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증과 반증은 증명책임을 누가 지느냐로 나뉘는 증거 활동의 구별이다. 본증은 증명책임을 지는 당사자가 그 사실을 증명하려는 활동이고, 반증은 상대방이 그 사실을 의심스럽게 만들려는 활동이다(증명책임의 분배). 판례도 이 구별을 전제로, 필적·무인 감정처럼 증명책임 없는 쪽의 반증에 해당하는 증거는 「유일한 증거」가 아니라고 본다(97다38510 판결요지 [1]). 둘은 도달해야 할 증명도가 다르다.
쉽게 말하면 — 어떤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쪽의 증명이 본증이고, 그것을 흔들려는 상대방의 증명이 반증입니다. 본증은 “맞다”고 확신시켜야 하고, 반증은 “글쎄, 아닐 수도”라는 의심만 만들면 됩니다.
구별 기준(증명책임)
본증과 반증은 증명의 방향이 아니라 증명책임의 소재로 구별한다.
- 본증: 증명책임을 지는 당사자가 자기가 증명할 사실을 증명하려는 활동이다. 예: 대여금 청구에서 원고가 대여 사실을 증명하는 것.
- 반증: 증명책임을 지지 않는 상대방이, 본증의 대상 사실에 의심을 일으키려는 활동이다. 예: 피고가 대여가 아니라 증여였다는 정황을 드는 것.
따라서 같은 사실을 증명해도 누가 그 사실에 증명책임을 지느냐에 따라 본증이 되기도 반증이 되기도 한다.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은 받으려는 사람이 책임지므로 그의 증명이 본증이고, 빌린 것이 아니라는 상대방 증명은 반증입니다.
증명도의 차이
본증과 반증은 도달해야 할 심증의 정도가 다르다.
- 본증은 법관에게 그 사실의 존재를 확신에 이르게 해야 성공한다. 그 확신은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인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의 고도의 개연성이면 족하다(2008다6755 판결요지 [1]). 그 판단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맡겨져 있다(민사소송법 제202조). 확신에 못 미치면 진위불명이 되고, 증명책임에 따라 본증을 든 당사자가 진다(증명책임의 분배).
- 반증은 법관의 확신을 흔들어 진위불명 상태로 되돌리기만 하면 성공한다. 반대사실을 확신시킬 필요는 없다.
이 차이는 추정의 번복에서도 드러난다. 법률상 추정을 깨려면 반대사실의 본증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추정은 의심을 일으키는 반증으로 깨진다. 예컨대 인영이 작성명의인의 인장으로 찍힌 것이라면 날인행위가 그의 의사에 따른 것임이 추정되는데, 이는 사실상 추정이라 다투는 쪽이 반증으로 법원에 의심을 품게 하면 깨진다(96재다462 판결요지 [2]; 86다카915).
본증은 “확실히 그렇다”까지 가야 이기고, 반증은 “꼭 그렇다고 볼 수 없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반증이 본증보다 부담이 가볍습니다.
추정을 깨는 것은 반증인가 본증인가
법률상 추정을 다투려면 상대방이 추정 사실의 반대사실을 본증으로 증명해야 하고, 사실상 추정은 반증으로 흔들 수 있다. 그 경계가 드러나는 자리가 문서의 진정성립이다.
여기는 두 단계다. 1단계는 인영이 작성명의인의 인장으로 찍힌 것이면 날인행위가 그의 의사에 따른 것임이 추정되는 단계다. 이 추정은 사실상 추정이어서 반증으로 깨지고, 날인행위가 명의인 아닌 사람에 의하여 또는 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 밝혀져도 깨진다(96재다462 판결요지 [1]·[2]).
2단계는 그렇게 인영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단계다(민사소송법 제358조). 작성명의인이 스스로 서명·날인·무인하였음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반증으로 그 추정이 번복되는 등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 전체에 관한 진정성립이 추정된다(2001다11406 판결요지 [1]).
한 단계 더 나아간 추정도 있다. 인영 부분 등의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서는 전체가 완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작성명의인이 서명·날인·무인을 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2]).
완성문서로서의 진정성립 추정을 뒤집으려면 그럴 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간접반증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 추정이 번복되어 작성명의인이 아닌 사람이 백지나 미완성 부분을 보충한 사실이 밝혀지면, 그 보충이 정당한 권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은 문서의 진정성립을 주장하는 사람 또는 문서제출자가 증명해야 한다(2001다11406 판결요지 [3]).
처분문서를 깨려면 어느 정도여야 하나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2010다56616 판결요지 [1]). 다만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인정될 경우에는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같은 판례).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정도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통상의 반증보다 문턱이 높다.
실무 체크포인트
- 사건을 받으면 각 쟁점 사실의 증명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 먼저 나눈다. 이쪽이 증명책임을 지면 확신에 이르는 본증을 준비하고, 상대가 지면 의심을 일으키는 반증으로 족하다는 점을 전략에 반영한다.
- 상대 주장에 대응할 때 단순 부인인지 항변인지 나눈다. 부인이면 상대 주장 사실을 의심스럽게 만드는 반증으로 족하다. 변제·상계·소멸시효처럼 별도 요건사실을 내세우는 항변이면 그 요건사실은 이쪽이 증명책임을 지므로 본증이 필요하다.
- 상대방 주장에 대한 다툼이 단순 부인인지 항변(반대사실 주장)인지 구별한다. 항변은 그 사실에 관해 우리 쪽이 증명책임을 지는 본증이 된다.
- 인영을 인정하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백지 보충이나 가필을 다투려면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간접반증 등의 증거를 제시한다(2001다11406).
- 처분문서의 기재를 뒤집으려면 분명하고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필요하다(2010다56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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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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