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건물의 전체공용부분인 외벽에 전체 구분소유자로 구성된 관리단집회 결의 없이 설치된 간판이 외벽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부당사용행위에 해당하면(집합건물법 제5조 제1항), 이 사건처럼 관리단이나 구분소유자가 보존행위로 철거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2024가합19617).
쉽게 말하면 — 건물 전체가 함께 쓰는 외벽(전체공용부분)을 상가 관리단이 건물 전체 구분소유자들의 관리단집회 결의 없이 간판으로 혼자 차지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오피스텔 관리단과 오피스텔 구분소유자가 건물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보존행위로 간판 철거와 외벽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외벽은 누구의 공용부분인가?
집합건물에서 건물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주, 지붕, 외벽, 기초공작물 등은 구조상 구분소유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 부분으로서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되지 않는다. 건물의 골격을 이루는 외벽이 구분소유권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지 여부는 그것이 1동 건물 전체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부분인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외벽의 바깥쪽 면도 외벽과 일체를 이루는 공용부분이다. 이 판결은 이 법리를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다12163 판결 등을 원용해 제시했다.
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에 속한다. 다만 일부의 구분소유자만이 공용하도록 제공되는 것임이 명백한 공용부분(일부공용부분)은 그들 구분소유자의 공유에 속한다(집합건물법 제10조 제1항).
이 사건에서 법원은 외벽이 오피스텔과 상가 부분 전부를 포괄하는 단지 전체의 외벽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서 건물 전체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한 부분에 해당한다고 보아 전체공용부분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외벽이 일부공용부분으로서 상가 부분 구분소유자들의 공유에 속한다는 피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벽 내부에 상가 측이 관리하는 건물 설비가 일부 설치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외벽 자체에 대한 관리권한이 상가 관리단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간판 설치와 철거는 어떤 행위인가?
외벽 바깥쪽 면에 간판을 설치하는 것은 집합건물의 관리에 관한 행위라서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이 판결은 전체공용부분인 외벽을 그런 결의 없이 배타적·독점적으로 사용한 간판에 대해 오피스텔 관리단과 구분소유자의 철거·인도 청구를 보존행위로 인정했다.
관리에 관한 행위
집합건물 외벽의 바깥쪽 면에 간판을 설치하는 경우에 다른 구분소유자는 그 간판이 설치된 외벽의 바깥쪽 면을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간판의 설치는 외벽 바깥쪽 면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이러한 행위는 집합건물의 관리에 관한 행위에 해당한다. 이 판결은 이 법리를 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3다58157 판결 등을 원용해 제시했다.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제15조 제1항 본문 및 제15조의2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38조 제1항에 따른 통상의 집회결의로써 결정한다(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 본문). 관리단집회의 의사는 이 법 또는 규약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및 의결권의 과반수로써 의결한다(같은 법 제38조 제1항). 관리인이 이런 결의 없이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법률행위를 했을 때의 효력은 관리단집회 없는 공용부분 관리계약의 효력에서 다룬다.
보존행위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할 수 있다(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 단서). 제1항 및 제2항에 규정된 사항은 규약으로써 달리 정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이 「제1항」에는 관리에 관한 사항을 통상의 집회결의로써 결정한다는 본문과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할 수 있다는 단서가 모두 들어 있다.
이 판결은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의 취지를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보존행위는 관리행위와 구별하여 공유자인 구분소유권자가 단독으로 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보았다. 그 보존행위의 내용은 통상의 공유관계처럼 사실상의 보존행위뿐 아니라 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도 포함하여 공유자인 구분소유권자가 이를 단독으로 행할 수 있고, 공유자의 위 보존행위의 권한은 관리인 선임 여부에 관계없이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판결은 이 법리를 대법원 1999. 5. 11. 선고 98다61746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다12163 판결 등을 원용해 제시했다.
미관에 관한 사정
간판이 건물 전체의 미관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외벽이 전체공용부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쓰였다. 반면 법원은 결의 없는 배타적·독점적 사용을 위법한 것으로 인정하는 이상, 간판의 형상이나 구조 등이 외견상 불러일으키는 미추(美醜)에 관한 인상 여하 등에 관한 사정은 간판 설치의 위법성이나 철거 여부 판단에 고려하여야 할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설치행위와 철거청구는 왜 다르게 보는가?
법원은 먼저 외벽을 전체공용부분으로 보고, 피고가 간판을 설치하기 전에 건물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설치행위가 집합건물법 관련 규정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렇게 결의 없이 위법하게 설치된 간판이 외벽 바깥쪽 면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부당사용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정 등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종합해, 원고들이 건물의 현상 유지를 위한 보존행위로서 간판의 철거와 외벽의 인도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구분소유자는 건물의 보존에 해로운 행위나 그 밖에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집합건물법 제5조 제1항). 이 판결은 그중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하여 구분소유자의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부당사용행위로서 공용부분을 전체 구분소유자의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행위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피고가 간판을 설치함으로써 외벽의 바깥쪽 면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점유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집합건물법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을 해하는 것으로서 건물의 부당사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고들은 건물의 현상 유지를 위한 보존행위로서 피고의 건물 부당사용행위에 대한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간판 철거가 상가 부분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을 침해하므로 보존행위가 아니라 관리행위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그 이익이 전체 관리단집회의 결의 없이 위법하게 간판을 설치함으로써 발생 내지 파생한 이익으로서 철거 청구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정당한 이익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누가 철거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가?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관리단은 집합건물법 제2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구분소유자인 원고는 같은 법 제1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보존행위로서 간판의 철거와 외벽의 인도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관리인은 공용부분의 보존행위를 할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관리단의 사업 시행과 관련하여 관리단을 대표하여 하는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행위를 할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같은 법 제25조 제1항 제1호·제3호).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과 그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 설립된다(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 일부공용부분이 있는 경우 그 일부의 구분소유자는 제28조 제2항의 규약에 따라 그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을 구성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 사건의 원고 관리단과 피고는 모두 제23조에 따라 설립된 오피스텔 관리단과 상가 관리단이었다. 원고 관리단은 이 사건 건물 중 오피스텔 부분의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오피스텔 부분의 구분소유자들에게만 관리단집회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었다.
관리단 명의로 청구한다면 적법한 관리인과 대표권을 확인한다. 관리인의 대표권은 제한할 수 있고, 다만 이로써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집합건물법 제25조 제2항). 관리위원회를 둔 경우 관리인은 제25조 제1항 각 호의 행위를 하려면 관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다만, 규약으로 달리 정한 사항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법 제26조의3 제3항).
이 판결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이 판결은 수원지방법원의 확정판결로서 해당 건물 외벽과 간판의 구체적 사정을 판단한 사례다. 다만 판결이 전제로 삼은 외벽의 공용부분성, 간판 설치의 성질, 보존행위의 내용에 관한 법리는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다12163 판결, 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3다58157 판결, 대법원 1999. 5. 11. 선고 98다61746 판결 등을 원용한 것이다. 이 사례판단을 모든 간판 철거가 보존행위라는 일반명제로 확대해서는 안 되고, 외벽이 전체공용부분인지, 간판 설치에 건물 전체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간판이 외벽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점유하는지를 개별 사안에서 다시 확인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전체공용부분인 외벽을 관리단집회 결의 없이 배타적·독점적으로 사용했다는 점과 함께, 이 사건 건물 중 오피스텔 부분 구분소유자들이 간판의 설치를 묵시적으로 용인하였다는 사정을 찾기도 어렵다는 점을 보았다.
실무 체크포인트
- 외벽이 1동 건물 전체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부분인지 확인한다(2024가합19617).
- 간판 설치에 관한 전체 관리단집회 결의와 규약을 확인한다(2024가합19617,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 본문·제3항).
- 간판이 외벽 바깥쪽 면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점유해 다른 구분소유자가 그 면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는지 확인한다(2024가합19617).
- 관리단과 개별 구분소유자 중 누가 청구하는지, 관리인의 대표권과 관리위원회 결의가 필요한지 확인한다(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 단서, 같은 법 제25조 제1항·제2항, 같은 법 제26조의3 제3항).
- 하급심의 사안 판단을 모든 집합건물 간판에 일반화하지 않는다(2024가합19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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