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불속행이란 상고이유가 일정한 중대 사유를 포함하지 않으면 대법원이 본안 심리를 더 하지 않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대법원이 법률심으로서 기능을 효율적으로 하도록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이 둔 걸러내기 장치다.
쉽게 말하면 — 상고이유가 대법원이 본격적으로 따져볼 만한 무게가 없으면,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제도입니다. 들어줄 만한 사건만 추려서 심리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어떤 사유가 있어야 심리하나
심리를 속행하려면 상고이유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각 호의 사유 중 하나를 포함해야 한다. 핵심은 다음이다.
- 원심판결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 명령·규칙·처분의 법률위반 여부를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 관련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 그 밖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 절대적 상고이유 중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사유가 있는 경우
이 사유를 하나도 포함하지 않는다고 인정되면 대법원은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한다.
헌법위반, 판례와 어긋난 해석, 중대한 법 위반 같은 무게 있는 쟁점이 있어야 대법원이 본격 심리에 들어갑니다. 그게 없으면 거기서 끝납니다.
절대적 상고이유 중 빠진 것
심리불속행 대상이 되는 절대적 상고이유에서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6호(이유불비·이유모순)는 빠져 있다. 제4조 제1항 제6호가 “제1호부터 제5호까지”만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유불비·이유모순만 주장하는 상고는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될 수 있다.
가압류·가처분의 특칙
가압류·가처분에 관한 판결은 심리속행 사유가 더 좁다. 상고이유가 제4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헌법위반·명령규칙처분의 법률위반 부당판단·판례상반 해석)를 포함하지 않으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된다(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2항). 보전처분의 신속성을 반영한 것이다.
판결의 특례
심리불속행기각 판결과 상고이유서 미제출 기각 판결(민사소송법 제429조)에는 형식 특례가 있다.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고, 선고 없이 상고인에게 송달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 그래서 당사자는 선고기일 통지를 받지 못하고 결론만 송달로 받는다. 다만 상고기록을 받은 날부터 4개월 안에 판결 원본이 교부되지 않으면 이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관련 제6조).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면 판결문에 이유가 없고, 선고기일도 따로 알려주지 않은 채 판결문이 송달됩니다. “왜 졌는지” 설명 없이 결론만 받게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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