. 원심은 이를 알았다면 국가가 세금을 부담하기로 했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그 구체적인 추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2005다13288).
대법원은 당시 거래징수 규정만으로 상대방에 대한 사법상 세액 청구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공급받는 자가 부가가치세를 부담한다는 일반적 거래관행이나 기부채납에서 국가가 이를 부담한다는 관행이 확립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당시 국유재산 관계 법규가 정한 무상 사용·수익 및 가액 산정 구조도 고려해야 했다. 보충적 해석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과 국가 부담이라는 특정 내용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판단이다(2005다13288).
공급받는 자가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기로 별도 약정했다면, 사업자는 그 약정에 따라 공급받는 자에게 세액 지급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 거래징수 규정 자체에 의한 청구와 별도 부담 약정에 의한 청구를 구별하고, 실제로 약정하지 않은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2019다200126 판결요지 [1]·[2]·[3]).
면세로 밝혀지면 가격에서 세액을 그대로 빼는가?
면세거래로 밝혀졌다고 하여 처음 가격에 반영한 세액을 언제나 전부 빼는 것은 아니다. 2019다200126 판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폐기물 처리 용역을 과세거래로 알고 계약했다가 면세거래로 밝혀진 경우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은 세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약대금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19다200126).
이 사건에는 용역대금과 부가가치세를 지급한다는 약정이 있었지만, 면세일 때 공제받지 못하는 매입세액을 용역대금에 반영하는 방법은 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그로 인한 비용 부담과 당시 적용되는 계약가격 산정 규정을 고려했다. 당사자가 처음부터 면세임을 알았다면 동일한 공급가액으로 계약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판결은 2005다13288의 보충적 해석 법리를 다시 인용하면서, 실제로 보충할 내용은 거래의 비용 구조와 적용법규에 따라 달라짐을 보여 준다(2019다200126).
착오 취소와는 무엇이 다른가?
보충적 해석은 약정의 공백에 들어갈 내용을 판단하는 문제이고, 착오 취소는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민법 제109조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를 취소사유로 정하면서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과 선의의 제삼자 보호에 관한 제한을 둔다(민법 제109조, 2005다13288).
공통된 착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취소가 자동으로 인정되거나 반드시 계약을 보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계약의 공백에 들어갈 내용을 다투는지, 의사표시 자체를 취소하려는지에 따라 확인할 요건과 구하는 효과가 달라진다(민법 제109조, 2005다13288, 2019다2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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